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아폴로 18(Apollo 18) [0.5 : The Violet Album](EP) 본문
+ 네이버 등재 : http://music.naver.com/today.nhn?startdate=20100218
Apollo 18 [0.5 : The Violet Album](EP)
원문 : 종착이 아닌 새로운 챕터, 허를 찌르다
여기서 3부에 해당하는 [Violet]에 이른 길을 되짚어본다. 첫 시작이었던 [Red](최근 후반 트랙이 보강된 리패키지가 발매되기도 하였다.)는 포스트락 장르에 대한 지향이 강하게 보였던 그들의 낯선 첫 인사였었다. 감정적으로는 설득이 잘된 앨범이었지만, 그만큼 아쉬웠고 이 한 장만으로 한 밴드를 설명하기엔 미지수가 많았던 앨범이었다. 사람들은 Envy, Endzweck 같은 옆 섬나라 밴드와의 유사성을 말하며 이르게도 밴드의 생명력을 의심하기도 했다.
아마 청자들의 눈을 휘둥그레 만든 첫 시작은 [Blue]였을 것이다. ‘0집’으로 명명된 첫 Full-Length(정규반) 구성의 앨범이기도 했고, 내용물은 알찼다. 알찼다기 보다 더욱 혼란이 가중되었다고도 할 수 있을 듯 한데 이 한 장에 담긴 내용물은 실로 놀라웠다. 사이키델릭과 펑크, 뉴메틀/인더스트리얼, 코어 장르가 뒤엉킨 장관은 가히 볼만했다.(들을만했다.가 아닌!) 물론 이 내용물들이 정식 데뷔 전 이미 웹을 통해 선보였던 데모 작업물들을 일신했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야심은 일찍이 시작된 셈이다.
그래서 나름 예상했기를, 아폴로18의 신작 [Violet]은 [Red]와 [Blue]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는, 일종의 타협 지점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웬걸. 아폴로18이 택한 길은 예상치 못한 ‘제3의 길’이었다. 보다 더 정제되었고, 보다 더 치밀한, 본능에 내맡기는 속도감 보다는 이제는 완급도 조절할 줄 아는 성숙한 밴드 세계관의 탄생을 청자들은 목도하게 될 것이다.
전작을 들은 이들이라면 광포한 사운드와 속도감, 내지르는 정체불명의 포효의 보컬이 다시금 재현되지 않을까 기대(?)를 했겠지만 [Violet]을 채우는 것은 첫 인상은 낯설지만 갈수록 친숙해지는 변덕스러운 구조와 팔딱팔딱 뛰는 연출력이다. 처음에는 다소 생경해 보여도 이 밴드가 우리에게 앞으로 보여줄 정수가 실은 이 3부에 있음을 쉬이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간단한 ‘전채요리’격의 역할을 하는 ‘Song A'에 이어 ’Lucy'가 그나마 우리에게 익숙한 아폴로18이라면, ‘Lygerastia'의 점진적이고 확대되는 구성력과 연출은 아폴로18가 우리에게 보여줄 미래다. 운이 좋았던 그 인터뷰에서 아폴로18 역시 본작에 대한 확신 - 사운드/구성/비전 등 -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들이 만족할 수 있었던 확신을 위해 닿은 3부작의 행보가 2년도 채 걸리지 않았음은 참으로 놀랍다. 앨범을 3장 내면 이제는 답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을까 말한 한 멤버의 자신있는 멘트는 적어도 허언은 아니었다. [Violet]은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결과물이다.
일종의 말장난 같지만 [Violet]은 ‘0.5집’으로 호명되었다. 이 말은 이들이 앞으로 보여줄 또 하나의 진풍경이 ‘1집’이 될지, 아니면 완성을 위한 또 하나의 버전인 ‘0.75'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이 대목에서 괜시리 감상적으로 뭉클해지는 것은 나만 그런 것일까. [Violet]은 귀착점이 아니라, 새로운 무용담을 위한 첫 챕터일지도 모른다. 2010년의 해외 활동 등 새로운 이슈가 있을 아폴로18의 무운을 기대한다.
[20100215]
===== 인터뷰 채록해야 돼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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