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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trex 2016. 5. 2. 17:55

현실화되진 못했던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배트맨 : 이어 원]은 같은 제목의 프랭크 밀러의 코믹스를 고스란히 옮긴 작품이었을까? 꼭 그렇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제목을 보자면 배트맨의 탄생과 타락한 도시 고담의 일원들에 대한 전사를 밝히는 이야기의 맥은 비슷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 확인할 도리는 없고, 어쩌면 그런 흔적들은 엉뚱하게도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비긴즈]에서 일부 역할을 수행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시빌 워의 이슈도 마찬가지다. 분열과 갈등, 이 맥락을 취하고 현실적으로 부족한 배역진과 제작비, 규모(및 분산되는 내러티브)의 한계는 이런 방식으로 수렴되는게 아닐까. 물론 비판의 맥락은 동감한다. 명분을 둘러싼 입장 차이는 결국 갈등을 조장하는 핵심 세력이 개인적인 원한으로 인한 '소폭의 아수라장'으로 귀결된다. 이 방향이 맘에 들지 않을 수 있고, 기대이하일수도 있다. 해당 코믹스의 거대 이벤트의 영상화에 대해 수년간 기다려온 이들의 실망감도 클 것이다. 



하지만 그 코믹스의 거대 이벤트가 걸작이라는 일부 팬층의 전제에 대해 애초부터 긍정하지 않고, 영상화에 대해선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끔찍한 예시보다 훨씬 견딜 수 있었다. 아르님 졸라 박사에 대한 캐릭터 처리 시점부터 환호할 생각을 접었던, [윈터 솔져] 보다 이 쪽이 내 취향이었고. 투입된다 힘들 것이다 우왕좌왕의 과정을 겪었던 블랙 팬서와 스파이더맨의 경우도 흡족한 편이다. 물론 전자에 대한 이야기 처리방식이 후자보다는 훨씬 매끄러운 편이다.



한 두명의 감독이 아닌 수많은 이들의 때를 탔음에도 캐릭터들의 매력과 본연의 성격을 잘 견지해 온 것은 MCU의 미덕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의 대다수 배역들은 다소 기계적이고 얄팍해 보이긴 해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같은 배우들이 기둥처럼 버티고 있고, 대다수의 남성 캐릭터들을 쓸어주는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같은 캐릭터들이 있기에 우리가 버틸 수 있었던 듯하다. 늦게 합류해도 아랑곳없이 잘해내는 앤트맨(폴 러드) 등은 말할 나위가 없고.



+ 인피니티 워, 즉 타노스 관련 서사를 향해 가는 조립은 제법 헐거운 편이다.(비전 부분에서 살짝 흘리는 정도) 그런데 정작 이 영화를 만든 루소 형제들이 앞으로 그 조립을 완성해야 한다는 책무감으로 버거울 것이라고 생각하니 묘한 감정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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