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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그랜드민트페스티벌 2009 2일차_25일. 본문
자 2일차가 마지막입니다. 몸이 조금 피곤하니 적당히 게으름을 피우기로 했지요. 첫 공연은 딱히 누굴 보기로 하기보다는 어제 지나치게 북적댄 잔디공연장을 중심으로 매장 구경이나 하며 시간을 보냈죠. 어차피 오후 저물 무렵 다시 사람들이 바글해질테니. 하지만 스웨덴식 주먹밥 매장 더럽게 맛없더군요. 2천원은 날개를 펴고 천상으로.
오늘의 가장 확실한 목표인 '언니네이발관'을 두고 중간에 어떻게 해야하나 갈등을 했지만 갈등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진작에 러빙포레스트가든은 성황이었고(70%가 언니네 목표 방광염 예약 환자 추정) 잠시 핑계를 대고 나갔다간, 인원 제한으로 다시는 못 돌아오는 불행한 사태가 생길 판이었죠. 그래서 너무나도 아쉽게도 달빛요정....보지 못했어요 ㅠㅠ)
한편 민트브리즈 스테이지의 스탠딩/피크닉존 경계선은 2줄에서 3줄로 늘었습니다=_=);; 기획하는 입장에서도 고민일겁니다. 작년 같은 경우는 적당수의 입점 업체가 포진되어 있고 잔디 자체가 넓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입점 업체가 눈에 띄게 늘었고 도무지 이해가 안 갈 정도로 장소가 협소해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관객들도 많이 늘었고. 스탠딩/피크닉존 경계선은 나름 안전장치로 해놓은거 같은데, 컨셉(공연을 즐기는 피크닉)에 맞지 않고, 안전을 고려한다고 은색 바리케이드를 하는건 을씨년스럽고, 그렇다고 경계를 안 그으면 그것도 안되겠다 싶고... 고민은 보이는데 결과가 (적어도 보기엔)안 좋았죠.
아마도이자람밴드는 멘트를 할 때마다 다부진 욕심이 보이는 밴드였습니다. 홍대에 입성해 밴드를 꿈꿨고, 작년 GMF에서 데파페페 공연을 보고 GMF 입성을 꿈꿨고, 올해엔 지산의 패티 스미스 공연을 보고 앞으로의 목표를 2년 뒤 지산, 그리고... 후지락을 꿈꾸는 이자람! 음악은 어땠냐구요? 좋은 목소리와 아마도이자람밴드라는 이름의 색채에 어울리는 음악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이 움직이지 않은 이 기시감은 작년 이바디 공연 때와 굉장히 흡사하더군요.
보사노바 듀오 나오미 앤 고로는 용량은 부족한데 자꾸 들어차는 공연장의 산만함과 날아오는 항공기의 소음 덕에 운이 안 좋았습니다. 이 팀에서 규모는 더 작되 조용한 시간과 어두운 조명이 있었다면 훨씬 결과가 좋았을 겁니다.
사운드 체크 때 이지형이 등장하자 소리를 지르는 여성팬들. 뭐 그것도 공연 전후의 즐거움이겠죠. 이지형에게 더 많은 함성과 박수가 가는건 아무래도 아쉬운 일이었지만 데니슨 위트머의 사람좋음(이 외적으로 드러나는 광경)덕에 뭐 무사히 마쳤습니다. 이지형이 최근 쓰고 다니는 카우보이(?) 모자를 이번에 벗은 것은 천만다행.
결국 질서가 무너지더군요. 좌석과 공연장 사이의 바닥은 사실 관객들이 앉아선 안되는 곳인데, 두줄 세줄...두텁게 네줄 앉더군요. 언니네 공연 때는 미처 입장하지 못한 이들이 수변 무대 먼발치서(공연장의 반대편이자 사운드의 참담한 지옥) 보게 되는 일도 '자연스레' 벌어졌고, 더 큰 문제는 플래카드 틈으로 들어오는 '무단 관객들'. 하하하...입니다. 이런.
타임 테이블에 쫓기는 신인 밴드의 다급함이었을까요. 경험 부족이었을까요. 사운드가 최악이었습니다. 한데 뭉쳐서 뿝뿝거리는 사운드로 삐져나오는 노리플라이의 감수성. 어쩌면 좋아요. 기타를 맡은 멤버의 유머와 진행이 아니었다면 웃음마저 힘들었을 겁니다. 아까부터 안 좋은 이야기만 적는 기분인데 러빙포레스트가든 공연은 그래도 언제나 제게 GMF 대표격 즐거움입니다. 이 날도 마찬가지였고, 뮤지션들은 최선을 다했고 저도 노래를 즐겼습니다. 그런데 이 사운드는 일말의, 그러나 큰 아쉬움이었지요.
스탠딩! 원래는 타루의 파트지만 박지선이 대신 하기로 한 여성 부분은 '희극인의 날' 사정 때문에 박지선이 불참^^);; 그래서 가사를 아는 여성 관객들의 몫이었습니다. 노리플라이는 이 팬층을 기반으로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더 좋은 음반을 앞으로도 보여주겠죠. 올해 대표 신인에게 앞으로도 행운이.
결국 러빙포레스트가든의 승자는 역시나 언니네였습니다.(못 봤지만 이장혁도 아주 좋았다고 하더군요) 이석원의 냉소적 멘트(자니 마를 '영접'한 이능룡에게 "그거 줘도 안 들어"라고 툭)와 간간히 비치는 미소, 사람.사랑.삶에 대한 언급과 어떤 긍정. 이 사람은 아시다시피 사랑이라는 특정 테마에 대해 매 공연 때마다 번갈아가며 다른 입장을 보여줍니다. 이 날은 긍정이더군요. 하지만 여전히 슬픈 비수를 다음에 들이대겠죠. 책 내용이 궁금합니다. 아무튼 5집 위주의 선곡과 준비된 음악팬들이 한데 멋진 1시간을 즐겼습니다.
몇 개의 공연이 더 남았지만 저는 뜨거운감자로 GMF 2009를 마무리 하기로 했습니다. 혹시나해서 들어간 클럽미드나잇선셋의 뜨거운감자의 공연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작년 낮 시간대 야외 공연이 뜨거운감자에게 맞지 않았던 것이었군요. 기량면에서나 분위기면에서나 작년 보다 훨씬 좋은 분위기였습니다. 여전히 짧은 멘트 '땡큐~'로 일관한 김C였지만, 그 자신도 흡족해 보였습니다.
나오는 길에 저편에선 이적의 '서랍 속의 바다가 어쩌고' 하는 노래가 나오더군요. 저편엔 또 수많은 사람들이 즐기겠죠. 그들에게도 행운이. 여기서 매듭을 짓고 저와 동행자는 후일담을 오늘도 이야기할 거고, 내년을 또 기대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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