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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이랜드 계열의 캐주얼 패션 브랜드들이 이랜드-브렌따노-언더우드-헌트의 순서로 줄을 서있던 시절이 지나고 김성수 감독의 [태양은 없다]이 존재했고, 이정재-정우성이라는 상징적인 듀오가 탄생하기도 했다. 두 사람이 형성하는 비주얼로 인해 팬픽은 자연스러운 붐을 소비했고, 당사자 모두 이 사실을 아는 것으로 보였다. [헌트]는 이런 현실의 연장선을 인정하는 것은 물론 감독으로 입봉한 이정재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표현 그대로 계단을 데굴데굴 구르는 몸싸움 배틀이 벌어지고, [쉬리]의 탄생 이후 한층 발전한 총기류 액션이 극 전반을 수놓는다. 일본과 방콩 등지에 안기부 국내파/해외파의 대립은 물론 남/북 간의 총격은 실상 이제 한국영화가 국제적 민폐도 가차없이 묘사하는구나라는 싱거운 실감을 ..
극장에서 본 [소공녀]의 이솜, 넷플릭스에서 본 [더 킹], [강철비]의 정우성이 한 자리에 만나 이들을 쫓아간 내 시선은 [마담 뺑덕]에서 수렴하였다. [남극일기]로 데뷔한 임필성 감독은 한동안의 슬럼프를 딛고 [헨델과 그레텔]을 연출하기도 했는데, 그에겐 어떤 사명인지는 몰라도 고전 동화를 현대극으로 윤색하는데 [마담 뺑덕]이라는 이력이 추가되었다. 아시다시피 원전은 심청전이다. 세상 물정 모르는 여인과 무료한 자세로 비도덕을 행하는 남자의 치정극이야 흔한 이야기지만 아무튼 초반엔 나름의 톤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열의를 다해 찍은 ‘지루한’ 정사 장면이 지나가고 첫번째 파국이 닥친 후 영화는 놀랍게 뭔가 성급해지고 투박해지고 충돌이 발생한다. 심청전이라는 원전에 빚을 진 덕에 부녀를 지탱..
영화 [멋진 하루]의 지하철과 [피에타]의 쇠락한 청계천 부근을 동시에 품은 '서울 영화' [감시자들]은 일단 근사하다. 벌써부터 후속편을 기대하고픈 팀원들의 배치도 좋고, 다른 횡에 위치한 악역은 저벅저벅 제 갈 길을 가며 묵묵히 일을 치른다. 그리고 후반부에 그들은 대격돌! 리메이크작이긴 하다만 그래도 아직 한국 영화에서 장르물을 기대해도 된다는 예시를 발견하니 기분이 좋다. 야근에 허덕임에도 시들지 않는 기적의 한효주 피부는 [광해]에 이어서도 여전하구나. 설경구 좋고, 정우성 많이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