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최고은 (3)
Rexism : 렉시즘
웹진 싱글 리뷰 코너 [Single Out]입니다. 각 싱글 리뷰의 경로는 (링크) / 별점은 고통의 제도입니다. 최고은 「Open The Door」 드넓게 펼쳐진 풍광, 여행의 시작, Girl meets Boy 서사의 도입 등 여러 상상의 광경을 떠올릴 수 있겠으나 나는 오히려 이제 갓 문을 열고 주저하는 파르르 떨리는 입술의 화자가 떠올랐다. 이윽고 익숙한 아이리시 풍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바이올린 현이 출렁이듯 기울어지다 말다가 한다. 최고은 음악의 장점이 통합된 듯한 구성에 한 음반의 도입부로 상당한 최적의 모양새다. 물론 새 여정의 두근거림을 자극하는 중간의 드럼 배치도 유효했다.★★★1/2 카우칩스 「歸歌」 최세연 보컬은 고음 처리에선 쾌청하다가 때론 갈라진 머리카락처럼 부산하게 파열하며 긁어대..
+ 한겨레 웹진 HOOK에 게재 : http://hook.hani.co.kr/archives/23534 만연하는 죽음의 소식들 앞에서 하루하루가 멍해지는 요즘이다. 소급하자면 전직 대통령 두 분의 죽음이 그랬고, 가깝게는 어린 시절 봤던 소년지의 화백들이 세상에 붓을 놓고 떠났을 때도 그랬다. 사상의 스승 리영희 선생님에서부터 영국 출신의 영화배우까지, 매일 접하는 부고에 내가 기어코 한 세대가 저무는걸 목도하고야 마는구나하는 실감과 앞으로의 아찔한 소식들에 대한 두려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트위터 타임라인과 RSS로 구독하는 블로거들의 글들에도 추모의 행렬을 연일 이어지고 있다. 잇따른 거인과 거장들의 죽음 뒤에 얼마나 더 추모해야 하며, 남아있는 지금의 사람들과 시시하고 하찮은 인생을 공유하고 살아야 ..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최고은씨의 타계를 전후로 '글 쓰는 직업군'과 '문화산업의 테두리 안에서의 창작노동자들의 처우'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나같은 경우, '글 쓰는 직업군'을 낳는 전공 출신인지라 '글 쓰며 인생을 구가할 수 있는' 순진무구한 일장춘몽을 말했던, 몇몇 지우들이 떠올랐다. 대개는 그들은 교단(또는 학원계)에 있으며, 대개는 글과 관계없이 일상의 다른 영역들에서 가투를 벌이고 있다. 각오가 부족했던 것일까. 그럴수도 있다. 정말 치열했고 덜 순진했던, 그리고 나와 덜 절친했던 몇명의 사람들도 떠오른다. 그들은 지금도 굴하지 않았을까. 평론가 조영일과 소설가 김영하가 공교롭게도 최고은씨의 타계 전부터 벌여온 '문학과 작가론'에 대한 논쟁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