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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순을 지지한다 : 그리고 [투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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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순을 지지한다 : 그리고 [투혼]

trex 2010. 10. 22. 10:44
양영순을 지지한다. [1001]를 위시하여 결말조차 기억이 안 나는 [삼반이조], 그리고 [란의 공식], 불명예스러운 [플루타크 영웅전]과 [라미레코드] 등의 연재 중단에도 불구하고 그를 지지하는 것은 그림체의 힘이라는 이유다. 사실상 양영순의 작품도 이젠 슬슬 우라사와 나오키의 근작들처럼 어떤 일정한 패턴이 보인다. 나락과 바닥 -> 목숨을 건 명제의 발견 -> 추리 -> 왈칵 눈물샘을 자극하는 귀결과 속사정들 -> 에필로그, 이런 일련의 에피소드식 구성이 조금씩 지치기는 한다. 그럼에도 쌓아올리는 연출력과 한 방에 사람의 정서를 건드리는 그림의 힘은 여전하다. 그래서 양영순을 믿는다. 문득 근황이 궁금하여 뉴스를 조회하니 이런 엉뚱한 그림이 나왔다.

[이미지출처 - 게임메카]

그림 좀 그린다는 우리네 만화가들이 불황의 위기 속에서 한번쯤 겪는 과정일까.(고병규, 이태행...) 그 역시도 게임 캐릭터 디자인/일러스트 원안을 맡은 적이 있었구나. 제목은 [투혼]이고, 숱한 게임 타이틀이 그러하듯 현재 서비스 중단이라고 한다. 

강조점이 확실한 기이하고 윤기나는 그림체, 예의 그 양영순의 특기가 잘 살아있다. 어디 가도 부럽지 않은 센스인데, 게임을 잘못 만난 듯 하구나. 하긴 게임 잘 만나기가 더 힘든 일이겠지.


이 그림들은 일러스트를 바탕으로 카툰 랜더링 이런 기법을 적용한 컷인 듯 하다. 차세대 콘솔 게임기가 날뛰는 작금에 뒤늦게 발굴되어서 격투 게임으로 다시 거듭날 수는 없을까? 허허 아깝다.

현재 연재중인 [덴마](또는 순정남 이델)의 무사 연재를 기원하며, 또 마우스를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