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미야자키 하야오 (4)
Rexism : 렉시즘

넷플릭스 덕에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지브리 작품 봐서 좋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개인 취향이 반영된 반전 메시지와 비행체에 대한 애정이 문득 묻어 있는 장면과 연출이 출중하다 비행의 활공과 비상 등이 보여주는 성실함과 설렘은 시대가 지나도 여전히 유효하다. 예상하지 못했던 여성 공동 노동에 대한 예찬은 [원령공주]에도 충실히 이어질 텐데 새삼 놀랍고 좋았다. 이러던 입장이 [바람이 분다]에 들어서 왜 그렇게 확연히 퇴보했는지 알 도리는 없다. 그저 사람의 역량은 최선과 최적의 시기가 있을 테고, 그것 또한 그 너비와 크기엔 한계점이 있는 듯하다. 그저 그리 짐작할 뿐이다.
격랑 치던 2013년이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말이 마무리지만 이 격랑은 다음 해 첫해가 중천에 뜨더라도 잦아들진 않을 듯합니다. 그러다 오붓한 설날 친지들의 모임 자리에서 난데없이 종북이라는 몇몇 ‘개새끼’들의 이름이 호명되겠지요. 참 심란하지 않습니까? 이런 걸 보면 지금이 해방 공간이나 전후 공간과 뭐가 그리 다를까도 싶어요. 어르신들의 첨예한 대립각은 여전하고 시각은 바뀌지 않습니다. 물론 그 시대에 비하면 이렇게나마 푸념하는건 지나치게 배부른 호사스러운 일입죠? 모든 것이 제로(O)의 지점에서 시작되어야 했던 박토의 시간대와 달리 지금의 우린 대중문화의 호사를 누리고 있으니 말이죠. 그렇습니다. 대중문화. 말초적이라고 공격을 받지만 우릴 따스한 혀로 핥아주는 온기를 지닌, 매번 꿈틀거리는 그 무엇..
여전히 아름답고 섬세하다. 비행에 대한 환상을 숨길 필요도 없다는 듯이, 아예 백일몽처럼 현실과 겹쳐버린다. 여기에 지속적으로 "살아라. 당신은 살아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쯤되면 은퇴선언이 허언이 아닌거 같다. 아주 작정하고 만들어서 던져 보이는 듯 하다. 그럼에도 가슴저림을 목표로 한 듯한 헌신적인 순애보도, 비행기체에 대한 열의와 전쟁 시대 사이의 번민도 부족하다. 역사적 사실 보다는 유럽풍 풍경에 대한 경도에 더욱 공을 들인 탓인지, 지진의 묘사나 시대 속 사람을 그린 정성이 와닿지 않는다. 거장이라 불리는 사람의 공인된 은퇴작으로선 쌉쌀한 기억으로 남을 듯.
마지막 주 월요일 휴무, 오전 11시 개관, 아마도 9월 22일까지일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틀답게 컬러로 된 아트워크 같은거 없습니다. 이런 테마도 모르고 방문한 사람들이 적지 않을 듯 하군요. 카메라 촬영 금지인데 틈나는대로 사진을 공략하려는 열의있는 멍청한 학부모도 종종 보이던데 그러지 마시죠. TV 애니메이션 [알프스 소녀 하이디]에서부터 근작 극장판 장편 [코쿠리코 언덕에서]까지의 작업물들이 수북합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자료는 너무 많아서 탈(?)이고, [온 유어 마크] 같은 작품은 아무래도 서너장 분량...(눈물) [관람 후 방문객 낙서 코너...] 바람의 속도감, 비행, 활공, 하강의 이미지가 주조를 이루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초중반기 작품들과 달리 다카하타 이사오 작품 사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