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20. 9. 13. 22:50

[황해], [아수라], [범죄도시] 등에서 한국사회 안 제노포빅을 감수해야 했던 조선족의 영역을 이젠 아예 태국 본토가 감당해야 한다. 국제적인 규모라는 미명으로. 그 떠벌림에 꽤나 어울리는 야심 찬 사운드와 촬영, 음악이 있다. 홍경표가 담은 붉은 하늘, 모그가 담당한 약동적인 음악은 웰메이드를 목표로 한 작품에 어울린다. [신세계]의 후일담을 담당했던 황정민과 이정재의 인연은 악연으로 얄궂은 재회로 피바람을 아끼지 않는 장면을 만들었다, [아저씨]의 유아동 감금과 장기매매의 지옥도는 보다 넓은 무대로 옮겨 아저씨'들 사이의 실력 겨누기로 재현된다.([철혈쌍웅] 등의 홍콩영화 회고 취향이 한국식 유혈 낭자에 기이하게 이식된 것 같이 보인다.) 넓은 무대엔 일본 야쿠자, 태국 범죄 조직도 초청을 받아 총격과 폭탄물이 판치는 춤판에서 주검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감독판이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아주 신이 났다.

감독들이 믿고 쓰는 황정민의 일그러진 마스크 연기가 여기에도 잘 사용되었는데, 이를 두고 근간 그의 연기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의견은 일단 반대. 나 역시도 눈가에 습도 배출을 있었으나, 한편으론 한남 관객들 앞에 [아저씨]가 처음 세상에 공개되었을 때 고양되었던 마음이 뭔지 알 거 같아 눈가 습도 배출의 주인공인 자신의 한심함을 자책하는 계기만. 대척의 영역에 존재한 이정재 쪽의 심각함은 한숨 수준. 터미네이터처럼 등장하는 말없는 무서운 존재감으로서의 위치는 이해가 가고, 차라리 그쪽에서 임무만 잘 수행하면 될 일인데 '내가 짐승 백정 잡다가 사람 백정이 된 라떼는 말이야' 설명 대목은 한숨이... 배우 기량의 한계와 설정 설명의 과잉과 설득 부족에서 결과적으로 균형의 실패였다. 대사 정보의 양이 균등해야 한다는 강박은 벗어나도 좋았을 텐데.

이 아슬아슬한 균형에서 박정민이 제시하는 '대안형 가족'의 탄생은 순진한 구석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흥미롭게 매듭 한 마무리이자 화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그렇고 요새 [존 윅]. [익스트랙션]도 그렇고 '오늘 안에 언제 죽어도 상관없고, 애초부터 삶에 희망 없던 살인 기술자' 서사에 흐르는 허무주의와 많이 죽여도 죄책감 애초에 저버린 오락에 마음이 연속으로 흔들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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