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제프 벡 로니스콧 클럽 라이브 상영 관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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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벡 로니스콧 클럽 라이브 상영 관람.

trex 2010. 7. 31. 00:03
사진 출처는 무비위크.


뜻하지 않게 온라인 지인분이 좋은 기회를 주셨다. 씨너스 이수의 [제프 벡 로니스콧 라이브] 상영에 나를 동행케 해주셨다. 최근 8월 5일까지인가? 연장 상영도 들어갔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휴가가 시작된 오늘(30일) 저녁 8시 씨너스 이수 상영에 자리를 할 수 있었다. 상영 전 지인분과 대화를 나누며 가슴 아픈 대목 하나.


"요샌 음악취향Y 활동 잘 안하시나봐요."


으흑 왈칵. 나를 게으른 필자라고 부르는건 참을 수 있어도, 나를 게으른 필자라고 부르는건 참을 수 없다! ...가 아니라, 하하 안 그래도 이번달 유독 맘 내키는대로 안되더군요. 주말마다 적는다고 하고선 어느새 월말에 닿았네요. 이번 휴가 기간엔 꼭! 이래뵈도 전 음악취향 안에선 10번째로 부지런한;;


한가지 치명적인 것은 내가 제프 벡에 거의 문외한이라는 점. 심하게 말해서 제프 벡이 기타리스트라는 것 정도 아는 수준?!(...) 이런 나여도 괜찮습니까?(...) 아무튼 착석하여 경건하게 광고를 보며, 씨너스 이수의 소문난 음향에 대해 조그만 기대감도 가져보았다.


로니스콧 클럽은 영국의 유서깊은 재즈 클럽이라고 한다. 제프 벡을 필두로 '머리 벗겨진 휴 로리 계열 외모의' 드러머 비니 콜라우타, '귀여운데 건방지게 천재라뉘!' 베이시스트 탈 윌켄펠트, '스팅과도 함께 한다는' 키보디스트 제이슨 리벨로가 무대에 올라 찬찬히 자신들의 악기를 다듬고 두드리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가와 한 무대 위에서 긴장한듯, 그러나 충분히 즐기며 에너지를 주고받는 탈 윌켄펠트의 고무된 표정이 제법 볼만했다. 그와 더불어 무대가 진행될수록 콧등에 맺힌 땀방울의 제프 벡 자체가 이 영상의 핵심이었다. 교체하지 않고 펜더 한대로만 펼쳐지는 그의 다채로운 붓터치(감히 이렇게 적고픈)는 예술이었다. 멘트는 거의 없이.


너무 몰입하다 2분 졸았다;;


조스 스톤, 이모겐 힙 등의 보컬리스트가 나같은 바보 관객들을 환기시키곤 했다. 아무래도 이런 영상 특유의 공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관객들이 있게 마련. 일부는 퇴장하기도 했는데, 또 한편으로는 상영 중반부터는 한곡 한곡이 끝날 때부터 박수가 터져나와 영상과 객석의 간극은 흐뭇하게 좁혀지기도 했다.


본 무대의 실질적인 마지막 넘버는 비틀즈 커버 'Day In The Life'였는데(와 드디어 아는 곡이다!), 여기서부터 나도 자잘한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영상의 가장 클라이맥스이기도 한 앵콜 무대의 에릭 클랩턴의 둥장.(턱살에서 동질감이...) 'Little Brown Bird'와 'You Need Love'로 연신 서로간의 기타로 대화를 나누는 부분에서 제법 뭉클했습니다. 더불어 클랩턴에게 벡을 뺏긴(...) 탈 윌켄펠트는 두 거장을 받춰주기 위해 미소가 싹 가신 상태로 연주에 몰두하더군.


그리고 연신 관객들에게 사람 좋은 미소로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는 제프 벡의 막바지 연주와 인사로 1시간 30분이 훌쩍 넘는 공연은 막을 내렸다. 어리숙한 관객은 그제서야 맛을 깨달을려다, 내공 부족을 느끼며 자리를 나섰다. 그래도 밀착된 기타의 몸체와 줄을 조련하던 그 몸짓들은 한동안 기억에 넣어 두겠습니다.


제프 벡 로니스콧 라이브 씨네 사운드 버전
감독 스튜어트 왓츠 (2008 / 영국)
출연 제프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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