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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로널드 럼스펠드와 다큐 감독이 대화로 Versus를 펼친다. 메모광으로 알려진 럼스펠드의 기록에 대해 감독이 묻거나, 몇몇 장면은 럼스펠드가 직접 나래이션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닉슨 시대부터 부시 주니어 시절까지의 미국와 '적들을 향했던 세계 정세'를 되짚는다. 럼스펠드는 의뭉스럽게 빠져 나가거나, 순진하게 몇몇 사실은 몰랐다고 토로하거나 많은 변명도 덧붙이지 않는다. 이게 굉장한 구경거리가 된다. 미국 현대사의 보수강경의 정신적 풍경을 돌아보는 수채화일수도 있고, 발화자의 발화에 대한 발화자 자신의 발화의 덧붙임이라는 점에서 제법 모던한 테마를 지니고 있다.
RSS, 크레이티브 커먼즈 등에 이름을 올리고 IT 역사의 한 줌 전설로 사라진 젊은 천재 에릭 슈워츠의 삶을 새삼 되짚는다. 가족과 동료, 법정 공방에 관여했던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 일부는 인터뷰를 거부하기도 했다 - 어린 시절부터의 그의 사람을 재조합하고, 그의 뜻하지 않은 삶의 마무리까지 차분하게 쫓아간다. 무엇보다 한 IT 천재 젊은이의 삶 속에 뾰죽 튀어나온 선정성 보다는 그가 왜 기술 보다 정치적 언술과 행동에 더욱 힘을 기울였는지 포커스를 맞춘다. 또한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정부와 기업의 정보 과점의 실태를 비판하며, 거대한 힘의 집요함이 끝내는 전도유망한 젊은이의 죽음을 야기했음을 씁쓸히 알린다.
[인디게임 더 무비]를 재밌게 볼 수 있을 사람은 일단 한정적이다. 게임 좋아하세요?라고 물어보면 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 정도가 근간의 엑스박스 라이브나 PSN, 위웨어 등을 통해 다운로드 형식의 준-프로/프로급 아마추어 개발자들이 제공하는 인디게임의 존재를 알 것이다. 그 안에서 생겨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대다수의 관객들이 궁금함을 가지진 않을 것이다. 작품은 기대를 적당히 배신하고(개발 과정에서 벌어지는 작업 프로세스의 드라마는 아무래도 드러나지 않는다), 기대를 채워준다.(대신 개발자들의 실감나는 마음 속을 엿보는데 충실하다.) - 브레이드(Braid)를 통해 메타 평점을 평정하고, 다운로드 수익의 기록을 세운 개발자 조너던 블로우는 성공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작품을 표피적으로만 이해한 평단과..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워싱턴이든 뉴욕이든 영화 로케 장소에 불쑥 찾아오는 존재가 있다. 목에는 헌 라디오를 메고, 이런저런 봉지가 달린 자전거를 끌고오는 그의 이름은 '라디오맨'. 론 하워드, 마틴 스콜세지 같은 감독들조차 그를 알고 있고, 그를 다룬 다큐에선 조지 클루니, 조쉬 브롤린, 조니 뎁, 헬렌 미렌, 메릴 스트립, 로빈 윌리암스, 틸다 스윈튼 등이 흔쾌히 인터뷰에 응한다. 과연 그는 누구인가? 본명은 '크레이그 카스탈'. 하지만 그는 자신의 본명을 좋아하지 않고 자신의 과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노숙자인가? 그럴수도. 하지만 그는 자신의 거처가 있다. 비록 눅눅한 VHS 더미들을 수북히 쌓아두고 쓰레기와 생활 도구들의 구분이 가지 않는 환경이지만 아무튼 분명한(?) 거처가 있다..
EBS국제다큐영화제는 일부 작품은 TV에서 동시에 선보이곤 하는데 어제는 재미난 작품을 보았다. [찢어라! 리믹스 선언]는 다큐하면 연상하는 분위기와 관계없이 즐겁고 흥미롭게 진행되는 작품이었다. 사실상 감독 브렛 게일러가 사용하는 화법은 일정 수준 마이클 무어를 연상케하는 면이 있다. 종이인형 애니메이션과 고전영화/옛날TV 프로그램 다이얼로그 사용, 수치 정보로 관객들의 감정선을 푹 누르는 수법까지... 가령 브렛 게일러는 뮤지션 '걸 토크'가 정말 곡마다 저작권법을 수용해 사용료를 지급하면 얼마나 추산이 될까하는 수치 정보를 차근차근 보여준다.(4*0만 달러가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젊은'(?) 화법은 이 영화가 꺼내는 화두인 지적재산권의 해방과 유연한 사고를 닮아 있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