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그랜드민트페스티벌 2009 1일차_24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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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민트페스티벌 2009 1일차_24일.

trex 2009. 10. 26. 12:19
화려하고 상세한 후기보다는 그냥 지금 시간대 제가 가진 에너지에 합당한 소소한 글을 남기는게 좋겠어요.


1회는 네 사실 관심이 없었어요. 2회는 호떡님 덕에 봤지요.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저에게 한 해 페스트 중 하나를 확실하게 가라고 한다면 1순위는 이거였습니다. 당당하게 구매했고 입장! 그런데 진작에 할인표를 구해서 교환한 덕이었지만, 와 이거 12시 넘어서 도착하신 분들에겐 지나치게 긴 줄과 어설픈 통제가 문제가 되겠다 싶더군요. 정말 저희들도 조금만 처리가 늦었다면 줄리아 하트의 첫곡을 못 들었을거에요.(아니 하긴 듣긴 들었을거에요. 공연장 바깥에서 미스터.빅 넘버들과 섞어서=_=;;) 아무튼 줄리아 하트는 스스로를 '2009GMF 최초의 삑사리 밴드'를 칭한...;


물론 바리케이드는 그랜드민트페스티벌과 어울리진 않습니다. 하지만 저 헐거운 경계선 사이를 오가는 관객과 진행요원의 눈빛 갈등을 안 볼려면 어떤게 현명한 방법일까요? 경계를 없애거나, 경계를 현명하게 긋거나. 여러 머천다이징과 이벤트존, 식도락 구역 덕에 잔디무대가 전년에 비해 부쩍 좁아보인 것도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패인.


KOXX의 무대 등 몇몇 무대는 올해 처음 신설한 클럽미드나잇선셋(펜싱경기장)을 잘만 활용하면 보다 폭넓은 장르의 밴드를 포용하겠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클럽미드나잇선셋의 애초 컨셉이 클럽이다보니 펜싱경기장의 '평균적인 클럽 크기를 상회하는 규모'와 매칭이 아슬아슬한 면이... 사운드는 클럽 수준인데, 규모는 3층 객석이고. 조명은 어둡고... 음 어쩌죠.


역시나 러빙포레스트가든은 올림픽공원 = 그랜드민트페스티벌이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무대입니다. 그런데 그 믿음을 1일차에서 '불어터지는 인산인해'와 2일차의 '억울하게도 사운드가 엉망이 된 모 신진 밴드' 덕에 재고하게 되었습니다. 2일차 이야기는 차후에 하기로 하고... 암튼 앨리스 인 원더랜드까지는 괜찮았지만, 이 스테이지에 올해 꽤나 굵직한 팀들이 포진됨에 따라 사람들의 숫자가 부쩍 늘었어요. 아니 올해 그랜드민트페스티벌 자체가 척봐도 사람이 늘었습니다.


오지은은 그녀의 공식 사이트와 미투데이를 통해 이번 공연이 '다크계'임을 넌지시 비췄죠. 즉 '인생론' 보다는 '익숙한 새벽...'이 어울리는 분위기의 공연? 오후 시간대라 불리한 면은 있었지만 능숙하게 잘해냈습니다. 정말 해질녁이었다면 괜찮았을텐데. 작년에 비해 달라진 인지도 덕에 올해는 민트브리즈에 입성하였고 내년에는 50분, 또는 60분급 공연도 가능하리라 믿습니다.(올해는 40분)


잠시 검정치마 '구경을 하러' 갔는데 와, KOXX 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클럽미드나잇선셋이 가득찼습니다. 이 정도면 '실패한' 대형 내한뮤지션 수준은 된다는.(비교가 이상하군) 세렝게티가 정말 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언제나 타임테이블 갈등은 머리를 아프게 하죠. 선샤인 스테이트로 갔습니다.


작년에 모카가 있었다면 올해는 선샤인 스테이트였습니다. 좋은 무대 매너, 좋은 관객 반응. 네 행복한 공연이었죠. 아 한편 오다가다 영상에 비친 The Crips의 보컬분의 입에서 가열차게 뿜어나오는 침과 우주의 조각 파편들을 보았습니다(...)


1일차의 승자들은 클럽미드나잇선셋에 포진 되었습니다. '히트곡 퍼레이드~', '난 독신주의자야' 등의 멘트만 날려도 사람이 보통내기는 아니라고 생각되는 차승우와 문샤이너스, 기어코 기타를 박살내더군요. 그리고 서울전자음악단. 정교한 연주를 펼치는 멤버들과 관객들이 연호를 하던말던 뒷짐 지고 위에서 군림해 보고 있는 게스트 보컬 김바다, 혀를 내두르게 되더군요. 정말 멋졌어요. 힘겹게 준비한 영상의 에러로 초반 고생이 많았던 피터팬 컴플렉스는 그래도 무대에서 분전했습니다.


인기 뮤지션이 포진됨에 따라 러빙포레스트가든의 수용 인원에 한계가 ㅠㅠ) 비탈을 걷고 사람들이 플래카드 밑에 비집고 나오고, 아무튼 진풍경이었습니다. 한희정은 생각했던 컨셉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6년만에 집어든 일렉기타, 먼지 걷어낸 이펙터를 들고 참가했지요. 가까이 봤으면 컨셉에 대한 이해와 호응을 할 수 있었을텐데 먼발치서 보니 에구.


1일차의 마무리는 마이언트메리로 정했습니다. 루시드폴이 딱 한 곡 게스트로 등장^^)


이런 기분이 공연 보는 맛 아니겠어요. 2일차 이야기는 차후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