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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메테우스] 1차 관람기?

trex 2012. 6. 7. 22:15


리들리 스콧의 [에일리언] 1편이 개봉하고 난 뒤 H.R.R.기거의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통로를 자궁, 들어가는 사람들을 정자, 페이스 허거와의 불행한 조우가 착상이 된다는 성적 메타포로 영화를 설명한 이들이 많았다. [프로메테우스]는 [에일리언]의 프리퀄인가? 그걸 떠나서 아무튼 리들리 스콧은 아예 비유로써의 임신이 아닌 영화 역사상 인상적인 임신 장면을 대놓고 넣었다. 프리퀄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이건 다소 헐렁한 프리퀄이다. 기대할 수 있는 것도 나오지만, 그것에 굳이 얽메이지도 않는다. 멍청한 조지 루카스의 길을 밟지 않기 위함이었을까.


영화의 초반은 사실 명백한 스탠리 큐브릭에 대한 의식이다. 들킬 듯 말 듯한 이 의식보다 대놓고 헌사의 의미를 바친 것은 데이빗 린의 [아라비아의 로렌스]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신경쓰이는 사람은 스필버그다. 리들리 스콧은 신경조차 쓰지 않겠지만, 스필버그는 적잖이 이 영화의 어떤 부분들은 자기의 손으로 만들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초중반은 풍성하다. 근래 들어 가장 묵직하고 진지하게 CG를 쓴 영화일 것이다. 매혹적인 불행과 접촉하기 위해 먼 우주로 무게잡는 인간 군상들이 길을 떠난다. 거기서 예상대로 끈적한 진행과 물컹한 무엇들을 만나게 된다.


후반부는 우왕좌왕이다. 그럼에도 영화 전체의 매력은 거부하긴 힘들다. '엔지니어로서의 그들'에게 부여된 신성의 비밀과 진취적인 OST에 실린 주인공의 선택은 말도 안되는게 사실인데, 어쩔 수 없이 궁금하다.(후속편이 나온다면, 굳이 그 주인공의 여정을 카메라가 따라가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무래도 '재수없는 파트너'의 존재가 신경이 쓰인다!) 그 무엇보다도 마지막의 '그것'을 보고 가슴이 뛰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짐작컨대 리들리 스콧은 자신이 만든 1편과의 헐렁한 연계에 그렇게 천착하지 않은 것도 사실인데, 더 중요한건 2,3,4편의 에일리언 세계와의 연관성 같은건 애초부터 가능성 자체를 닫은게 분명하다. 여왕 따위는 그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기원과 '접촉'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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