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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취향Y Ballad Best 100위 바깥에서 : 개인의 다섯 곡.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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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취향Y Ballad Best 100위 바깥에서 : 개인의 다섯 곡.

trex 2013. 2. 27. 22:02

결산이 마무리 되었다. 보시는 입장에서도 재미도 있었을 것이고, 생각의 차이를 보실 수 있었을 것이다. 참가한 입장에서 어땠냐 궁금하실 분들은 많진 않겠지만, 마찬가지라고 답하겠다. 재미도 있었고, 머리도 아팠고, 각자가 지닌 취향의 차이도 (언제나 그랬듯이)발견하였다. 



보너스 트랙들도 예정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2월 안에는 이 결산에 대한 의식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그러니까 이것은 개인의 다섯 곡이다. 결산 100위권 안에 들어가지 못한 것이 너무 서운해서는 절대 아니고, 이 참에 밝히는 추가적인 취향의 피력 더하기일 뿐이다. 그리고 어쩌면 결산 100위권에 등재된 해당 음악인들의 곡을 향한 '대안' 제안(?)이기도 하다.




이문세 '끝의 시작' : 5집 - 이문세5 (1988, 킹)



"비는 내리고, 소나기 되어 하늘을 찢을 듯 한데" / '그녀의 웃음소리뿐'의 힘과 길이엔 당하진 못하겠지만, 당장이라도 억수같은 빗방울이 참담한 내 심경을 끼얹을 듯한 실감을 준다. 이문세와 이영훈의 조합은 6집의 모색과 7집의 '옛사랑'의 성공으로 이어지기야 하겠지만, 내게 이 곡은 실질적으로 두 사람이 안겨준 마지막 감동의 순간이었다. 이 곡만한 것을 더 찾기보단 애정을 이 시점에서 박제하기에 이르렀다. 




넥스트 'The Dreamer' : 2집 - The Return Of N.Ex.T Part 1 : The Being (1994, 대영에이브이)



"이제는 이해할 것도 같다며, 나의 길을 가라 했었지." / 'Here I Stand For You'가 세상에 나오긴 전엔 이 곡이 먼저 버티고 있었다. 철학 흉내를 내는 가사들은 이 곡에서도 도사리고 있지만, 사실 더욱 도드라지는 것은 남성 화자의 풋내나는 가오다. 한 땐 이 가오를 굉장히 진지하게 흡수하고 이 세상에 다시 없을 그럴싸한 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지금 시점에서 후회는 별로 안 하고 있다.




조규찬 '해빙' : 6집 - 해빙 (2001, 유니버셜뮤직)



"넌 내 모두를 다 주고픈 한 사람인거야." / 아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조규찬은 해놓은 것들에 비해 언제나 결산 성격의 쓰레드들에서 재미를 못 보는 사람이다. 할 줄 아는게 많고, 앞으로도 할 것이 많다고 기대되는 사람들만의 비애랄까. 음반 『해빙』 역시 어떻게 정리해서 남에게 소개해야할지 모를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표제작의 설득력은 대단했다. 30대에도 모태솔로려니 마음의 다짐을 하던 시기였는데 가사는 너무 잘 박혔다.




박정현 '미아' : 5집 - On & On (2005, T Entertainment)



"날 부르는 목소리. 날 향해 뛰던 너의 모습이 살아오는 듯" / '꿈에'의 영광(?)을 재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4집 같은 작품 다시는 나오기 힘들 것이다. 이렇게 평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박정현이 앞으로 어떤 작품을 내든지간에 그 음반은 4집의 자욱한 그림자 아래에 있을 팔자다. 5집은 그래도 그 그림자의 길이가 짧은 편이다. 어느정도 근친성도 있다. 아무튼 이 곡은 윤종신의 가사가 너무 슬펐다. 어떤 골목길에서도 상기될 감정이다.




이승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 9집 - Hwantastic (2006, 구름물고기)



"너만의 나이길. 우리만의 약속. 그 약속을 지켜 줄 내 사랑." / 혹시나 또는 글쎄다 하는 갸우뚱거림을 단박에 부수는 것은 음악인들이 우매한 청자인 나를 일깨우는 순간이다. 그래서 믿음은 계속 된다. 믿음을 다지게 만든 곡. [13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