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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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trex 2022. 1. 28. 08:07

할리퀸은 마블로 가득한 세상 안에서 DC가 그나마 숨통을 열며 호흡할 수 있었던 캐릭터였다. 이를 반영하듯, 기존의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이어 [할리퀸 : 버드 오브 프레이]의 스핀오프, 그리고 지금의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등장까지 이르면, 일반적인 팬보이들조차도 이 족보엔 혼돈이 올 듯하다.

마블을 벗어나 워너에서의 '자유'를 얻었다는 제인스 건의 심술은 본작에서 한결 도드라졌는데, R 등급 수준의 낭자한 피와 사망자 행렬은 [데드풀] 등의 동류 작품들을 상회한다. 여기에 제임스 건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과시한 자신의 음악 선곡 취향의 매니악함을 반복하는데, 그 광경은 [아이 토냐], [크루엘라]를 연출한 동시대의 크레이그 질레피스를 연상케도 하는데, 이른바 타란티노식 도취에 빠진 정신적 형제 같기도 하고...

어쨌거나 '더'라는 정관사를 덧붙인 이 안티 히어로 소동극은 다행이도 전작에 비교하면, 한결 개선되었다. 여전히 훌륭한 작품은 아니지만. 인명 경시와 인물들에 대한 존중은 훼손했으되 그 안에서 종결을 향해 질주는 씩씩하다. 남미 독재 국가 안에서 벌어지는 반란과 나치와 현대 미국이 연루된 '스타피쉬 프로젝트 X'의 음모에 관한 스토리는 그냥... 아무래도 상관없다. 인간처럼 언어를 쓰며 이족 보행하는 족제비, 상어 등이 등장하고, 마더 컴플렉스에 시달리는 폭탄 버블을 생성하는 빌런 등 일일이 거론하는 것도 시간 낭비인 오합지졸의 연합과 화면을 가득 채우는 최종 보스 불가사리에 이르면, 그냥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

거창하게는 '런이라도 영웅으로의 성장은 가능하다!'라는 이야기에 가까운 결말에 이르지만, 그저 풍선껌 씹는 유희에 가까운 작품이다. 뭘 대단한걸 바라겠나! 그저 대형 제작사가 그들에 연관된 OTT에서 론칭할 시리즈를 예고하는 쿠키가 있고, 자신들의 IP 스타들을 키울 목적의 영화다. 이런 식의 패턴은 이제 요즘 영화팬들에겐 익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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