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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5월 말부터 6월 중순 서울•수도권은 물론 지방의 맥도날드를 휩쓴 해피밀 마리오 굿즈 열풍. 이 글을 쓰는 나에겐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던 날 오후, 뜻하지 않은 구매 열기를 귀갓길에 체험한 이후 깊은 인상으로 남게 되었다. 2차 판매가 있었던 6월 16일. 또 한 번 거짓말 같은 매진 행렬이 마무리되었다. 그리하여 나는 이 인상적인 이슈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이 글은 해피밀 마리오가 여러 사람에게 남긴 기억의 모음집이다. 1. 역겹지 않나요? 언론들은 쉽게 말하더군요. 키덜트니 매니아 문화 등 잘도 갖다 붙이죠. 정말 그럴까요? 자정 전후에 매장에 들이닥쳐 20개, 30개 주문한 그 녀석들이 매니아라고요? 정말 콜렉션의 쾌감을 안다면 적당한 선을 알지 않았을까요? 걔들은 뭐를 위..
한파 없던 겨울 덕에 해동도 빠른지 음반 시장이 중견들의 잇따른 복귀에 설레는 기운이다. 사이버 가수 아닌 분명 생명체인(^^;) 이규호의 두 번째 정규반이 15년 만에 발매되고, 이소라의 신보 8집이 6년 만에 개설된 트위터와 페이스북 공식 계정을 통해 발매 예고를 알리고 있다. 이뿐인가. 한국 대중음악씬의 변방인 헤비메탈씬에서 '아직도 기둥인' 밴드 블랙홀이 9년 만에 신작 [Hope]를 내놓았고, '커피 한 잔'의 여성 음악인 김추자가 33년 만에 신중현의 미발표 신곡까지 담은 신작을 내 LP 세대들을 두근거리게 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선희의 데뷔 30주년의 의미를 담은 신작, 이승환의 정규 11집 등 발매를 기다리는 음반도 수북하다. 여기에 열성적인 팬들이 오매불망 기다리는 토이의 신작 역시 이런..
격랑 치던 2013년이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말이 마무리지만 이 격랑은 다음 해 첫해가 중천에 뜨더라도 잦아들진 않을 듯합니다. 그러다 오붓한 설날 친지들의 모임 자리에서 난데없이 종북이라는 몇몇 ‘개새끼’들의 이름이 호명되겠지요. 참 심란하지 않습니까? 이런 걸 보면 지금이 해방 공간이나 전후 공간과 뭐가 그리 다를까도 싶어요. 어르신들의 첨예한 대립각은 여전하고 시각은 바뀌지 않습니다. 물론 그 시대에 비하면 이렇게나마 푸념하는건 지나치게 배부른 호사스러운 일입죠? 모든 것이 제로(O)의 지점에서 시작되어야 했던 박토의 시간대와 달리 지금의 우린 대중문화의 호사를 누리고 있으니 말이죠. 그렇습니다. 대중문화. 말초적이라고 공격을 받지만 우릴 따스한 혀로 핥아주는 온기를 지닌, 매번 꿈틀거리는 그 무엇..
핸드폰으로 연락이 온다. 새로운 명령이다. 택시를 잡으려다가 햇빛에 잘 반사된 바디를 뽐내는 자동차가 저편에서 오는 걸 발견한다. 세운 후 차 주인을 바깥으로 내팽개친다. 차에 탑승하려는 찰나, 내동이쳐진 차 주인이 벌떡 일어나 나의 뒤통수를 가격한다. 나도 따라 반격한다. 부근에서 런닝을 하다 이 광경을 빤히 보던 한 여자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을 간다. 싸움이 길어진다. 내가 차지하려던 차 뒷편에 다른 자가용이 그만 접촉 사로를 일으킨다. 난 이윽고 바지춤에 있는 권총을 꺼내서 차 주인을 쏜다. 이젠 비명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저편에서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난다. 응급차도 어느샌가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온다. 추돌 사고가 이편저편에서 발생한다. 혼란이다. 급히 차에 올라타 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