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Single Out 274회 - 드린지오, 바비핀스, 손무현 본문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8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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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린지오 「River」
여전히 브리티시 포크의 한국형 적자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번 음반은 묘하게도 (지금은 없어진) 통일호 열차의 차 간 사이의 적적함과 덜컹거림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반복하는 어쿠스틱 기타와 뚜렷한 줄기의 첼로는 서로 교차하며 열차 안에 탑승하기 전의 감기약 같은 최면을 만든다. 형언하기 힘든 애상이 던지는 안식 같은 휴면과 몽롱한 사이키델릭의 중간, 그렇게 보도자료 속의 열차는 덜컹덜컹하며 말 없는 화자를 싣고 간다. + 자주 이용하는 경부선 승객 이용자로서 통일호는 ‘사라진 열차’라는 의미에 가깝다는 의미의 첨언을 더 한다. ★★★☆
바비핀스 「하지 말래」
재간을 부리는 신스 사운드와 날렵하게 꼬아 의도적으로 달리 들리게 부르는 한국어 가사 등은 영락없이 2000년대 이전엔 대학가요제에서 큰 상 받았을, (반대로 2000년대 이후엔 그저 새삼스럽게 들릴) 장치이다. 공교롭게 이 글을 쓰기 이틀 전 ‘의도적인 키치’와 ‘잘 우러나오는 키치’ 같은 주제에 짧은 대화를 동료와 나눈 적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장기하와얼굴들의 전례 등이 떠오르긴 했다. 호방한 보컬 등엔 캠퍼스 팝/록의 기운을 의식적으로 재현하는 장치들이 있었다. + 그리고 오해를 풀자면 음반 전체에서 이런 의식적인 인상을 준 곡은 이 곡만이 유일했다. 음반의 첫 곡으로선 이런 전략이 유효했을지도. ★★☆
손무현 「Patriot」
왜 ‘애국‘이지? 라는 의문은 접기로 했다. 이문세와 이영훈 듀오가 「장군의 동상」(1989)을 만든 게 이미 지난 세기였다. 메시지와 의도는 당시에도 지금이나 추정일 뿐이니, 귀에 들어오는 것은 뚜렷한 도회적 감성의 재즈풍 무드음악이다. 좁은 국토에 말만 많은 이 나라에선 한때 ‘록 변절자’였지만, 지금은 윤상과 더불어 불로장생 음악인일 뿐인 그의 존재다. 마스터4의 동료인 조범진과 함께했고, 수록된 음악들은 근간의 시티팝 유행 일변과도 무관하지 않게 들린다. 감상의 기분에 있어서 그저 창밖 또렷하다가 흐려지는 하루의 일몰이 느껴진다. 한 음악인에 대한 여정의 비유가 아니라, 무르익었음의 또 다른 표현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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