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20.09.13 [테넷]
  2. 2017.07.25 [덩케르크]
  3. 2014.11.11 [인터스텔라] (2)
  4. 2013.08.29 벤 애플렉의 배트맨이 그렇게나 맘에 들지 않는가?
  5. 2012.07.19 [다크 나이트 라이즈] 1차 관람.
  6. 2010.07.22 [인셉션] 또는 드림 씨어터. (4)
posted by 렉스 trex 2020. 9. 13. 23:05

관람 후 놓친 정보를 다시 체크해야 하고, 이런저런 사람들의 가이드가 필요한 영화가 실은 작품을 낳은 중요한 배양 중 하나가 서사와 논리에 대한 고민이 제일 필요하지 않은 [007] 시리즈라는 아이러니라니. 놀란의 '임무수행 전문직' 판타지와 마른 여성 환상이 훗날 [테넷]을 낳은 뿌리였다니, 이거야말로 작품 속 인버전 기법으로 시간을 되돌려 검증하거나 혹시나 교정은 안되나 확인하고픈 사항이구나. 그런데 인버전에 의하면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고 한다. 시간과 물리의 필연인가요. 아무튼 한 수 배워야겠네요. 쉽지 않았고, 아니 쉽지 않은 게 아니라 그냥 어렵습디다. [메멘토]와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 여기에 [덩케르크]까지 상영관 안에서 꾸준히 관람의 시선과 경험을 실험관에 꾸준히 넣은 그 다운 작품이 당도했다. 그걸 감안해도 이번 작품은 타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다. 뭔가 경이감에 가까운 감정은 있는데, 그 온전함에 대해 도저히 자신할 수 없었기에 솔직한 당혹감은 고백해야 하는 것은 맞다고 본다. 거짓말을 동원해 공감과 감상을 하는 것은 내겐 아닌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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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7. 7. 25. 17:12

놀란은 평소의 묵직한 연출 톤에 역사를 영화적 방법으로 진실되게 구현하는데 또 한번 심혈을 기울인다. [인터스텔라]에서 보여준 과학적 진경에 대한 노력처럼, 그는 여전한 필름 사랑과 아이맥스의 위력에 대한 신뢰를 보낸다. 이야기 만들기는 시간과 공간의 배열에 대한 영화라는 이름의 효과적 거짓말을 사용하기에 [인셉션]도 떠올랐다. 그것이 잔재주로 내비치지 않는 것은 역시나 역사를 재현하는 톤에 있는 듯하다. 



한스 짐머의 음악은 큐브릭의 비전을 영향받은 것이 놀란 보다 마치 짐머 자신인 듯했던 [인터스텔라]와 또 한 번 톤이 바뀌었는데, 지나치게 부각된 몇몇 톤은 좀 과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짐머와 놀란 두 사람에게 모두 문제가 되는 대목은 역시나 영국이란 국가 자체에 대한 헌사가 깃듯 후반부 대목들일 것이다. 영화의 배색조차 일순 바뀌게하는 듯한 이들 대목은 영화 전체의 성과를 뒤집기까지 하는 위협적인 부분이라 아쉽다는 생각이 강했다. 



여전히 놀란은 진지한 연출자이고 그의 영화는 사려 깊은 작품이다.(영화 초반에 독일군을 굳이 특정 국가명으로 지목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영화 자체가 가진 매체적 기술과 기교를 포기하지 않고, 관객에게 밀물 같은 감정의 영역과 이성적 깨달음을 안겨준다. 그리고 스핏파이어의 비행은 얼마나 아름답던가. 게다가 이런 장점들에게도 여전히 밉삽스럽게 집어낼 수 있는 허점들도 있기에 기이한 여지를 남긴다. 누군가에겐 벌써 이른 마에스트로겠으나 우리에겐 아니라서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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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4. 11. 11. 14:40



[인셉션]에선 현실과 꿈의 레이어를 여러겹 겹치면서 돌돌 말아 통을 만들더니, 이젠 시간과 공간을 종이접기하고 구멍을 내고 뚫고 풀칠을 한다. 한층 난이도는 올라간 셈인데, 이야기의 구조는 보다 더 선명해졌다. (숱한 오류를 자행한 덕에 하드 SF의 명작 지위를 누리기엔 무리가 생긴 모양이다.) 이공계의 지탄을 받는 동안, 이 영화를 본 인문학도는 제법 뭉클해졌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작품 중 대놓고 가족 드라마 태를 내는 작품인데, 둘러둘러 가는 것보다 이 방향을 택한게 어쩌면 옳았을지도. 다만 [제로 다크 서티]의 여배우(제시카 차스테인)에게 저런 대사들을 준 조나단 놀란은 언젠가 맞아 죽을지도 모르겠다.


시리도록 아름답고 무서웠던 [프로메테우스]의 우주와 땅, 드넓은 폐쇄 공간 [그래비티]에 이어 어쨌거나 근 몇년 안에 인상될 광경들을 만나서 이것도 소득이었다. 이 눅눅하고 텁텁한 화면들... 박스 오피스 1위를 못한게 아주 이해가 되었다. 이 정도면 마케팅에 힘을 쏟아부은 [솔라리스]인 셈인데....



+ 맷 데이먼 보다 토퍼 그레이스에게 저렇게 연기할 맛도 안 나는 배역을 주다니,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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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Run192km 2014.11.19 13:17  Addr  Edit/Del  Reply

    저는 그저.. 주인공이 멋있었다..로 기억할 것 같습니다. 다른 부분도 많지만요. ㅎㅎ

    우어어 도킹하는거드아아아아아!!!

posted by 렉스 trex 2013. 8. 29. 16:25

히어로물의 영화화에 대해서 일반 영화팬들이 촉각을 세우게 된 시기는 언제부터였을까. 벤 애플렉의 [맨 오브 스틸] 후속편 캐스팅을 두고 일어난 왈가왈부들을 보아하니 새삼 궁금해졌다. 물론 이런 들썩거림이 작금의 현상만은 아니다.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감독 팀 버튼) 캐스팅도 당시에는 여론의 우려를 낳았고, 니콜라스 케이지판 [수퍼맨](팀 버튼의 프로젝트) 캐스팅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았으나 영화의 호평과 더불어 배우의 이미지에 선영향을 끼친 전자의 경우도 있었고 반면에 다행히도(?) 무산되어 역사 속에 사라진 이야기가 된 후자의 경우도 있었다. 

 

 

이후 헐리우드의 소문난 코믹스 팬이었던 니콜라스 케이지의 게인적 염원(!)이 [고스트 라이더] 시리즈로 이어졌고, 그 결과는 극장 가서 두 눈으로 확인한 사람들만이 아는 이야기거리가 되었다. 관람한 한 사람으로서 말씀드릴 수 있는 명백한 사실은 차마 블루레이로라도 [고스트 라이더]를 여러분의 눈으로 확인하진 마라는 것이다. 차라리 스티븐 도프가 나오는 [블레이드] 1편을 보시라! 이렇듯 히어로물 영화화의 역사는 확실히 영광의 연속이라고 칭하기엔 무리가 있고, 영욕의 역사라 말함이 합당하겠다.

 

 

캐스팅이 무슨 죄인가. / 죄가 된 시대가 도래했다.

 

 

다시 벤 애플렉의 이야기로 돌아가자. 그렇다. 히어로물 캐스팅에 대해선 항상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따라 온다. 어울려요 멋져요 라고 반응해주는 경우는 상당히 다행이지만, 대개는 완강한 코믹스팬들의 타박 대상이 되기 일쑤다. 그런 점에서 [스폰]의 마이클 제이 화이트의 경우는 차라리 다행이었다. 영화 자체가 블럭버스터 잔치 분위기가 아닌 'B스러움'를 전제로 하고 있었고, 스폰 캐릭터야 얼굴에 철갑 두른양 매번 안티 히어로 거죽 뒤집어쓰고 80분 동안 다녔음 충분했으니 말이다. 

 

 

이런 가운데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 같이 '우려를 딛고' 훌륭히 수행해낸 예시가 탄생하니, 그때부터 캐스팅에 대해서 이런저런 관심과 더불어 이야기들이 따라오게 마련이 되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의 앤드류 가필드가 가진 말쑥한 얼굴에 대해 '루저'의 기운이 도사리지 않는다고 사람들이 탐탁치 않았던 것도 이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 시대가 그렇게 돼버렸다. 조엘 슈마허가 팀 버튼, 아니 워너브라더스 간부들에게 바톤을 받아 배트맨 캐스팅을 발 킬머로 하다가 조지 클루니로 하다가 우왕좌왕했던 90년대가 더이상 아닌 것이다. 

 

 

[블레이드]의 웨슬리 스나입스나 [엑스맨], [울버린]에서의 휴 잭맨처럼 기가 막히게 이질감없는 경우라면 다행이지만(물론 휴 잭맨은 원 설정에 비해 키가 상당히 큰 편이다), [수퍼맨]의 크리스토퍼 리브 같이 반세기에 한번 나올까말까한 매칭은 캐스팅 담당자 아무에게나 내려지는 복이 아니다. 아 그리고 세상에... 21세기 들어서는 크리스토퍼 놀란이 그만 [다크 나이트]로 히어로물 영화화의 위치를 격상시키고야 말았다. 평론가들이 자동반사처럼 놀란의 3부작에 9.11과 월가 문제 같은 현실을 갖다 붙이기 시작햇고, 코믹스팬들은 잭 니콜슨의 조커를 잊고 히스 레저의 무덤에 경의를 표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놀란의 배트맨 3부작을 통한 성과는 [배트맨 비긴즈] 발탁 이전에 경합(?)을 치루던 후보군들, 가령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배트맨 : 이어 원] 같은 프로젝트들에 대한 미련을 접게 만들었고 워너 간부들에게 [저스티스 리그]를 꿈꿀 수 있는 마법열쇠로 자리잡게 되었다.(하지만 [원더우먼] 프로젝트는 새 코스츔을 발표할 때마다 팬들의 비난을 들어야했고, 라이언 레이놀즈 주연, 마틴 캠벨 연출의 [그린 랜턴]은 속된 말로 폭망하고 말았다) 마블 진영의 [어벤져스]가 보여준 불꽃 축제와 DC 진영의 놀란 배트맨 3부작이 이룬 작가적 성과는 그야말로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하필 이런 시기에 벤 애플렉은 새 배트맨으로 발탁되었다.

 

 

그러니까 놀란 그림자가 문제인 듯 하다.

 

 

문제는 놀란의 이름표가 작품의 완성도를 사전에 보장하는 '수표'격으로 시장에 인식되었다는 점이다. 자신의 입으로 결정적 관여를 하지 않았다고 언급했음에도, 잭 스나이더 연출의 [맨 오브 스틸]에서 사람들은 애써 놀란식 연출, 놀란식 문제의식, 놀란식 잔영을 확인하려 했고 그게 평가 기준이 되었다. 잭 스나이더라는 이름에 기준점을 맞춘다면 [맨 오브 스틸]은 나쁘지는 않은 작품이지만,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이름에 기준점을 맞춘다면 [맨 오브 스틸]은 앞으로 걱정되는 작품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액션 연출이 그렇게 좋지 않은 편인 놀란이지만 이젠 뭔가 프로젝트에 손댄다고 소식이 들리면 이제는 귀추가 주목되는 '입김'의 위치로 격상되었다. 현실이 그렇다. 놀란이 [맨 오브 스틸]의 후속작인 [배트맨 vs 수퍼맨] 제작에 관여할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이미 그의 손에 의해 크리스찬 베일이 걸출한 브루스 웨인 캐릭터로 주조된 바 있어 이 작품 역시 '놀란 그림자'의 그늘이 형성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누가 새로운 배트맨을 맡는다고 해도 구설에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헨리 카빌(수퍼맨)은 버텼지만, 벤 애플렉은 버틸 수 있을 것인가!

 

 

살펴보자. 현재 벤 애플렉의 상승한 입지를 부인하기란 힘들 것이다. 케빈 스미스([점원들], [도그마], [제이 앤 사일런트 밥], [저지 걸] 등)와 친구 먹던 시절이야 '뉴 저지 대표 청춘 바보들'의 일군이었지만, 이제는 어디 그런가. [아르고]로 아카데미 수상 경력을 만든 당당한 연출가가 되었다. 그럼에도 코믹스팬들은 브루스 웨인의 어두움과 병리를 표현하기엔 벤 애플렉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듯 하다. 이 부분에서 '연기 고무인간' 크리스찬 베일이 보여준 경지, 놀란의 배트맨 세계관이 축조한 확고함을 코믹스팬들이 재차 상기하는 듯 하다.

 

 

못할 거라고 미리 장담하는 이유는 뭘까.

 

 

이미 벤 애플렉은 [데어데블]을 통해 히어로물을 경험한 바 있다. 평가는 좋지 않았다. 아마도 배우 개인에게도 그렇게 좋은 기억은 아니었을 것이다.(배우자 제니퍼 가너를 만난 인생의 계기는 큰 의미가 있었겠지만) 이런 전력 덕에 1만 8천여명의 사람들이 반대 청원의 지지 서명들을 올린 듯 하다. 보기에 따라선 별 일 아닌 것에 열의를 쏟아붓는다 싶은 일이겠지만, 이런게 팬덤이고 코믹콘 같은 거대한 축제를 벌일 수 있는 대중문화의 저력인 것이다. 무시 못할 일이다. 이런 노이즈가 간부들의 시각에 따라선 마케팅의 일부로 흡수할 수 있겠다 싶어 무릎칠 일 중의 하나고.

 

 

그럼에도 벤 애플렉이 어울리지 않는다, 못할 것이라고 장담하는 것은 온당해 보이진 않는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3부작을 통해 만들어낸 고담시와 브루스 웨인은 훌륭했다. 보기에 따라선 완벽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것이 고담시와 브루스 웨인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무이 한가지의 방법이었을까? 잭 스나이더의 [맨 오브 스틸] 속 세계관은 '힘을 내보여선 안된다'는 지구인 아버지의 가르침을 '동족을 죽이는 것'으로 마무리하며 배반한 이상한 봉합체였다. 어쨌거나 그 곳은 놀란의 세계와 다른 곳이었고, 갈라진 '제작사가 인정한 또다른 정통의 세계관'이다. 잭 스나이더가 결과적으로 성공하든 실패하든 후속편 [배트맨 vs 수퍼맨]은 놀란의 비전과 다름을 더욱 확실히 할 것이다.

 

 

벤 애플렉은 DC코믹스의 역사 안 배트맨 캐릭터 계보에서 또 한번 이름을 새길 것이다. 마이클 키튼과 크리스찬 베일의 위치만큼 기억되면 좋겠지만, 발 킬머처럼 흐릿해질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을 장담할 수 없기에 필요 이상의 비난과 우려는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앞으로의 [저스티스 리그] 등의 프로젝트에 연출을 맡는 쪽이 배트맨역 보다는 더 어울리지 않겠냐는 의견도 내보인다. [타운], [아르고]로 보인 연출력 정도는 믿는다는 이야길 것이다. 글쎄? 마크 웹은 [500일의 썸머]로 주목받았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낙점 받았다. 결과는 아직은 절반 정도의 성공이었다. 결국 이게 이거고 저게 저거다 확 등호를 그을 수 만은 없다는게 현실인 듯 하다.

 



 

p.s : 이상한 아이러니 - 벤 애플렉은 아메리칸 드림의 몰락이라는 흔한(?) 소재를 다룬 영화 [헐리우드랜드]에서 수퍼맨 TV 시리즈의 주연, 즉 수퍼맨을 연기하는 조지 리브스 역으로 분한 바 있다. [1308228]





+ 웹진 다:시 게재 : http://daasi.net/?p=1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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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2. 7. 19. 22:02



[비긴즈]의 고담은 팔코네 가문을 위시한 갱단의 부글대는 소굴이자, 정의의 이름으로 정화시켜야 할 대상이었다. [다크 나이트]의 고담은 기존 갱단 간의 질서는 물론이거니와, 브루스 웨인의 정의와 신념 자체를 위기에 봉착케 하는 조커의 등장으로 혼돈의 공간이 된다. 그럼 뒤이어 더 덧붙일 이야기가 있을까? 있었다. 정의의 상징체를 앞세우고, 불의의 이름을  배트맨이 뒤집어쓴 오해의 시간 8년이 흘러간다. 겉으론 평화로워 보이는 고담시와 볼폼 없어진 브루스 웨인의 육체는 대비된다. 그리고 최악의 위기는 찾아온다.


조커의 목적은 혼란이었고, 추동의 에너지는 유희였다. 베인의 목적은 보다 선명하고, 추동의 에너지는 순정이었다. 무엇보다 그는 도덕성을 시험하지 않는다. 시신용 부하를 자리에서 즉석해서 선정해 공중에서 떨구고, 수천만 단위의 희생이 정화라는 이름으로 행해져야 한다는 신념을 탄탄한 육체 안에 품고 있다. [나이트폴] 단행본에서처럼 배트맨의 허리를 박살내고, [비긴즈]에서 라스 알굴 일당이 미처 못다한 소명을 완성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3부작을 품는 한편의 성스러운 의식이 된다.


그 안에는 '두려움을 인지하라'([비긴즈])에서부터 '죽음 아니면, 추방' 같은 동전의 양면 같은 급박한 판단의 필요([다크 나이트]) 같은 요소까지 망라한 익숙함으로 나열되어 있다. 그리고 중반이 지나면 예의 놀런 특유의 클라이막스에 이은 클라이막스, 그리고 또 클라이막스의 연출이 빛을 발한다. 그러나 그 과정은 바쁘기 그지 없는 것이어서 필요한 몇몇 설명을 빼먹는 듯 하다. 영화를 관람하는 자체가 현장에서 노출된 투혼을 간접체험하는 듯, 브루스 웨인은 회복하기 바쁘고 존 블레이크는 정보를 수집하고 총을 들고... 그리고 경찰들은 군중이 되고, 루시어스 폭스는 지하에서 기회를 노리고, 제임스 고든은 여전히 꿋꿋하게,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다. (셀리나 카일만이 확실한 입장 표명 대신 갈등을 하며)보는 우리도 급박해진다.


그리고 놀런이 보여주는 3부작의 종극은 동의할 수 있는 지혜와 고민으로 가득차 있다. 브루스 웨인은 '원년' 이후 그를 내내 괴롭혔던 두려움과 정의라는 강박적인 명분, 고담시에 그가 바치려 했던 투신의 흔적, 모든 걸 쏟아부어 극적으로 해내고 남은 자들은 파편화된 그의 흔적과 책임들을 이어받는다. 한스 짐머의 음악이 시종일관 영화를 채우고 객석은 또 박수 세례. 이렇게 3부작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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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0. 7. 22. 10:48
꿈이라는 소재라는 점에서, 이것이 매체상 객석 예술이라는 점에서 본의 아니게 밴드명 드림 씨어터를 떠올렸다. 올라간 이미지는 모두 네이버 영화 제공이며, 하단에 달린 영어 주석은 드림 씨어터의 정규 앨범 타이틀들임을 밝힌다.

[Scenes From A Memory]

아내와의 관계, 아내와의 과거, 아내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시간 진행에 따라 살며시 양파 껍질 속을 보여주는 구조라는 점에서 [메멘토]를 연상한게 사실이었다. 이미 저편에 사라진 기억의 조각을 찾아 절름발이 개인 수사를 하는 가이 피어스의 갑갑함과 이 영화 속 디카프리오의 찌푸린 이맛살은 어느정도 겹쳐 보였다.

Canon | Canon EOS 50D | Manual | Pattern | 1/80sec | F/3.5 | 0.00 EV | 70.0mm | ISO-800 | Off Compulsory | 2009:07:14 16:30:56
[Images And Words]

그러나 크리스토퍼 놀란은 당시보다 더 늘어난 예산과 네다섯겹 껍질의 구조로 [인셉션]을 감싸 안는다. 좀더 야심이 붙었고, 기억이라는 키워드에 평론가들에겐 정신분석학 '옛다 드슈' 떡밥과 관객들에겐 영상 매체의 제한없는 상상력이라는 게임을 선사한다.(설원 장면에서 나는 괜히 [모던 워페어] 게임이 떠올랐다. 어쩔 수 없었다.)

[Falling Into Infinity]

그로 인해 필요한 부분만 박힌 CG와 여전히 현실의 바삭함을 닮은 리얼리티와 '정직하게' 찍는 액션씬으로 설계된 풍경들이 펼쳐진다. 어떤 것들은 가히 신천지에 가깝고, 어떤 것은 [배트맨 비긴스]를 닮아있다. 설명조에 다소 지치고([인썸니아]의 피로감을 연상하게 한다) 껍질 마다의 사연에 벅참을 동시에 느끼는데, 어느새 종착역에 닿으면 무릎을 친다. 맙소사. 이 영화 사실 중반부부터 내내 클라이막스였다. 아찔하다.

[Six Degrees Of Inner Turbulence]

팬들은 조셉 고든 래빗이 무중력 상태에서 사람들을 얼기설기 묶는 장면에서 귀여움을 참지 못할 것이다. 톰 베린저가 그렇게 나이를 먹어 버렸음을 알게 되고, 킬리언 머피에겐 역시 어둠이 어울린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여전히 배트맨 3번째편에도 허수아비로 나와주길) 앨런 페이지의 토템은 구르지 않았다.

[Awake]

암전. 당신이 생각하는 결말이 무엇인지 엔딩 크레딧의 트랙은 되묻는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집요하게 구축한 미로 - 일부는 에셔에 영향을 받은 듯한 - 엔 입구는 있되 출구는... 당신은 저것이 출구하고 생각하는가. 혹시 당신은 미로를 계속 맴도는 것은 아닌가. 당신이 나간 출구 바깥엔 태양이 있었는가. 혹시 그 태양은 [매트릭스 레볼루션]의 마지막에 나왔던 그것이 아닌가. 당신은 옳은가. 옳은 생각을 하고 있는가.

이 무시무시한 게임의 질문. 아무래도 한번 더 봐야 겠다. 당장에 오늘 내가 꿀 꿈엔 어떤 억압이 귀환하고 습격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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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버섯돌이] 2010.07.22 17:25 신고  Addr  Edit/Del  Reply

    설원에서 모던워페어2. 바로 생각났어요. =ㅂ=;;;

  2. BlogIcon 컬러링 2010.07.23 00:56 신고  Addr  Edit/Del  Reply

    보고 싶던 영화라 일단 대충 사진만 보고 내렸습니다 ^^:
    재미 있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