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2022년 연말 웹진 음악취향Y의 앨범 결산에서 -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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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 배드램 (Badlamb) 『Universal Anxiety』
수년 사이 배드램이 씬의 중요한 위치로 자리매김하는 동안 그들의 음반과 싱글이 웹진을 통해 꾸준히 지지받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음악은 물론 아트워크, 현실을 누르는 압제로서의 시스템을 비판하는 세계관 조성과 스토리라인 창안에서 밴드는 자의식을 뚜렷하게 내세우는 팀이었다. 이력 초반부터 포스트 그런지 증흥기의 이름 Alice in Chains, Soundgarden의 사운드를 표방한 재현력과 하드 록의 전통성까지 흡수한 포괄적인 면모를 전달한다.
4번 「피고」의 진득한 서든 사운드는 그 자체로 출중한데, 소울풀한 이동원의 보컬이 수훈이라면 이어지는 「Chariot Race」 , 「Valley of the pharaohs」의 연주 넘버에서의 편지효의 일관된 블루스 장르로의 지향과 힌두교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주술적인 시도는 특기할만 하다. 이런 다각적인 취향의 반영은 여러 얼터너티브 메탈의 아이콘들이 지금까지 록의 역사를 통해 증명한 바가 있었다.
배드램은 TOOL 같은 팀을 통한 영향력에서 적잖이 더불어 언급이 되기도 했는데, 멤버들의 뚜렷한 기량이라는 나름의 접점은 감지되나 이번 음반에 한정 지어 생각하면 TOOL이 불길한 기운을 품은 장대한 연주와 음습함을 앞세웠다면, 배드램의 신작은 한결 온기가 있는 연주를 선사한다. 이는 자신만의 탄력을 시도하는 김소연의 베이스와 최주성의 드럼이 제시하는 타격감에서 온 것임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배드램의 작업물에 대한 지지는 전언했다시피 꾸준했고 이에 올해 신작에 대해서 당연히 많이 기대가 있었다. 「Love, Lies, Bleeding」는 이런 기대에 부합하는 작품이었다. 나는 그걸 ‘하드록의 심장이 박동하는, 생명체로서의 음악’이라고 적은 바 있다. 생명체 같은 역동이 감지된 음악으론 TOOL의 『LATERALUS』(2001)을 간혹 언급하기도 했는데, 배드램에게선 차분히 잠든 야수의 온기를 느꼈다. 물론 금세 다시 눈을 부릅떠서 할퀼 주체로 변모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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