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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작품을 보고 떠올리는 직계는 당연히 마이클 베이의 [진주만]이다. 어뢰와 폭격으로 인해 산산조각이 나는 미국의 군함과 치욕으로 인해 그놈의 '명예'를 수복하려는 애국자들의 비분강개, 그걸 표현하는 물량공세라는 점에서 두 감독, 두 작품의 톤은 큰 차이가 없으나 상대적으로 천황에 대한 충성을 변태적으로 묘사하는 톤에 있어 상대적으로 일본에 대한 시선은 에머리히 쪽이 준수한 쪽이다. 에머리히가 독일계 연출자라는 새삼스러운 우려를 해서 더더욱 그렇게 보인 것도 사실이고... 물론 카미가제 같은 정신 나간 제국주의 진영의 묘사나 진주만 치욕에 대한 미드웨이 승전의 유난은 예상 가능한 묘사다. 장차 에머리히에 코 꿰여서 [문폴]의 우주로 나가는 패트릭 윌슨, [투모로우]와의 인연으로 여기까지 온듯한 데니스 퀘이드..
코고나다 감독의 두 작품 [콜럼버스]과 [애프터 양]에 출연했던 두 배우 존 조와 콜린 파렐은 우연일 뿐이지만 두 사람 모두 렌 와이즈먼 버전의 [토탈 리콜]에 등장한다. 둘은 이 폴 베호벤 감독의 리메이크작 안에서 기억 시술소 안에서 난투극과 총격을 나누는 악연을 맺는데, 기억과 메모리라는 점에서 [애프터 양]은 어떤 식으로든 연관을 맺는다. 인문학에서 흔히들 언급하는 포스트 휴먼이라는 테마 면에서 양의 존재는 낯설지 않다. 용량이 허락하는 선에서 그는 기억을 저장하고 -은하수의 수많은 빛나는 별 같은 메모리의 입자 바다들이 마치 폴더 별로 그걸 저장하고 재생한다. save와 load => playing의 익숙한 프로세스. 게다가 그는 정식 출시가 아닌, 바교적 저렴하게 시장에서 취급되는 리퍼 제품인 ..
중소기업판 [미생]이라는 호평(?)에 힘입어 시리즈가 어느새 시즌 5에까지 이르렀다. 시즌 1~3이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의 연출과 각본을 베이스로 기틀을 만들었다면, 시즌 4에서부턴 자체 프로그램의 라인업이 필요했던 왓챠의 지원을 안고 나름 공세를 강화했다 볼 수 있다. 사실 빠니보틀 박재한의 JH미디어가 유튜버 시청자를 안고 성장했던 반향에 비해선 시즌 4의 반응은 아주 좋지만은 않았다. 캐릭터 붕괴나 서사 전개에 대한 거창하고 험상궂은 피드백이 많았고, 시즌 5로의 연계도 우려가 있었던 모양이다. 아무튼 여전한 기조는 '좋소'로 대변되는 '좋같은 중소기업' 안의 구성원들의 순탄치 않은 일상과 드라마적인 에피소드의 연속을 보여준다. 당장 인물들의 성장이나 개선된 미래를 제시하기엔 분명히 부족함투성인 소..
그냥 사회주의 시스템이 그렇고, 전체주의 기반의 사회가 낳을 수 있었던 충분한 가능성의 일이었다고 적으면 쉽다. 하지만 이것이 단순히 낙후에 따른 예견된 참극으로만 치부할 수 있을지는. 당장에 자본주의 시스템의 수혜로 성장한 이 곳이 떠올랐다. 국가주의와 애국을 중심으로 성장한 이 나라에서 얼마나 행정기관은 유기적으로 연대해 사태가 발생하면 능동적으로 일들을 처리했는지 의문이 새삼 들었다. 작금의 국가적 재난에 대해 탄력 있고, 국민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해 온 결과를 보였는지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었다. 전 지구적 참극의 크기에 비할 바는 아니었더라도 이 곳에서 우리 식의 '체르노빌'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 아니었을까. 단순히 재미있냐 아니냐를 묻는 것이 좀 결례가 아닐 수준의 이야길 하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