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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아가씨]

trex 2016. 6. 6. 15:01

간만에 모국의 영화로 돌아온 박찬욱의 작품을 보는 감상이란, 이런 것이었다. 그렇다. 박찬욱은 영화를 참 재밌게 만든다. 남들이 이렇게 만들었다면 툭툭 끊어진다고 불평을 했을 대목도 박찬욱이 만드니 날렵하게 보인다. 특히 1부가 그렇다. 영화 전반이 일본이라는 거북하고도 실은 매혹적인 기호에 대한 애착으로 가득하다. 그 안엔 조소도 있지만, 충실하고도 정성스럽다. 이해영 감독의 [경성학교] 같은 영화들이 닿지 못한 곳에 박찬욱은 집착적인 태도로 닿는다. 당연하겠지.



그런데 영화에 대한 호의 태도가 무너지는 대목은 3부다. 1부를 장악하면서도, 결국엔 박찬욱 내러티브의 속임수의 희생자였던 김태리(타마코, 숙희)는 고작 정신병동 - 그래 전작이 상기되겠지. 이건 누구나 하는 소리 - 안에서 고함 한번 지르고 김민희를 졸졸 따라다니기 바쁘다가 섹스를 하고 입에 방울을 물고 방울을 '탁월한' 성기에 집어넣고... 그뿐이다. 그렇다. 이야기의 패는 모두 자연스럽게 김민희 쪽이 쥐고 있다. 그러니까 2부도 가능하고 3부의 '좆대가리'들의 몰락도 필연적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이건 다소 부당해 보인다. 



"내 인생을 망치러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라는 인상적인 수사를 뒤집어썼음에도 김태리 쪽의 입지는 3부에서 눈에 띄게 위축된다. 이 균형감은 아슬아슬함도 아닌 한쪽의 일방적인 것이며, 3부의 귀결은 물론 이어지는 엔딩 크레딧의 노래조차 따분하게 들리게한다. 감독은 '아가씨'라는 영화의 제목을 애써 영화 도입부에 배치하지 않고, 의미심장하게 막이 내리는 그 순간에 보여주지만 그조차도 효과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 배운 변태가 변태 장면을 찍으면 별로인 아이러니한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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