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브레이킹 배드 (7)
Rexism : 렉시즘
시즌 3과 4의 전환을 만드는 사건은 척의 자살이다. 지미에게 콤플렉스의 대상이자 생활의 난관 자체였던 척이 실은 그 자신이 성장기 때부터 꾸준히 지미에게 형언하기 힘든 감정을 가지고 있었음을 극은 여러모로 실토한다. 여기에 꾸준히 누적되었던 '미끄럼' 지미의 처세와 사기꾼으로서의 면면에 대한 뿌리도 확인할 수 있다. [브레이킹 배드]와 비교해 한결 확 와닿지 않았던 극의 매력이 뭔지 조금이나마 짚였던 시즌들이었다. 지미를 단순히 변호사로의 길을 향해 헤매는 자연인이 아닌, 기형적인 캐릭터 '사울'로 진화(?)하는데 도움이 된 양분이 킴에게 있음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질 시즌 5부터 이런 요소들이 아마도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거스의 카르텔 독립국도 서서히 형성될 듯한데, 자연히 여기엔 마이크..
제시를 위한 에필로그다. 잘 죽은(!) 월터에 이어 제시에게도 합당한 매듭이 주어져서 아무튼 다행이다. 사실 이야기가 덧붙여지지 않아도 아쉬울 것이 없는 이유는 [브레이킹 배드]가 참으로 보기 드물게 완결성이 좋은 작품인 덕이다. 물론 시즌이 쌓일수록 결국 여러 캐릭터를 헤아리지 않은 무리한 경로가 드러났고, 그게 참 아이러니하게 월터를 위한 가장 탄탄한 서사를 만드는데 기여를 한 셈이다. 덕분에 제시에 대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는데 세계관의 부스러기 같은 요소들과 절묘하게 추출해낸 디테일로 [엘 카미노]는 마치 부두교의 시체처럼 살아 일어났다. 적당했나? 난 이 정도면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창작자들의 자신들이 탐닉했던 과거에 대한 팬픽을 추가한 것을 시청하는 기분.
15화에서 월터에게 참으로 간만에 연민을 느꼈다. 그리고 정신을 다시 차리고 그를 일관되게 응징받아야 할 대상으로 정리했다. 그래도 최종화 16화는 대단했다. 월터는 이 한 회 안에서 컴플렉스, 복수, 실해한 화해, 자신만의 제국을 건설하려던 위험한 영웅심 모두를 실천하고 신화적으로 이 무대에서 퇴장 아니 내빼는데 성공했다. 제시가 비교 면에서 뭔가 좀 처지는 시즌과 같았지만, 그 역시 마지막 화에서 형언하기 힘든 표정과 질주로 마저 챙겼다고 할 수 있겠다. 아 이렇게 브레이킹 배드를 둘러싼 저의 3년간의 여정이 끝났네요. 느슨했던 시즌도 느슨했던 에피소드도 드물었다는 점에서 참 보기드문 드라마였고, 옹골차게 꽉 차 있다는 점에서 모두가 왜 이렇게 이야기하는지 이유를 알았다. 박수를 보냅니다. - 브..
- 브레이킹 배드 시즌4 (Breaking Bad: The Complete Fourth Season) (3Blu-ray) (2011) - 블루레이배급 : 출시 : 2012.06.05상세보기시즌 4에 이르러서 모든 것은 화가 되어 돌아온다. 그럴싸한 비지니스 수익을 제안했던 거스 프링은 온정은커녕 우릴 지옥으로 보낼 무시무시한 보스였고, 잊혀질 뻔한 멕시코 카르텔의 존재는 구체적인 변수로 다가온다. 이제 각 캐릭터들은 서로간의 복잡하고 단순한 생과 사의 한끝 차이의 입장을 걸며 인간 지네들처럼 꼬이고 물린다. 여기에 더해 스카일러마저 ‘똑똑하고 유능하지만 불행을 위해 달려가는 멍청이’ 라인업에 불행하게도 이름표를 붙인다. 진퇴양난이로다. 그래서 월터에 대한 최소한의 애정도 날아가는 이 마당에도 월터는 시리..
- 브레이킹 배드 시즌3 (Breaking Bad: The Complete Third Season) (2010) - 블루레이배급 : 출시 : 2011.06.07상세보기시즌 2 말미의 항공기 대참사는 제시에겐 정신적 치유(실상 연인의 사망이 원인이 더 크나), 월터에겐 삶의 불가해성에 대한 황망함을 안겨준다. 이제 이 시리즈의 주요 남자들은 뭔가 잘못된 상황에서 회복 불능의 위태함 안에 자기가 갇혔음을 나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행크는 타코와의 총격 이후 정신적 주박에 갇히고, 집착은 제시를 흠씬 패는 병리를 낳는다. 이제 직접적인 살해 위협이 이들 도처를 어슬렁거리고 있다. 세 명 모두 총을 한번 이상씩 들거나 또는 한 명의 살해에 개입된다. 남은 것은 붕괴다. 아무리 수많은 현금이 주어지고, 아내와의..
브레이킹 배드 시즌2 - DVD배급 : 출시 : 2013.05.08상세보기 당연히 첫번째 시즌 이후 다음 시리즈의 장수화를 위해 2시즌엔 힘이 팍 들어갔고, 본격적인 관계의 꼬임과 여러 술수들을 박아 넣었다. 매회 앞 부분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의문의 눈알 빠진 곰인형 떡밥이나 무엇보다 인물들의 골치 썩음들이 진열되고 있다. 누구보다도 주인공인 월터는 본격적인 수술을 앞두면서 사업의 확장에 대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입장이고, 스카일러는 이런 월터의 누적된 거짓말에 대해 참을 수 있는 인내가 많지가 않다. 제시는 그야말로 바닥을 치는 최악의 청춘으로 꾸준히 추락중이고, 행크는 자신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이 그렇게 호락하지 않음을 실감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행크의 부인 쪽 도벽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제..
폐암을 발견한 화학교사는 앞날을 설계하는 부인의 순진한 기대에 부응하고 싶지만, 경제적인 위기에 봉착한다. 밉삽스러운 처제는 왠지 정신이 건강하지 못한 듯하고, 장애를 지닌 아들은 사춘기에 몰입하여 가족 구성원에 대한 경멸의 언어를 뱉는다. 잘못 손을 댄 일은 급기야 자신을 범죄 용의자로 만들고, 고등학생 시절 불량함을 숨기지 못하던 녀석은 어느샌가 자신에게 있어 소중한 사업 파트너가 되었다. 엉망진창, 브레이킹 배드의 짧은 첫 시즌 에피소드는 이렇게 서두를 연다. 돈뭉치가 쥐어지고, 인생 최고의 재기와 배짱을 발휘하기 시작하니 암세포는 몸을 쑤셔도 성적 만족도는 높아지고 이제 앞날에 대한 치밀한 계산이 오간다. 그럼에도 엄연한 폭력과 생의 위기가 눈 앞에 펼쳐지니 판단할 때는 늦었다. 이미 제법 깊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