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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퍼리(Periphery) : III Select Difficulty 투어 2017 in 서울

trex 2017. 2. 20. 16:47

일단 밴드명이 여러가지로 불리는 팀이라... 그래서 본 서울 투어의 주최측 표기를 따르기로 한다. 마침 내가 자주 발음하는 표기이긴 하다. 페리퍼리. 그래 페리퍼리가 한국에 왔다.



젠트(djent)를 위시해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유려함과 드라마틱, 메탈코어의 맹렬함을 배합한 밴드 페리퍼리가 한국에 높지 않은 판매고(와 더불어 그나마 디스코그래피 전체가 한국에 정식 발매되지도 않았다)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찾아왔다. 이건 놓칠 수 없다고 마음 먹은 작년 하반기. 즉각 얼리버드로 예매를 하였다.



막상 공연장인 - 사운드에 관해선 트램폴린 쇼케이스 때부터 믿음이 갔다. 다행이지 뭔가 - 웨스트브릿지에 도착하니 아차 싶었다. 이 젊은 분위기는 뭐지. 최근 2,3년간 찾아갔던 해머링이나 메써드 공연장의 계층과 옷차림과 다르다! 페리퍼리의 음악을 흡수하고 향유하는 계층이 이렇게 다르구나 실감을 하였다. 메슈가가 왔다면 한층 다른 양상의 팬층이었을텐데...



후회할 시간이 없다. 그런걸 따질 새가 없지요. 공연장 앞 구석에 자리잡고 기다리고, 당일날 고지한 6시 30분에서 7시로의 공연 시작 시간 이동이 자연스러운 일이었으나 7시 이전에 오프닝 밴드가 등장하였다.





데이 오브 모닝(Day of Mourning). 노이지의 베이스를 맡고 있는 분의 등장으로 친숙함도 있었고, 무엇보다 정규작 하나 있어야 할 팀 아닌가 했는데 여러모로 반가웠다. 그런데 너무 안타깝게도 사운드가 이런저런 이유로 제대로 세팅이 안 되었는지 내내 뭉치고 뭉개지는 사운드로 일관되어 있었다. 공연 자체의 내용물과 박력은 이루 말할 나위 없었는데, 사운드가 더욱 아쉬운 순간이었다.




오프닝 무대가 끝나고 긴 대기 시간을 안겨준 페리퍼리. 걱정하던 사운드가 그래도 잡히지 않을까 기대를 주기도 하였다. 실제로 각 파트별로 섬세한 세팅이 있었고, 7시 36분이 지나서야 본 무대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본 공연은 아주 근사했습니다. 사운드가 잡히고 각 파트가 생생했다. 웹진 지인의 평가대로 평소 유튜브에 간혹 올라오는 영상 보면 뭔가 응집이 안되었다 싶은 평가에 동의했던 밴드였는데, 이 날은 제법 이상적이었다. 공연 전 며칠간 복습하며 상상한 순간들이 눈 앞에 충실히 재현되는 기분.




정말 브이넥을 좋아하는 맷. 공연이 마무리 되는 시간까지 친절함으로 무장한 마크, 그리고 이 마크와 제이크의 7,8현 기타를 눈 앞에 보고 듣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내가 보는 시선 기준으로는 간간히 등장해서 더욱 반가웠던 만수르. 깨깨깨...하며 간혹 웃는 스펜서 등은 기타 3인조라는 과욕의 편성을 수려하게 과시하였다. 하지만 애덤은 오지 않았다. 내가 애덤이라고 착각한 대상은 내 작은 키의 한계 너머로 보였던 그냥 크루나 엔지니어였어. 어디 숨은지 알았지요.



애덤은 작년부터 투어에 합류하지 못한다고 한 모양이다. 결혼 후 개인 생활, 엔지니어로서의 일정 누적, 사이드 프로젝트 등등의 사유라는 말이 많았다. 아무래도 이번 공연의 아쉬운 지점은 총 런닝타임 보다 베이스의 MR이랄까.



총 1시간 10분을 조금 넘기는 구성이었을 것이다. 7시 36분부터 시작해 8시 50분이 되기 전 마무리니까. 금전적 대비 시간 부여의 만족도라는 관점은 별 상관이 없을 정도로 난 만족했지만, - 또는 예상했지만 - 선물받듯 2-30곡의 세트리스트로 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공연 향유 계층에겐 어떻게 비춰졌을지 모르겠다. 그건 애초에 나와 상관없는 영역이기도 하니까.



아무튼 내 기억에 의거한 세트리스트인데, 기억 오차를 감안해주기 바란다.




Scarlet

Luck as a Constant

The Way the News Goes...

Marigold

Remain Indoors

The Bad Thing

Flatline

Memento (Haunted Shores cover)

Make Total Destroy


=== 관객들의 one more song  연호 ===


Four Lights(짧게 연주?)

Stranger Things

Lune





Scarlet으로 시작해 Lune으로 마무리되는 구성의 페리퍼리 공연이라니 지금 시점의 페리퍼리 리스너로서 내게 이만큼 더 이상적인 공연은 없다. 더 존재한다고 더 영접할 수 있다면, 앞으로 물론 더 영광이겠지만.



+ 마크를 잘 찍고 싶었지만 사람 같이 나온 것은 제이크의 몫이었다 ㅎㅎㅎ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