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신카이 마코토 (4)
Rexism : 렉시즘
"헉... 이제 내게 하는 저 이야기는 바로 고백인 건가?" 이런 식의 연애 감정 초입의 애송이 심정은 이런 애니메이션, 그래 신카이 마코토식 boy meet girl 서사의 전형인 걸까. 사실 그 공식과 번복에 있어 감독의 전작 [너의 이름은]의 영향력을 무시하지 못한다. boy meet girl 공식은 실상 신카이 마코토 만의 전유물이 아닐뿐더러 유수의 지브리 작품들에서부터 뚜렷한 원형이기도 한 것이라 새삼 문제 삼는 게 지금으로선 오히려 피곤한 일일 것이다. 여전히 무속과 전통에 의해 속박 비슷하게 묶인 운명의 여자 아이 이야긴 반복을 논외로 하고서도 좀 심하다는 빈정거림을 낳고, 1년 내내 빗줄기가 그치지 않는 도쿄의 풍광과 전철 등의 교통수단 묘사는 감탄스러운 만큼 더더욱 아까운 성취였다. 의무..
대중적 성공작 앞에 우리는 작가의 사적 공적 전력을 늘여놓고 싶다. [너의 이름은.] 역시 그런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 피치 못하게 시간대가 어긋나 버린 남녀의 소통과 도구라는 저메서 [별의 목소리]를 닮았고(일본식 핸드폰의 이메일[문자]은 이제 아이폰의 네이저 라인 재팬으로 대체되었다), [별을 쫓는 아이]처럼 현세와 다른 세계의 환성성을 구분짓는 대지와 물의 존재가 있고, 우리는 결말을 보면서 [초속5센티미터]처럼 갈라진 남녀가 결국 먼 거리의 교차를 나누고 맺어지지 못하는 것인가 [언어의 정원]처럼 여운이나마 남는 결합의 여지를 볼 것인가 기로에 서기도 한다. 남자 주인공 타키의 "여기서 난 뭘하고 있는거지?" 되묻는 장면에서 [초속5센티미터]의 다 내려놓은 도시 청년의 체념 같은 것조차 느껴지지 ..
어느 시절 투니버스 심야에 방영하던 [별의 목소리]를 우연히 시청하고 눈물을 흘렸다. 거기에도 서로간의 대화, 언어가 많았다. 그것이 타임 패러독스를 뛰어넘으며 서로간의 교감을 만들고 두 남녀의 시간 속에 쌓여갔다. [언어의 정원]은 [초속 5센티미터]의 세계관 안에서 언어를 쌓아가는 지구인 두 남녀의 이야기다. 기술적인 성취는 이젠 흠을 잡기가 힘들어졌다. 3D와 셀화가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고 - 사실 어느 정도 경계는 분명이 보였지만, 모른 척 해줄 수 있을 정도 - 도심과 철컹이는 전철, 무엇보다 대지를 적시는 수많은 빗방울들은 감동적이다. 차분한 어조로 서로간의 감정선에 파장을 일으키는 남녀의 이야기가 쌓여가는데, 종극엔 사랑 바보들이 되어설라무네...으하하...이것 참. 여성 캐릭터들을 그려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