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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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이웃집 야마다군]

trex 2020. 3. 6. 15:18

신문 4컷 만화 시리즈가 지브리의 극장판에 올라온 것이 이례적이고, 그림체 역시 지브리 하면 언뜻 떠올릴 것이 아니다. 저 간략한 그림체와 4컷에 기반한 단순 명쾌한 서사에도 놀랍게도 100% 디지털 작업이라 제작비의 물량은 놀라울 수준이고 그 완성도도 보기와는 다르다. 딱딱 끊어지는 움직임이 아닌 애니메이션 본연의 쾌감과 운동의 활기가 느껴지고, 들려두는 이야긴 언뜻 가족물 [아따맘마]를 연상케도 하는데, 당연히 결과적으로 아주 다른 작품이 되었다. 

참 얄궂게도 지브리 =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등식은 남의 탓을 하기도 힘들 정도로 디렉터 본인의 탓이 크기도 하다. [모노노케 히메] 작품 자체를 넘어서 '살아라'라는 문구는 지브리를 대표하는 일종의 생태주의, 인류학 본연의 상징이 되었고 그 자체가 시대의 아젠다가 되었다. 그 덕분에 [이웃집 야마다 군]의 소박한 가족사 풍경은 축소되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디렉터 타카하타 이사오의 의도는 4컷 만화의 외연을 빌어 말하는 '가족의 탄생과 지속'인 듯하다. 두 남녀가 만나 가족을 형성하고 아이를 낳고 삶을 이어가는 광경에 대한 신화적 서사 빌리기와 대중문화 빌어오기는 가볍게만 보이지 않았다. 물론 최종 귀결은 이성애자 기반의 부권 기반 가족의 탄생과 지속이지만. 

한국이나 일본이나 참으로 '어르신들의 잔소리'를 귀하게 원하는 풍토를 다시금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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