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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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곡성]

trex 2016. 5. 18. 12:10

종교적 텍스트에 대해서 친숙하고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면, 조금 더 풍부하게 보였을 공산이 컸다.(이전 작품 중 [추격자]의 어떤 요소들도 그런 부분이 다분했다) 그럼에도 몇몇 부분 뿌린 개그라고 해야할지 머쓱한 부분들은 [차우]보다 안 좋았고 - 일단 웃기지 않았다 - 이것이 [황해]를 만든 사람의 작품인가 싶을 정도로 초반의 편집은 딱딱 끊어지는 불편함이 느껴졌다.



물론 끝까지 몰입하게 하는, 무엇보다 관람 후 다음날에 되려 짙은 인장을 남기는 그 집요한 연출은 여전히 출중하다. 여기에 지옥의 문이 개방되는 곡성의 풍광을 담은 로케의 힘은 크다. 선과 악의 모호한 자리를 오가는 배우들에겐 사투가 느껴지고, 가파른 산길을 올랐을 기술진들을 생각하면 여러 풍문과 얽혀 복잡해지는 심산이다. 



하지만 이 생경하고도 심각한 이야기에 대한 설득력에 대해선 내겐 공감할 여지가 많진 않았다. 이야기가 정리되고 최종장에 이르는, 가령 '놀이공원' 장면의 한국적인 톤은 감독이 등장인물 가족에 대해 내리는 입장임을 이해하면서도 삼키기 힘들었다. 생각보다 훨씬 무섭지 않았고, 비난투성이로 대접받기엔 좀 억울할 구석은 있었겠다. 아무튼 [황해]의 가차없음이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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