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이터널스] 본문
지금까지, 그리고 최근의 MCU의 동향과도 다소 구분되는 톤 덕에 내겐 독특한 작품으로 기억할 듯하다. 손쉬운 짐작으론 감독 클로이 자오 본인이 전작 [노매드랜드]로 이뤄낸 성취의 후광 덕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터널스]가 품은 넓은 캐스팅의 폭에선 어쨌거나 남다른 인상을 얻긴 했다. 청각장애인 배우의 캐스팅이나 히어로서의 캐릭터성 부여, PC충 언급 등으로 부끄러움 따위 인성의 분리수거를 마친 아해들을 발끈하게 하는 LGBT 부부의 설정 등 어쨌거나 MCU의 안에서도 달라진 시대를 보여준다.
그걸 감안해도 히로시마 언급의 설정은 결과적으론 좀 과하긴 했으나, MCU는 그간 토니 스타크로 대변되는 '기술에 천착한 노예' 설정을 익숙하게 소화해왔으니 이번의 파나토스 역시 낯설지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작품의 이름엔 여러모로 올림푸스의 인물들을 자연히 떠올리게 한다. (아)테나의 경우는 거의 확신 수준이고, 이카(리스), 파(나)토스 등은 어쨌거나 신화학, 여러 인문학도들을 쫑긋하게 할 작명이다. 아닌 게 아니라 인류를 반 가까이 공멸시켰던 은하계의 빌런 이름이 타노스였으니 오죽하겠는가.
MCU에 들어선 클로이 자오의 세계관 빌딩은 어떠한가? 히어로의 외형을 가지고 온 그만의 화법은 일견 친숙하진 않다. 일단 '어셈블'의 종착과 희열을 만들 공정의 노고보다 그는 일단 분열의 구조로 이야길 시작한다. 지구와 인류를 보는 시각 자체가 각자의 입장에 따라 현저히 다를 수밖에 없음을 제시하고, 그들 앞에 놓인 조직 분열과 인류의 운명을 향한 리셋의 위기에서 과연 결속과 단결일까? 관람자들에게 운을 띄운다. 과연 이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이터널스의 이야기는 쿠키 등을 빌려 장대한 연장을 약속하는 듯하다.
아무튼 이 낯선 히어물과의 대면은 아무래도 잭 커비의 탄생으로 가능한 이터널스 코믹스를 21세기에 이어받은 닐 게이먼 버전의 영향력이 있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일종 구성, 인류의 발전과 역사를 보는 시각의 비전을 한층 반영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마블 로고와 함께 시작하는 핑크 플로이드의 [time]의 재생이 준 묘한 감흥도 여느 때와 다르더라. 요약하자면 근래의 정황을 언급하지 않아도 최근 몇 년 사이의 MCU 목록에서 특기할만한 작품이었다.
- SNS에 적은 조각의 타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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