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머니볼] 본문

영화보고감상정리

[머니볼]

trex 2011. 12. 5. 14:10



공은 인생 같아서 어디로 구를지 모른다고 하지만, [머니볼]에선 사정없는 듯 하다. 오히려 홈구장 무대가 아닌 사무실에서의 전화 몇 통으로 야구에 인생을 저당한 선수들은 팔려나거나, 비행기표를 받고 곧장 이직을 한다. 돈을 업어오거나 끼워 맞춰서 도매급으로 오거나. 인정머리 없다. 황망하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음을 알고 사무실 바깥으로 바로 나가는 선수도 있지만, 그동안 홈구장에서 씨를 뿌린 정을 단박에 잘라내야 함을 알고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퇴장하기도 한다.


영화는 그 인정머리없음에 초점을 맞춘다. 그 인정머리라곤 눈꼽만치도 없는 결정을 내리는 집행자가 실은 구장의 경기를 1분도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없는 연약한 심성의 소유자라는 점. 마지막에 인간적인 결정을 내리는 그 사람의 변화의 바탕엔 실은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수식과 공식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는 점. 이런 아이러니가 있다.


깡깡거리는 소리를 내며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 행진이나 파괴력 있는 투구의 향연은 없지만, 그들의 성공을 상징하며 매듭짓는 경기 장면이 있다. 사실 그보다도 포커스를 맞추는 것은 결국은 거대한 자금력에 반하는 효용성 있는 자금 운용에 대한 흐릿한 믿음과 그에 깃든 - 덜 간지러운 - 휴머니즘 예찬이다. 야구 강국에 걸맞는 그럴싸한 소품이랄까.

머니볼
감독 베넷 밀러 (2011 / 미국)
출연 브래드 피트
상세보기

 

'영화보고감상정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해 동안 본 영화들.  (0) 2011.12.10
[50/50]  (0) 2011.11.27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0) 2011.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