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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커브]

trex 2022. 6. 26. 10:01

한국 같은 배달 운송수단의 수가 한층 많아진 환경 덕에 한결 눈에 익숙한 혼다 커브 모델. 이게 세계적으로 1억 대수가 팔렸다니 가히 범아시아적 친숙함이라도 해도 되겠다. [슈퍼커브]는 이 혼다 커브를 내세운 작품이다. 한국에서 몇 권 발매한 라이트노벨은 물론 출판물에 이어 지금의 애니메이션 12부 구성의 경제적인 규모로 지금도 시청이 가능하다. 음- 잘 봤다. 등장인물의 배치에서 와글와글한 캐릭터물로 보이기 십상이지만, 한결 조용하고 차분한 톤 덕에 시간 할애 후 좋은 인상이 남았다. 드뷔시 등의 클래식 넘버가 흐르는 BGM, 일관된 작화 상태, 무엇보다 자극적이고 근심스러운 사고를 배치하지 않는 안정적인 서사의 톤이 신뢰를 주었다.

낯간지럽지만, 사시사철 소박하게 변모하는 4계절의 변화와 후지산 같은 해당 국가의 대표적 로케이션에서부터 섬나라 내륙 최남단의 벚꽃피는 곳까지 달리는 바이크의 행보를 담은, 제법 낭만적인 구석이 있는 작품이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바이크 이용 계층과 관심 계층을 위항 가이드를 곳곳에서 숨기지 않는다. 잠재적인 라이더를 위한 배려와 이런 대중적인 안배는 역시...라는 감탄과 함께 저쪽 사람들의 성향을 새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거주지를 벗어나 1시간 이상 소요하는 라이딩, 험난한 길 위에서의 라이딩, 초운 계절에 대비하는 라이딩에 대한 가이드는 가히 애니메이션의 서사를 빌린 매뉴얼 수준이라는 생각까지.

차분한 작품이지만 뻣뻣하게 굳은 이야기로 매듭하지 않는 작품이기에 나같이 잘 설득되지 않는 시청자의 입장에선 등장인물들의 대학생으로의 행보가 이어질 이야기도 제법 궁금했다. 친구도 관심거리도 무엇보다 당장에 자유롭게 쓸 돈도 없다는 언급으로 이 서사의 서두를 시작한 주인공 코구마 쪽에 여러모로 마음이 갔는데, 할 수 있다 -라는 명제로 목소리의 톤이 달라진 변화는 제법 감동을 주었다. 캐릭터가 스스로 표출하는 현실적이고 냉한 톤조차도 더불어 알 수 없는 앞길에 근심을 덜어주는 근거가 되었다. 진취적인 성장을 지향하는 학원물 등 여러 근래의 애니메이션 감상 목록에서 독특한 감흥을 준 줬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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