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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감상정리

[찢어라! 리믹스 선언]

trex 2009. 9. 24. 14:14

EBS국제다큐영화제는 일부 작품은 TV에서 동시에 선보이곤 하는데 어제는 재미난 작품을 보았다. [찢어라! 리믹스 선언]는 다큐하면 연상하는 분위기와 관계없이 즐겁고 흥미롭게 진행되는 작품이었다.

사실상 감독 브렛 게일러가 사용하는 화법은 일정 수준 마이클 무어를 연상케하는 면이 있다. 종이인형 애니메이션과 고전영화/옛날TV 프로그램 다이얼로그 사용, 수치 정보로 관객들의 감정선을 푹 누르는 수법까지... 가령 브렛 게일러는 뮤지션 '걸 토크'가 정말 곡마다 저작권법을 수용해 사용료를 지급하면 얼마나 추산이 될까하는 수치 정보를 차근차근 보여준다.(4*0만 달러가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젊은'(?) 화법은 이 영화가 꺼내는 화두인 지적재산권의 해방과 유연한 사고를 닮아 있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엔딩 크레딧은 믹싱 스크래치 수법으로 화면과 사운드가 지직거리고 실제 편집도 요란하고 '누더기 아트'를 긍정한다. 심지어 그는 영화 말미에 이 영상물 마저도 수많은 해외의 유저들이 리믹스하고 재편집하고 뒷통수 쳐달라고 권장를 한다!

레이블과의 관계에서 해방을 선언하고 유저들에게 모든 것을 내맡긴 라디오헤드의 파격, - 자연히 리믹스용 소스와 도메인을 부록 DVD로 선사한 나인 인치 네일즈도 떠오른다. 나인 인치 네일즈도 비슷한 방법으로 연작을 인터넷에서 '그냥' 내놓은 적이 있다. - 매쉬업(Mash-Up) 아티스트의 원류지만 역사의 아이러니에 의해 서슬퍼런 지적재산권의 대표적 아이콘이 된 월트 디즈니, 냅스터와 정면에서 으르렁거린 재수탱이 라스 울리히(메탈리카) 등의 다양한 일면을 보여주며 이야기의 재미를 배가 시킨다.

이야기는 살이 차오르자 신자유주의 또는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화두에 닿아 대중음악, 대중문화를 넘어 현 세태를 바라보는 넓는 문제를 제기한다. 이 문제제기와 화법을 우리 식으로 가차없이 리믹스할 유튜브er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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