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웨스 앤더슨 (4)
Rexism : 렉시즘
매년 돌아오는 생일 중 언젠가 한 번은 [뉴요커] 커버를 그린 일러스트레이터의 화집을 선물 받았다. 결론을 말하자면 내 개인에겐 과분하고, 커버 자체가 미술인 [뉴요커]의 위상을 내가 흡수하기엔 분명한 한계가 있었고, 그걸 잠시나마 내 두 눈으로 확인했다는 의의 정도엔 감사하고 있다. 현실에 엄연히 존재하는 [뉴요커]를 모렐로 한 웨스 앤더슨의 영화 언어 잡지(?) 프렌치 디스패치는 마치 자신이 정갈한 잡지라도 되는 양 의젓하게 구성되어 각 챕터와 가이드라인을 보여준다. 흑백과 컬러가 대비된 화면은 물론 간혹 셀 애니메이션까지 활용하는 면에선 전작의 필모 중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는 물론 [개들의 섬], [미스터 판타스틱 폭스] 등 예외적인 작품들까지 자연히 떠오른다. 아예 이번엔 그가 일종의 총망라..
자신이 키우는 개가 있다고 예상되는 고립된 '개들만의 섬'에 찾아가는 소년의 이야기. 굳이 일본이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네 있지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생선의 살을 가르고 스시로 만드는 섬세한 과정을 보여주기엔 일본이라는 기호가 주는 근사함에 걸맞는 곳이 드무니까요. 게다가 전체주의적 권력의 비유로 일본이라는 역사성을 포기하기엔 아깝잖아요. 게다가 이 외형과 언어적 기호를 사용하는 유혹을 웨스 앤더슨은 포기하거나 양보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아주 적극적으로 사용합니다. 도입부와 마지막의 북치는 소년들의 벗은 상체와 생쥐를 연상케하는 외모의 '컴퓨터를 잘 다루는 안경 일본 남자애', 그리고 숱한 여성에 대한 묘사 등 뻔뻔한 스트레오성조차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테크놀러지와 성실함, 원래 잘..
영화 매체가 매체 자체가 지닌 고유한 역사의 장점으로 예술과 인간의 기억을 설파하고 설득시킨게 한두 예시는 아니었지만, 웨스 앤더슨이 실력을 발휘하니 무섭도록 아름답고 충만하다. 이 아름다움에 고작 '아트버스터'라는 조어 따위를 쓰는 마케팅이라니. 쯧쯧.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보다 더욱 인공적이고 애니메이션 같은 오프닝이라 확 집중이 되더라. 그리고 이어지는 '결핍 남녀'들의 조합, 주변 사람들의 꼬인 심사와 해결을 위해 풀어지는 선의의 순간들, 그래서 결국 영화가 사랑스러워져 간다. 음악도 좋아서 엔딩 크레딧까지 챙겨보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랑스러운 커플이 결국 나이가 먹어 [UP]의 노년에 닿는다면? 아 왜 갑자기 이런 아득하고 아찔한 생각을 했을꼬! 2009/12/26 - [영화보고감상정리] -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