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좋좋소] 시즌 4, 5 본문
중소기업판 [미생]이라는 호평(?)에 힘입어 시리즈가 어느새 시즌 5에까지 이르렀다. 시즌 1~3이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의 연출과 각본을 베이스로 기틀을 만들었다면, 시즌 4에서부턴 자체 프로그램의 라인업이 필요했던 왓챠의 지원을 안고 나름 공세를 강화했다 볼 수 있다.
사실 빠니보틀 박재한의 JH미디어가 유튜버 시청자를 안고 성장했던 반향에 비해선 시즌 4의 반응은 아주 좋지만은 않았다. 캐릭터 붕괴나 서사 전개에 대한 거창하고 험상궂은 피드백이 많았고, 시즌 5로의 연계도 우려가 있었던 모양이다. 아무튼 여전한 기조는 '좋소'로 대변되는 '좋같은 중소기업' 안의 구성원들의 순탄치 않은 일상과 드라마적인 에피소드의 연속을 보여준다. 당장 인물들의 성장이나 개선된 미래를 제시하기엔 분명히 부족함투성인 소기업의 현실, 운영진의 함량 미달 대처, 이에 따른 사회 초년생들의 남 탓하기 힘든 현실 대처가 서로 간의 하모니를 형성해 결국엔 '좋생'을 향해 걸어가는 매듭을 보여주는 것이다.
옛 직장에서의 인연으로 사내 고문이라는 중책을 맡겼으나 콩고물이라도 한알 두 알 더 떼먹을 거 없나 옳다구나 회사에서 민폐나 끼치던 장년. 지역 전통술 장인을 자처해 회사에서의 예산에 멍자국만 남기고 먹튀 한 장년까지 소기업에 달라붙은 기생충들의 존재는 한국에서 기업 하기 힘들다는 흔한 성토가 그저 남의 이야기 같은 볼멘소리가 아님을 보여준다. 여기에 정부지원 사업에 오늘도 내일도 제안서 PPT니 디자인 가이드라인 지지고 볶는 이 사람들의 고생도 결국엔 눈먼 돈에 행여나 손길 내미는 '당장에 먹고사는 문제'에 천착한 좋생임을 보여준다.
그리하여 극의 후반에 정승 네트워크와 백 인터내셔널이 서로의 필요에 의해 표면적으로 휴전하고 합방을 하는 것은 당연한 흐름으로 보인다. 서로가 서로에게 니나 내나 그놈이 그놈이다라는 결론이자 해답이니까. 이런 그들이 하나둘 구성원에 대한 반감을 기반으로 싸우고 그중 누구 하나라도 '사직서'를 내미는 것 역시 의당 끄덕일 수 있는 귀결로 보인다. 명절 외엔 휴일이나 휴가에 대해 새삼 언급하는 걸 정상으로 여기지 않는 회사, 직원 월급일을 준수하지 않는 조직에서 무슨 의리를 언급하고 지켜지지 않을 미래를 약속하겠는가. 고작 고깃집 파도타기 술 마시기 회식 정도가 거창한 수혜라고 아는 회사 대표라면 '가좋'이 아니라 빌런이지. 나 같은 시청자에겐 이런 의인화된 고구마들의 행진곡이 바로 [좋좋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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