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Single Out : 177회차 - 빌리카터, 앗싸 본문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 제도는 어렵고 이상하죠 (링크)
빌리카터 「I Was Born」
로커빌리, 컨츄리, 블루지한 로큰롤 등의 장르로 다채롭지만 일관되게 열정적인 무대 매너와 확고한 성취를 보여준 밴드. 일주일 간격으로 연작 EP를 내놓은 생산성 있는 기획력의 원동이 뭘까 궁금해졌다. 가사의 내용으로 유추할 수 있는, 생명의 태동을 비유하는 듯한 지축을 울리는 거대한 일렉음이 시작되면 이어서 목가적인 넘버와 풍경이 확 펼쳐진다. 세 멤버의 목소리가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제각각 여기저기 박히고, 대지와 풍경을 장악한 햇살 같은 따스한 피아노톤이 인상적일 때 곡은 포크를 닮아가되 이어지는 곡 「새벽의 노래」이 가진 애시드 포크스런 분위기를 예고한다. 그리고 이들이 이번에 만든 연작의 마지막을 담당하는 「사창가에 핀 꽃」이 가진 서슬 퍼런 온정 없는 분위기와 대비를 이루게 된다. 이로써 곡은 개별의 의미를 넘어 밴드에게 있어 ‘I was (Re)Born‘이라는 신호탄으로서의 구실을 수행한다. ★★★★
앗싸 「봘라 : Voilà」
3호선버터플라이에서 언제부턴가 부재해 온 그에게 조심스러운 질문을 던진 네티즌에게 밴드에 대한 응원을 주문하며 짧은 문장을 마무리한 성기완이 떠오른다. 그러기를 1년이 어느샌가 훌쩍 지났고, 이 훵키한 비트의 곡이 우리에게 주어졌다. 달파란이 만졌다고 하니 괜히 믿음이 가는 믹싱과 언어에 대해 자신만의 관점이 확고했던 송라이터의 복귀작이라 기대가 가지 않을 수 없다. 건반 악기의 소리를 내면서도 타악기로서의 태생을 숨기지 않는 발라폰이 가진 특징적인 면모와 무엇보다 프랑스어, 한국어, 의성어, 탄성, 허밍 등의 의미 없어 보이는 듯한 가사언어의 조합을 리듬감으로 의미 있게 구현해 낸 한여름의 보컬이 확 닿는다. 더블유가 웨일을 만난 그 순간이 다시 재래한 듯한 기분도 들고... 첫 인사는 이처럼 흥겹게 들리는데, 과연 성기완이 품고 있는 지정학적인 초월과 통합의 장래는 어떤 것일지 내심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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