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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유럽판 제명은 [르망 66]이라고 하는데, 그게 더 그럴싸하게 들린다. 제목에서 포드와 페라리의 대립각을 내세우고 실제로도 마지막 경기는 그 경쟁 구도에 초점을 맞추긴 하지만, 오히려 그걸 희석시키는 장치가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포드라는 거대 회사 내에서 자신들만의 혁신을 일궈낸 두 남자에 시선을 맞춘 덕이다. 이 여정을 가기 위한 과정에서 몇몇 대목은 실제로 국뽕으로까지 보이기도 하다. 미국적 대량 시스템과 미국적 분투와 자부심! 그래도 말미엔 제임스 맨골드의 전작 [로건]에 유사한 여운을 안겨주기는 하다. 여기에 엔딩 크레디트에 크리스천 베일의 이름 외에 왜 맷 데이먼의 이름이 배치되는지에 대한 어떤 설득도 보여주는 듯... 무엇보다 기술적 성취와 완성도에 공을 들인 대중적인 준작이다. 어떻게 보면 ..
닐 블롬캠프는 계급 문제 보다 사실 이젠 [기어스 오브 워]나 [헤일로] 같은 비디오 게임 대작의 영화화에 더욱 어울리는 인물이 되는 듯 하다. [디스트릭트9]에서 요하네스버그의 비유로 SF를 끌어 들였을 때는 탁월했다. 이젠 의료복지라는 보편적 문제로 끌고 오지만, 해결책은 편안하다. 그저 해방의 쾌감, 주인공의 고된 희생이라는 인상적인 두 줄만을 긋는다. 여전히 기계 덩어리들이 파편을 흘리고, 인간의 육편이 여기저기 튀는 장면에는 탁월하다. 이젠 이 길로 가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수려한 장면을 보여주는 것도, 게토의 척박함을 묘사하는 장면도 여전히 탁월하다. 이번 작품 덕에 헐리우드에서 더욱 안전한 감독으로 안착할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벚꽃과 사무라이의 검이 빛나는 장면의 취향은 알 도리가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