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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언제나 그렇듯 느릿느릿 차분히 달리다 보니 블랙 미러 현 시각 기준 마지막 시즌까지 시청을 마쳤다. 뿌듯하고 기쁘냐고? 대체로 불편한 에피소드가 있던 것은 사실인데, 결과적으론 좋았다. 던지는 주제와 볼거리라는 점에서 어쨌거나 재밌었고, 후회는 없었다. 어쨌거나 마지막 시즌엔 살을 감량한 3개의 에피소드가 있었고, 그 밀도는 각자 준수했다. - 메타버스를 방불케하는 가상공간에서 세가나 남코를 연상케 하는 격투 게임을 온라인 배틀할 수 있다면? 그게 당장에 즐거운 전제 같은데 그것을 향유하는 유저 두 명이 상대방을 탐닉하는 두 명의 유부남이라면? 거기부터 명제는 균열을 일으킨다. - 공유경제 자동차 서비스, 인스타그램을 연상케 하는 서비스 중독, 동양식 자기 관리 방법에 빠진 스타트업 CEO 등 블랙 미러..
드라마가 이제 완전히 재미를 잡았다. 이 정도 시련이면 충분하다 싶었을 때 등장인물에게 당치도 않게 가혹한 행위를 가하고(산사 스타크), 전혀 마음 한 줄기 주지 않을 것 같았던 대상에게 마음을 기울게 만들고(서세이 라니스터), 이제야 속 시원한 복수의 맛을 맛보게도 해주고(아리아 스타크), 조금씩 보상이라도 내려주는 듯한 인물들도 있고(티리온 라니스터), 아직 조금 더 성장세가 필요하리라 눌러주는 캐릭터도 있고(제이미 라니스터), 여전히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이도 있고(스타니스 바라테온), 무슨 뜻이 있을지 살려두고 지켜봐주는 이도 있다.(회색벌레) 그러다가 몰려온다는 디 아더들은 오지도 않고, 매번 “윈터 이즈 커밍”이라고 겁만 먹이면 능사인가 심술일 날 때쯤 아주 혼을 빼놓게 하기도 한다. 램지 볼..
15화에서 월터에게 참으로 간만에 연민을 느꼈다. 그리고 정신을 다시 차리고 그를 일관되게 응징받아야 할 대상으로 정리했다. 그래도 최종화 16화는 대단했다. 월터는 이 한 회 안에서 컴플렉스, 복수, 실해한 화해, 자신만의 제국을 건설하려던 위험한 영웅심 모두를 실천하고 신화적으로 이 무대에서 퇴장 아니 내빼는데 성공했다. 제시가 비교 면에서 뭔가 좀 처지는 시즌과 같았지만, 그 역시 마지막 화에서 형언하기 힘든 표정과 질주로 마저 챙겼다고 할 수 있겠다. 아 이렇게 브레이킹 배드를 둘러싼 저의 3년간의 여정이 끝났네요. 느슨했던 시즌도 느슨했던 에피소드도 드물었다는 점에서 참 보기드문 드라마였고, 옹골차게 꽉 차 있다는 점에서 모두가 왜 이렇게 이야기하는지 이유를 알았다. 박수를 보냅니다. - 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