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댄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1.01.11 2020년의 하반기 국내 음반들, 10장
  2. 2016.07.21 2016년의 상반기 국내 음반들, 10장
posted by 렉스 trex 2021. 1. 11. 23:01

코로나 정국에도 이걸 하네요. 202061일부터 20201130일 사이의 발매작들입니다. 정규반 여부와는 무관하며, 순위 또한 없습니다. 기존 문장의 재활용이 상당수 있습니다.

+ 참고 : 2020년의 상반기 국내 음반들, 7trex.tistory.com/2908

다브다 『But, All The Shining Things Are』 (2020.06)
포크라노스 

삶에 대한 두근거림과 발걸음의 속도감이 실감 나는 곡들이 가득하다. 여기에 한편으론 예상치 못한 여정에 대한 두려움을 내재한 듯 곡의 진행 역시 예측불허와 탄력을 가지고 있다. 리듬의 변화무쌍함을 주도하고 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파트의 대응이 일사불란하게 벌어진다. 열심히 그리고 가열하게 진행하는 음반, 그게 음반이 지향하는 바깥 환경, 자연의 풍광들과 닮았다. 씩씩한 트랙, 씩씩한 음반. 구성상으로는 음반이 후반으로 갈수록 깊어진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신해경 『속꿈, 속꿈』 (2020.06)
자체 제작 | 포크라노스

연모하는 상대의 모습이 총천연색으로 기억되는 꿈의 밤이 화자에게 어떤 의미일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것도 여전히 저편에서 들려오는 아련함으로 일관한 신해경의 목소리라면 더더욱. 여전히 마음속 진심이라는 동굴 저편에서 들려오는 울림과 보컬의 여진은 여전하다. 여전히 공간과 동경으로의 환상을 동시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녹음, 일렁이는 기타로 만든 그만의 드림 팝이다, 무엇보다 황홀경이라는 최종 목표만을 향해 만든 듯한 곡의 만듦새다. 이번 작품 역시 이런저런 세공의 정성이 깃들어 있다. 게다가 그 꿈의 면적이 한층 넓어지는 인상이다.

코토바『날씨의 이름』 (2020.06)
미러볼뮤직

여유와 태만을 허락하지 않는 가열한 속도감이 좋았다. 유독 습도와 검은 벌레들이 마지막 매듭을 장식하던 지난 끈끈한 여름, 유독 연주의 맛이 있는 밴드들이 올해 여기저기 등장하는 것을 확인해 즐거웠다.  +각 파트가 분산하지 않고 섬세하게 제각각의 소리 결과 진행의 뚜렷함을 생생히 전달해 좋았다. 

위댄스 『Dance Pop』 (2020.07)
Beeline Records

위댄스의 음반을 일반적인 유통 경로를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 2020년은 행복한 한 해였을지도 모른다. 내리쬐는 햇살처럼 난사하는 위기의 기타 퍼즈와 일렉트로닉이 얹어진 펑크 넘버 속에 위보의 예의 자유로운 몸짓과 노래는 여전하다. 이 홀가분함에 애써 레트로나 키치라는 표현을 편승하듯 보태는 것은 예의가 아닐까 한다. 이들다운 범상치 않은 아름다운 팝의 향연으로 가득하다. 충분히 뭉클하다.

전유동 『관찰자로서의 삶』 (2020.08)
인천광역시  | 포크라노스 

침잠에 가까운 차분함, 진지한 사고와 사물을 다루는 태도에 조동익의 『푸른 베개』(2020)의 전례가 잠시 떠올랐다. 때론 경건하게 인간의 터를 버리고, 자연을 경배하는 포크 일반의 이미지로 들렸다가 어떤 때는 씩씩한 락으로도 들린다. 전유동은 일관되게 성스러움보단 어둑한 곳에서 더욱 가치를 발하는 신록 그 자체가 되고자 하는 음악을 욕망하는 듯하다. 서점의 유소년 코너에서 《파블로 곤충기》를 들춰보는 새삼스러운 반가움 이상의 독특한 영험의 기운이 연주와 목소리에 깃들어 있다.

컴배티브포스트 『Whiteout』 (2020.09)
자체 제작 | 포크라노스 

49몰핀즈가 구사했던 드라마틱하게 기나긴 포스트록·스크리모 라인업의 부재가 새삼 아쉬운 요즘, 이일우가 그간 꾹꾹 누르며 응집한 파괴욕은 컴배티브포스트의 신작으로 몇 년 만에 자리를 되찾은 듯하다. 여기에 한국 블랙큰드·언홀리의 척박한 토양에 모종을 심은 밴드 파리아 소속의 드러머 조진만은 마치 뿌리의 일부를 화분삽으로 몸소 이 곳에 이식한 듯하다. 여기에 밴드를 대표하던 멜로딕 하드코어의 분위기는 「Farewell To My Dreams」, 「The Identity」의 떼창으로 여전함을 들려주지만, 본작에선 한결 무겁게 말을 아끼며 어둡게 한결 사악한 무드를 조성한다. 자신들의 본진 외에 이렇게 주(主)와 부(副) 구분 없이 행동 영역 내에 꾸준히 확장과 변이를 서서히 실천하는 것이다. 믿음직한 야심이다. 난무하는 리듬감은 이전의 밴드 넘버들과도 이면을 만든다. 어쨌거나 한 밴드의 차이 나는 국면을 만들었는데, - 지금 새상 안 그런 밴드가 어딨겠냐만은 – 이걸 라이브와 무대에서 들려줄 기회가 봉쇄되었다. 박복하기가 이를 데 없다.

보이어 『Footage Arcade』 (2020.10)
포크라노스

김동윤의 기타와 곡 만들기가 전반적인 방향을 관장하나 했으나, 뚜렷한 이야기와 테마를 담당하는 이지현의 피아노, 긴장감 있는 드럼의 터치와 베이스가 엄연히 자리하고 있더라. 곡 전반들에 변화의 종횡무진 속 중축과 확산을 도모하는 밴드의 특기가 이번에 더욱 듣는 즐거움을 줬다. 편안하고 안정된 차분함으로 접근했다, 백조의 발 갈퀴 같은 수면 아래의 끊임없는 운동이 만드는 활기는 듣는 바와 같다. 더불어 언급하는 밴드들과 이들은 하나의 뚜렷한 조류를 만들었다. 내 또렷한 작년의 기억. (두드러지는 보컬 등의 비중은 조류라는 표현을 실례임을 뉘우치게 할 정도로 타 팀과의 차이를 허했다)

로스오브인펙션 『Dark dimension』 (2020.10)
알레스뮤직

블랙메탈에 육박하는 사타닉한 기운이 철철 흐르고 있다. 블라스트비트가 밴드가 음반을 통해 어둡게 조성한 세계관의 색채감과 붓칠의 디테일을 실감하게 한다. 대구 로컬에서 단단하게 자생한 어둠의 세력. 또는 달구벌에서 온 참혹한 데스코어.

정밀아 『청파소나타』 (2020.10)
금반지레코드 | 포크라노스 

서울이라는 넓적한 공간에서 일상을 보내고, 이야기와 소리를 채취한 창작자가 기록한 영락없는 이야기 문학들의 묶음이다. 선명한 연주의 질감과 선율 위에 올려진 싱어의 목소리와 음악으로서의 리듬감이 실감 나게 실려 나온다. 팬데믹 시국이 만든 (거의 모든)창작자를 향한 위기감, 새롭게 자리한 지자체에서의 적응을 위한 공백 채우기가 만든 결과는? 좋은 음반이라는 결실이었다. 타인의 삶을 용인된 방식을 통해 살펴보다가 얻는 소득은 공감과 동시대 어딘가의 상대를 향한 손 흔들기의 인사. 서늘함 안에서도 미지근한 온기가 느껴진다.

램넌츠오브더폴른『All the Wounded and Broken』 (2020.11)
왓챠웃 | 미러볼뮤직

기대한 밴드, 기대한 음반의 공정 결과는 우려를 불식 시킬 만큼 좋았다. 메탈 코어라는 정의 안팎에서 표현할 수 있는 비통함, 처절함에 멜로딕 데스 메탈의 드라마틱한 구성을 빌어 만족할 수 있는 강도와 연주를 본작에서 들려준다. 소수 장르에 관심 없는 이들에겐 이해시키기 어렵겠으나, 들뜨는 감정으로 전달된 웰메이드 헤비니스를 한 해의 말미에 만난 것은 행복한 기억이었다.  [2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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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6. 7. 21. 20:32


- 2015년 12월 1일 ~ 2016년 5월 31일 발매작

- EP 및 정규반 무관 / 순위 무관

- 문장 재활용이 상당수 있습니다. 





13 스텝스 『Venom』

도프엔터테인먼트 | 2015년 12월 발매


음반명에 걸맞은 사악한 면모를 마음껏 발산하면서, 밴드의 역사를 담은 비타협적 태도를 끈질기게 견지하고 있다. 올드스쿨 하드코어에 연원을 둔 사운드는 메탈코어 조류가 난무하는 지금에도 유효함을 생생하게 증명한다. 뿌리와 근육으로 만들어진 헤비니스.




방백 『너의 손』

미러볼뮤직 | 2016년 1월 발매


백현진(또는 어어부) 음악이 지닌 삶의 비의와 운명적이면서도 누추하기 그지없는 비수의 순간보다는 더욱 포용 있는 내용을 담은 음악이 되었다. 그럼에도 어른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세션들이 가세한 연주의 온기와 사랑이란 단어에 삶이 함몰된 성인들의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음악들을 덜 끈적하게 만들었다. 



키라라 『Moves』

자립생산 / 미러볼뮤직 | 2016년 2월 발매


깨끗하고 매끈한 음악들이 포진된 초반부는 춤의 욕구를 자꾸만 자극하다, 「Featherdance」에서 JINSHA의 기타 연주 소스를 자르고 붙이며 재조합하는 순간부터 키라라식 송메이킹의 진가를 발휘한다. 「Thunderbolt」, 「Swords Dance」가 이어지며 곡들은 점차 어여쁨을 지향하기보다 무겁고 날카롭고 까슬한 것들을 표현하고, 「Sleep Talk」에 이르면 야심을 담아낸 어떤 그릇이 놓인다. 만만치 않거니와 무엇보다 힘과 센스가 어우러진 잘 만든 일렉트로니카 음반이다. 



수상한 커튼 『3집 - 수상한 커튼의 1년』

CJ 뮤직 | 2016년 2월 발매


한 달에 한 곡씩 싱글을 발표해 1주년이 되는 달, 하나의 오롯한 음반으로 발표한다는 발상이야 전례가 있지만 적지 않게 도전적인 작업일 것이다. 이 성실한 여정에 어울리는 믿음직하게 들리는 보컬이 있고, 차분하게 일관적인 서정의 기록이 하나로 묶였다. 중요한 것은 지루하지 않거니와 재청을 필요로 하게 한다는 점이다.



위댄스 『Produced Unfixed Vol.3』

미러볼뮤직 | 2016년 3월 발매 (아이튠즈로 구매)


위댄스는 하나의 수수께끼다. 관람하러 온 대중보다 한 발짝 앞선 흥을 가지고 춤을 추며, 때론 구성지게 때론 치밀하게 일렉트로니카와 그루브한 록이 교미한 음악을 들려준다. 물론 보는 이를 처음엔 당혹케 하는 춤사위는 여전하다. 그게 하나의 정규음반의 형태로 오롯하게 나왔다. 무대도 인상적이지만 음반이 준수해서 소유의 기쁨이 크다. 인삼껌 맛이 나는 가사도 다시 곱씹을 수 있고.



레인보우99 『Calendar』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 미러볼뮤직 | 2016년 3월 발매


한국의 지도를 펼쳐보고 예수의 꺾인 허리를 상상하는 이도 있고, 웅비하는 호랑이의 몸짓을 떠올리는 이도 있고 토끼를 상상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난 한국의 지도를 펼쳐보면 온통 보이지 않는 멍투성이가 언뜻언뜻 보이는 듯하다. 레인보우99는 그렇게 멍든 곳, 멍들지 않은 곳 등을 돌아다니며 소리를 채집하고 여정의 증거로 음악을 만들어낸다. 물론 그가 만든 사운드의 점묘들은 내 청취의 의도와 달리 애초에 정치적으로 만든 것도 아니고, 그렇게 들리길 원하는 입장도 아닐 테다. 그래도 내겐 정치적이고 당대적인 올해의 일렉트로니카로 읽혔다. 이건 과민일까 자만일까 오해일까.



전범선과 양반들 『혁명가』

두루미레코드 / 소니뮤직코리아 | 2016년 3월 발매


철학자 이진경은 이명박 체제 당시 발간한 그의 책 『뻔뻔한 시대, 한 줌의 정치』(2012)에서 지배계층의 가치와 사고방식에 반하는 ‘소소하고 미천한’ 것들의 정치적 존재와 활동을 긍정한 바 있다. 「아래로부터의 혁명」을 듣자마자 자연히 그 책 안의 몇몇 문장들이 떠올랐다. 칼칼하게 끓는 전범선의 목소리에 실린 항거와 축제 사이에 자리한 서사, 노도 하는 연주, 당대의 상황들, 하드록 장르가 들려주는 고색창연의 즐거움,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언어 사용을 의도적으로 뒤집은 상황 등이 뒤섞인 이 혼란스런 마당극들을 난 그저 망연자실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지향하는 컨셉에 부합하는 음반 아트워크도 인상적이었다.



단편선과 선원들 『뿔』

미러볼뮤직 | 2016년 4월 발매


전 멤버 권지영의 바이올린은 교란과 공격성이 도드라졌었지만, 장수현의 바이올린은 더욱 조화와 균형을 중시하는 듯하고 그게 곡들의 축제다운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다. 피처링을 고려하는 등, 천방지축 무서운 짐승 같았던 1집에 비해 심지(뿔?)를 가지고 신중한 태도로 송메이킹에 임한 듯하다. 「이상한 목」은 원저자의 의도와 달리 내겐 솔로반 쪽이 여전히 좀 더 취향이긴 하다.



파리아 『One』

타운홀레코드 / 미러볼뮤직 | 2016년 4월 발매


블라스트 비트의 낙석이 소나기처럼 내리고, 찬미와 위로의 단어장 반대편 세계의 저주들이 밀도 있게 쏟아지는 이 어두운 펑크와 메탈코어의 융합 안엔 자비란 없다. 척박한 한국의 지형도 위에 블랙큰드 하드코어의 첫 알박기를 시도하는 밴드, 하지만 당연히 이들은 토지대장 서류에 어떻게 기재될지 따윈 관심이 없을 것이다. 슬럿지와 스토너로 대변되는 최근 몇 년간의 경향 후, 한국 헤비니스가 소수 성과에 의해 사람들 사이의 소문도 없이 진일보하게 되는 또 한 번의 컬트스러운 과정이 진행 중.



줄리아드림 『불안의 세계』

미러볼뮤직 | 2016년 4월 발매


아이러닉 휴의 「For Melting Steel」(2014)은 일종의 예견이었고, 줄리아드림의 본작은 후일담일 것이다. 전자는 재난과 참사의 예고가 되었고, 후자는 침통한 비극의 기운이 자욱하게 내려앉은 자리의 기록이 되었다. 「만선」에서 블루지하게 도입을 연 기타는 이윽고 세이렌(The Sirens)이 되어 거대한 검은 바다 안에 힘없는 육신을 삼켜 버린다. 마지막 25초를 남겨두고 이윽고 장중하게 확장되는 이 사이키델릭 록은 해일이 되어 청자를 집어삼킨다. 짧은 도입부와 긴 곡들이 배치된 컨셉 음반의 형식에 더블 음반의 외형이라는 현실착오(!)적인 야심이 밴드의 전작조차 압도해 버린다. 꾸준한 행보가 곧 발표할 싱글에서 어떻게 이어질지도 실시간 기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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