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빅나인고고클럽의 3,4월을 위한 글들 (2) - 이글루, 혼즈 본문
이글루 《우리는 빛으로》
무엇보다 음반의 표제작이기도 한 타이틀 싱글이 가진 매력이 만만치 않다. 휘감기는 신스 사운드, 장영은의 천진한 보컬과 쨉쨉한 기타, 이왕동의 브러시 드러밍 등이 어우러지면서 동요 속 합창 같은 코러스들이 어떤 시절의 회고를 부끄럽지 않게 발산시킨다. 전반적으로 착하고 온기 있는 밴드 음악을 들려준다는 인상을 주는데, 《우리는 빛으로》는 물론 《나무의 정수리》 역시 이런 톤의 연장선에서 음반을 인식시킨다.
추억과 기억에 의존한 기억의 이야기에 이어, 현재의 나를 왜소하게 만드는 세상의 육중한 크기... 그와 대비되는 화자의 쓸쓸함까지 이어진 콘셉트의 서사로 자연히 공감을 낳는다. 언급에 무리수가 있음을 알지만, 이 좋은 인상을 표현하기 위해 감히 '여행스케치'의 재래 같다는 언급도 감히 해본다. 온도와 능수능란하진 않아도 좋은 목소리와 이야길 들려주는 팀.
혼즈 《White Swan》
나지막한 가운데 은근히 긴장감 있게 깔린 차이콥스키의 작품 번호 20번 발레 음악 '백조의 호수'가 대중음악 안에서 샘플링의 방식으로 활용되는 것은 여기는 물론 영미권 팝에서도 낯선 예시는 아니다. 언뜻 겉으론 원곡이 주는 서정성을 재현하는 듯한 분위기를 이어가다 일순 강렬한 일렉 기타의 하드한 진행으로 변모한다. 이런 면모 덕에 곡 자체가 가진 록과 팝의 접합이 백조와 흑조의 양가성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발레 음악이 지닌 수려한 파노라마는 이 현대음악을 만나 비슷하면서도 다른 형태의 에너지 있는 날갯짓을 과시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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