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다크 나이트 라이즈] 1차 관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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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 라이즈] 1차 관람.

trex 2012. 7. 19. 22:02



[비긴즈]의 고담은 팔코네 가문을 위시한 갱단의 부글대는 소굴이자, 정의의 이름으로 정화시켜야 할 대상이었다. [다크 나이트]의 고담은 기존 갱단 간의 질서는 물론이거니와, 브루스 웨인의 정의와 신념 자체를 위기에 봉착케 하는 조커의 등장으로 혼돈의 공간이 된다. 그럼 뒤이어 더 덧붙일 이야기가 있을까? 있었다. 정의의 상징체를 앞세우고, 불의의 이름을  배트맨이 뒤집어쓴 오해의 시간 8년이 흘러간다. 겉으론 평화로워 보이는 고담시와 볼폼 없어진 브루스 웨인의 육체는 대비된다. 그리고 최악의 위기는 찾아온다.


조커의 목적은 혼란이었고, 추동의 에너지는 유희였다. 베인의 목적은 보다 선명하고, 추동의 에너지는 순정이었다. 무엇보다 그는 도덕성을 시험하지 않는다. 시신용 부하를 자리에서 즉석해서 선정해 공중에서 떨구고, 수천만 단위의 희생이 정화라는 이름으로 행해져야 한다는 신념을 탄탄한 육체 안에 품고 있다. [나이트폴] 단행본에서처럼 배트맨의 허리를 박살내고, [비긴즈]에서 라스 알굴 일당이 미처 못다한 소명을 완성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3부작을 품는 한편의 성스러운 의식이 된다.


그 안에는 '두려움을 인지하라'([비긴즈])에서부터 '죽음 아니면, 추방' 같은 동전의 양면 같은 급박한 판단의 필요([다크 나이트]) 같은 요소까지 망라한 익숙함으로 나열되어 있다. 그리고 중반이 지나면 예의 놀런 특유의 클라이막스에 이은 클라이막스, 그리고 또 클라이막스의 연출이 빛을 발한다. 그러나 그 과정은 바쁘기 그지 없는 것이어서 필요한 몇몇 설명을 빼먹는 듯 하다. 영화를 관람하는 자체가 현장에서 노출된 투혼을 간접체험하는 듯, 브루스 웨인은 회복하기 바쁘고 존 블레이크는 정보를 수집하고 총을 들고... 그리고 경찰들은 군중이 되고, 루시어스 폭스는 지하에서 기회를 노리고, 제임스 고든은 여전히 꿋꿋하게,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다. (셀리나 카일만이 확실한 입장 표명 대신 갈등을 하며)보는 우리도 급박해진다.


그리고 놀런이 보여주는 3부작의 종극은 동의할 수 있는 지혜와 고민으로 가득차 있다. 브루스 웨인은 '원년' 이후 그를 내내 괴롭혔던 두려움과 정의라는 강박적인 명분, 고담시에 그가 바치려 했던 투신의 흔적, 모든 걸 쏟아부어 극적으로 해내고 남은 자들은 파편화된 그의 흔적과 책임들을 이어받는다. 한스 짐머의 음악이 시종일관 영화를 채우고 객석은 또 박수 세례. 이렇게 3부작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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