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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 이렇게 3주간의 여정이 끝났다. 도합 12시간여일 것이다. 나 원. - 왕의 귀환 같은 경우는 확장판치고도 가장 많은 시간이 추가된 덕에 아예 오리지널을 보던 당시와 관람의 리듬감 자체가 달라진 듯하다. - 결국 마지막 항구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 정말 동문회 같은 작품이었다. - 21세기초 이렇게 이르게 우리는 클래식을 얻은 듯하다.
- 두 개의 탑은 기억하겠지만 분열의 이야기이다. 아라곤 일행은 프로도와 샘의 선택을 마음으로 응원하고, 메리와 피핀의 길을 쫓다 이들이 엔트족과 함께 할 행보를 믿는 대신 로한 왕국과 중간계에 들이닥친 전쟁의 불길에 뛰어든다. 프로도와 샘은 서로 의지하지만 가장 근접하여 반지를 운반하는 이들이기에 골룸과 거친 지형이라는 위험에 직접적인 형태로 노출되어 있다. 메리와 피핀은 그리고... - 이제 자신들이 걷고 뛰는 곳에서 이들 각자는 살아남아야 하고 알게 모르게 중간계의 운명은 이렇게 틀어지고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두 개의 탑은 헐리우드 3부작의 2부처럼 어둡고 기로에 서있고 좌절을 안겨준다. 당연하지만 결말은 그래도 돋는 희망의 작은 씨앗에 의탁하게 되는 구조다. 그리고 음흉한 웃음을 짓는..
결국 3부작의 끝에 닿았다. 사우론의 강성해진 악이 새롭게 창궐한다는 이야기의 기조로 1,2부를 엮더니 더 강조할 필요는 없었는지, 전투에만 집중한다. 부제에 책임을 지는 이야기지만 이럴려고 3부작을 했나 싶기도 하고... 역시 굳이 하려고 했다면 2부작의 몸집이 딱 맞았다. 아무튼 처지는 부분 없이 후다닥 진행하고 끝난다. 예의 배우들에게 예우를 차리는 뭉클한 엔딩 크레딧, 이번에는 다행히 크리스토퍼 리를 누락시키지 않았다! 피터 잭슨은 그래도 [호빗]이 [반지의 제왕] 보다는 아기자기한 이야기임을 잊지 않고 있는 듯 하다. 다행이다. 거대한 전투씬 안에서도 스케일과 처절함 보다는 디테일에 집중하고, 각 인물들의 마무리에 총력을 다 한다. 사랑스러운 트롤들... 아.... 어쨌거나 엘프와 드워프간의 종..
길고도 상세하다. 게다가 반지 3부작의 영상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피터 잭슨 자신에 대한 경애심마저 묻어나 있다. 거기엔 이야기의 얼개를 맞추려는 '프리퀄 만들기'에 대한 - 조지 루카스 뺨치는 - 집착마저 보인다. 그래서 반지 3부작에서 보여주었던, 톨킨 중간계에 대한 뭉클한 애정과 성실함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야심과 여유다. 여전히 중간계(또는 뉴질랜드)는 아름답고, 더 발전한 기술은 현란하다. 책 속의 고블린 집단은 군단이 되었고, 기술 과시는 동화를 어떻게든 '반지 이전'의 위기감을 강조하기 위한 어둠의 색채로 물들인다. 그럼에도 애써 유머를 잃지 않으려는 태도도 여전하다. 물론 그건 다 시간이 넉넉한 탓이다. 아마도 3부작이 아니라 2부작이며, 편당 3시간에 가까운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