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21.11.27 [지옥]
  2. 2020.08.05 [반도]
  3. 2018.08.09 [염력]
posted by trex 2021. 11. 27. 11:39

최규석의 그림을 보고 허영만이나 허영만의 후계인 윤태호에 버금가게 한국인의 표정을 잘 그리는 작가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아집이 강하고 고집이 강한 속물의 찌든 표정들, 그중 최규석은 젊은 사람들의 표정을 잘 그렸는데 그런 화풍이 연상호를 만나 때론 셀 애니메이션으로, 또는 아예 세계관을 확장하는 영상물로 만개하게 되더라. 그런 자가들의 이력은 [지옥]에 의해 만개된 듯한데, 결코 쉽지 않은 작품일 텐데 기어코 결론을 내리긴 했다. 신의 단죄와 심판, 그 기준과 정도에 대해 일개 인간인 우리로선 설정을 잡기 힘들진 대 그들은 그걸 하였다. 변종 바이러스가 새로운 국면을 보여주는 작금의 상황에서 생각하면 그 점이 더 와닿더라. [지옥]에서도 극 중 종교 단체와 오만한 인간들도 자신들의 판단에 섣부른 자신감을 내보이기 주저하던데 오죽하랴. 작품 본편의 석연치 않은 뒷맛과 귀결이 이런 점에서 자연스러워 보였다. 이런 걸 자연스러워한다는 게 오히려 오만한 인간의 어리석음이라는 범주겠지. 시청자로선 그저 예상하지 못했던 배우 김현주의 기량이었다. 이 사람이 이런 에너지를 품은 사람이었구나 하는 깨달음. 몇몇 대목은 [마이 네임]의 한소희 보다 더 후련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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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ex 2020. 8. 5. 11:23

네이버 웹툰 [지옥](연상호 x 최규석)을 볼 때도 느꼈지만, 연상호의 한국(인)에 대한 진한 회의의 감정은 한결같다고 생각했다. [반도] 안에서 황 중사가 생존자를 대하는 잔혹함은 좀비를 대하는 생존자의 것보다 더 진하고 노골적인데, 이게 감독이 그 회의감의 결과로 보였다. 그런 황 중사와 일당에 대한 응징의 방법 역시 가차 없다는 것 역시 이 감정의 연상선이라고 본다. 한국이라는 국가의 숨통을 설정상 단 하루 만에 끊어버린 것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영화를 대하는 대중을 위한 배려는 전편보다 더욱 밀도 깊은 휴머니즘 덧칠로 매듭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행이라면 이런 내 취향 바깥의 이런 결말도 전작 [부산행]의 아기용품 광고 같은 장면보단 견딜만했다는 것이다. 다만 딱 2초- 2초! 씩만 잘라줬으면 좋았을 호흡을 연상호 감독은 차마 끊지를 못한다. 슬로 모션과 지연, 가장 냉소적이고 회의적인 창작자가 선택하는 휴머니즘의 미련이 안타까움을 줬다. 그래도 [인랑]에서 배운 듯한 군사 액션 트레이닝의 결과를 강동원은 여기서 제대로 발휘하는 듯하다. 배우 크리티컬 활용의 적기.

민정, 준이, 유진 세 모녀의 액션은 자연스럽게 시국의 미덕인 성역할의 균형을 위해 안배된 것은 확실한데, 그래도 독창적인 고민이 들어가 있다. 일반적으로 속도 올린 자동차의 움직임 보다 묘하게 빨리 돌린 촬영의 속도는 자본, 테스트 시간, 인력, 노하우가 현실적으로 부족한 한국 현장의 한계 때문으로 이해한다. 이것을 상쇄하는 집요한 구성에 대한 고민, 스토리보드가 포스트 아포칼립스 오목교의 심야를 충돌음과 파괴로 물들인다, 등장 시작 후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캐릭터를 설명하는 화법, 그로 인해 이미 인물의 마지막 운명까지도 쉽게 예상하게 하는 익숙함은 지루함 없이 원만하게 진행한다. 본의 아니게 코로라-19 정국에 걸맞은 위기와 파국의 이야길 만들었지만 나같이 오래간만에  극장 산책을 누린 사람에게 적합한 작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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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ex 2018. 8. 9. 17:57

연상호의 [부산행]은 극장에서 좀체 영화를 보시지 않는 - 보실 기회가 없는 - 모친이 좋아한 영화였다. 모친이 차태현이 나온 조선시대 퓨전 사극을 무척 재미없다고 하신 기억이 나는데, 그에 비하면 연상호는 해낸 것이다. 그만큼 부산행은 한정된 공간, 한계가 있는 시간 안에 효율적인 연출만 주어지면 보장되는 재미가 있는 영화였고, 감독은 건졌고 성공했다.

[염력]을 표면적으로 [부산행]과 유사하게 보이는 것은 역시나 아버지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이것은 따분한 통속물의 함정이라고 보이긴 하는데, 보다 더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요소가 관객으로서의 내 입을 다물게 한다. 굉장히 노골적으로 들고 온 용산 사태의 메타적 상황은 거의 재현에 가까워 보일 정도며, (CG를 다룬 몇몇 장면과 함께)민망할 정도다.

이것을 단순히 상상이나 대리에 의한 해소와 승리로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은 결말의 유보와 석연치 않음이다. 그것이 연상호의 작품임을 실감케 한다. 개선되지 않는 사회, 안에서만 극복하고 회복하며 자가치료하는 개인들. 조소를 차마 내뱉지 못하는 감독.


+ 넷플릭스에서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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