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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영원불멸의 팝과 아티스트를 위하여 《아-하: 테이크 온 미 (a-ha: the movie)》는 극장을 통해 2022년에 공개되었고, 2023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다. 3인조 뉴웨이브 성향의 신스팝 밴드였던 a-ha의 공전의 히트 넘버 「take on me」(1985)가 일으킨 반향을 세심 여기서 설명하는 것은 무색한 면이 있다. 팝의 변방이었던 노르웨이의 입지를 스웨덴의 ABBA나 U2를 만든 아일랜드의 예시처럼 국제적 입지까지 올랐던 당시의 위상도 그렇거니와 당시 MTV의 출현으로 제작된 로토스코핑(Rotoscoping) 애니메이션 기법의 뮤직비디오가 보여준 반향이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추억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더불어 배우 옥소리가 나왔던 화장품 광고 음악으로도 친숙한 넘버였다. 음료수 광고 영상의 ..

노아 바움벡이 [결혼 이야기]에 이어 아담 드라이버와 함께 넷플릭스의 예산으로 만든 [화이트 노이즈]는 노아 바움벡의 연인인 그레타 거윅, 배우 돈 치들이 붙은 작품이다. 백색 소음이라는 표현과 함께 삶의 어느 순간부터 우리를 잠식시키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다루고 있는데, 이것을 자동차 액션 시퀀스를 낙관주의 미국 정신을 대변한다고 말하는 작품 초반의 강연 장면이나 총기 소지 합법의 오래된 논쟁을 살짝 스케치한 대목들과 맞춰 보자면, 바움벡은 이반 작픔이 폴 토마스 앤더슨의 [펀치 드렁크 러브] 류의 작품 같이 똘똘한 미국 인디의 목록과 같은 성과를 보린 듯하다는 인상을 준다. 엘비스 프레슬리와 히틀러가 각자의 세계에서 압도적인 영향을 발휘하던 시대의 아이콘이자 마마 보이였다는 사속한 공통점을 과장되게..

크리스천 베일이 좋은 필모를 유지하길 염원하는 이들에겐 데이비드 O. 러셀과의 협업은 그렇게 반갑지 않을 수 있겠다. 어느새 3번째니까. [살버라이닝 플레이북]가 그나마 감독의 입지를 안정적으로 만든 덕인지 베일은 물론 마고 로비, 존 데이비드 워싱턴의 세 주역의 편성을 가능케 했다. 여기에 감독과의 인연을 이번에도 연장한 로버트 드 니로를 필두로 크리스 락, 안야 테일러조이, 조 샐다나, 마이크 마이어스, 마이클 섀넌, 테일러 스위프트, 라미 말렉까지... 비현실적인 캐스팅을 완성했다. 물론 이 정도로 과도한 라인업은 한편으론 기대 이하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낳게도 한다. 작품은 그런 우려처럼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아는데, 음 그래도 세계 대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 [태..

아무래도 관람에 주저가 된 것은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 때문이었다. 이 글을 쓰는 내 입장에선 머쓱한 일이나 내가 SNS에서 흥행 성적이 별로인 작품이 아니었냐는 기억은 그 자체가 오류였고, 살펴보니 당시 내가 우려했던 최둥훈 감독과 도술의 접합은 비교적 흥행의 기록을 거뒀다는 게 엄연한 사실.(600만여 명의 기록으로 손익분기는 자연히 넘겼던 모양이다.) [외계+인]은 여전한 최동훈 감독과 도술의 만남을 보다 확장시킨 야심 찬 2부작 사전 제작으로 만들어졌고, 1편 개봉으로 하나의 산을 넘겼다. 문제는 그 산의 형세가 생각보다 험난했다는 것이라 현재 2부의 공개마저 투명하진 못한 듯.(현재는 OTT [티빙]을 통한 동시 공개로 2차 창작 시장에서의 수익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가자는 의견이 있는 모양....

어드벤처라는 양식에서나 디즈니의 21세기 라인업에서 퇴출한 셀 애니메이션의 전통면에서 [스트레인지 월드]는 [보물성]이나 [아틀란티스 : 잃어버린 제국] 같은 실패작의 목록을 떠올리게 한다. 비단 21세기가 아니라 20세기 말엽부터 이미 [라이언킹] 같은 야심작에서부터 슬슬 셀 애니메이션과 CG의 접합을 시도했었다. 이런 그들이 21세기 들어와서 셀 애니메이션의 정리와 픽사와의 협업을 통해 [볼트], [라푼젤], [주먹왕 랄프] 등으로 새로운 활력을 찾은 것은 물론, 그 정점은 바로 [겨울왕국]이었음은 설명이 필요 없는 대목일 것이다.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융성기 신작 [스트레인지 월드]의 연출자 돈 홀, 퀴 응우옌 듀오의 전작은 바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인데 이들은 내게 애니메이션으로도 동남아시아의 ..

[스타워즈 에피 8 : 라스트 제다이]를 만든 바 있는 라이언 존슨은 J.J 에이브람ㄴ연출스가 내놓고 망쳐놓은 스타워즈 사가의 후반에서 빛난 성취를 획득한 연출자였다. 인셀들의 비아냥 속에서도 그가 발현한 빛은 비단 [라스트 제다이] 뿐만 아니라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에도 존재하는데, 그것은 1편의 아나 디 아르마스나 2편의 자넬 모네가 연기하는 여성 캐릭터로부터 온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단순히 수려하고 아름다운 미모의 소유라는 한정된 전제 덕은 아님은 당연하다. 남성들 본위로 가득한 세상천지의 가스라이팅이라는 장벽을 부수고, 최종적인 승자가 된다는 서사엔 분명 쾌감이 있다. 이번엔 테크놀로지 신사업을 둘러싼 가본을 두고 서로 간의 약점을 잡은 관계망의 갈등이 주된 서사를 만든다. 자신이 쥐고 있는 ..

세상 모든 블럭버스터의 전범인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이 그랬듯 시리즈의 2편은 서사의 클리프행어에서 딱 끊어주며 시리즈에서 수혈을 가한다. 멀게는 [대부 2]가 그런 역할을 했다고 하고, 그나마 가깝게는 [매트릭스 리로드]가 그랬다. 흐름과 역할은 달랐지만 [어벤저스 : 인피니티 워]도 일종의 동일한 역할을 수행했다. 무엇보다 [에일리언 2]와 [터미네이터 2]를 통해 한쪽에선 속편의 제왕으로 불렸던 제임스 카메론의 신작이니 그 기대는 오죽했을까 싶다. 그것도 무려 13년 만의 신작이기도 하고, 총 러닝타임 192분에 달하니 한편으론 대단하다 싶다. 그야말로 제임스 카메론이 제임스 카메론 했고 아바타가 아바타 했다는 실감이 든다. 여느 2편이 그랬듯 아바타의 시리즈 2편 역시 1편 자체..

매해 성탄 시즌이 오면 넷플릭스에서 뭐라도 한편 챙겨볼까 하는 생각을 해왔다. 올해는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덕에 나름의 목적을 충족시켰는데, 기대만큼 좋은 작품이었다. 개봉 당시 관람하다 기겁했던 - 나 본인보다 앞 좌석의 모녀가 경악했었다 - [판의 미로]와 공교롭게 가장 닮은 작품이기도 했다. 전체주의의 압제 아래서 억압당하던 [판의 미로] 속 등장인물들은 여기에선 무솔리니의 통치를 통해 무의미한 전쟁의 포화에 내던져진 소년들로 대치되는데, 전자엔 소녀의 죽음이 있었다면 후자엔 소년의 죽음으로 이야길 연다. 이탈리아의 덩화 작가 카를로 콜로디의 작품을 원안으로 최근의 디즈니 플러스 실사에 이르기까지 목공 제페토와 목각 인형 피노키오의 이야긴 이 나라에도 친숙한데, 내겐 요즘 들어 [애프터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