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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밀양에서 이창동의 [밀양] 마지막 장면. 누추한 인간의 바닥 위에 조성된 작은 화단과 그 위를 내리쬐는 햇살을 보여준다. 밀양은 그 단어 자체로 은밀한 볕을 뜻하는데, 그 언어의 힘만으로 한 여인의 망가진 육신을 말없이 보듬어 안는다. 신성함의 경지이면서도 거기까지의 한계를 명확히 하는 선, 자리매김으로서의 권능은 관객으로 하여금 작은 탄식을 낳았는데 나는 21세기 들어서 이창동에 의해 ‘문예영화’가 재생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었다. [오아시스]로 인한 ‘개인적인 마음 상함’은 이로써 풀어지게 되었고, 그의 행보는 내 감정과 처지와는 상관없이 묵묵히 [시]로 이어져 하나의 경지를 낳았다. 지방도시 밀양은 은밀한 볕이 내리쬐는 죄 사함의 지리적 배경이 되었지만, 정말 훗날 밀양은 여중생 사건에 인해 ..
[꽃보다 돼지껍데기, 원빈보다 세팍타크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쌉쌀한 맛의 톱밥이 수북한 사막의 모습일 것이다.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는? 질척거리고 끈끈한 거대한 생명체가 꿈틀거리며 천년이고 만년이고 기어다니는 거대한 행성의 모습일 것이다. 하단 포스팅 [관악산行]에 등장한 아이는 앞으로 나이가 먹어도 기뻐도 슬퍼도 신경질이 나도 화가 나도 엄마를 부를 것이다. 용돈을 구걸할 때나 사고를 칠 때나 배우자를 소개할 때나 질척한 두 남녀는 지리하게도 엄마와 아들이라는 관계망 안에서 서로를 분리하지 못할 것이다. 어머니는 초법적인 존재다. 그녀는 아들의 타락을 못내 방조해주고 과오의 발걸음을 차분히 뒤따라오며 덮어줄 것이고 변화를 안쓰럽게 긍정해 줄 것이다. 봉준호는 이 초법적인 모성의 전제을 극단으로 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