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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맨]

trex 2018. 12. 21. 21:15

DC 확장 유니버스의 문제는 [수어사이드 스쿼드], [저스티스 리그] 같은 명백한 실패작들의 목록이 아니라 그들 이후의 방황을 여실하게 노출시켰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배우의 알콜 중독으로 표류하고 만 [배트맨] 시리즈나 갑자기 무기한 연기로 후속편 이야기가 없어진 [맨 오브 스틸] 등 불안감을 부추기는 환경은 과연 ‘저스티스 리그 이후의 개별 프로젝트들은 연장이 가능한가?’라는 생각을 부추긴 셈이다.

그나마 호평을 얻은 [원더우먼]이 후속편으로 미래를 보장받은 덕이라 이 기운받아 [플래쉬(포인트)]도 잘 되길 바라는 팬들의 염원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호재가 굉장히 드문 DC 확장 유니버스의 현재 형편이 그렇다. [아쿠아맨]이 이 시기 가지고 있는 중책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 영화가 차디찬 겨울 계절에 개봉이라니 쓰러질 일이다. 다행히 중국 시장 성격은 괜찮은 모양이고, 히어로물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 판이하게 달라진 한국 시장의 반응도 궁금증의 포인트이다!

참 무난한 완성도이지만, MCU에서 [아쿠아맨]과 제일 닮아있는 [토르] 류의 영화와 달리 확실히 금전의 차이가 눈에 보인다. 잘 만든 우뢰매 같았던 토르와 달리 물 속의 살랑이는 등장인물들의 머리카락까지 CG로 움직임을 만든 [아쿠아맨]의 제작에 들인 정성엔 비할 것이 아니다. 이런 식의 물량공세를 들여 도심 파괴 잔치를 벌어지는 슈퍼맨 무비를 만든 워너-DC의 위상은 이번에도 변함이 없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가장 물량공세가 심했던 시절을 겪은 감독답게 정말 이것저것 넣는 솜씨(그래 그것도 솜씨라면 솜씨겠다) 는 [토르],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반지의 제왕], [아바타] 등을 섞은 온갖 것을 느끼게 만든다.

그리고 전혀 어렵지 않은 인물들의 갈등과 서사는 간단명쾌하기 그지 없다. 그 안에 블랙 만타 같은 시리즈의 인기 빌런을 넣는 양념도 좋다. 이런 빌런(들)이 다음 편에 어떻게 위상을 더 강화할지 보여주는 쿠키도 괜찮은 기대감을 준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독창적이라고 보기 힘든 남성들의 격투 액션에 비해 여성 인물들 - 니콜 키드먼, 엠머 허드 -에게 주어진 액션 씬의 연출이 제법 유니크한 멋을 낸다는 점이다. 최근 이쪽 블럭버스터 씬의 어떤 경향과도 연관이 있어 보였다.

아주 새로운 맛은 없다. 그리고 실상 전체 세계관에 연관된 연계의 욕심도 크지 않아 보인다. 말 그대로의 블럭버스터다. [저스티스 리그]의 공정을 위해 수년간 공을 들이고 거북한 형태로 실패했던 전례가 준 교훈의 결과는 안전빵일수도 있겠다. 그래도 건졌다. 다행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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