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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어드벤처라는 양식에서나 디즈니의 21세기 라인업에서 퇴출한 셀 애니메이션의 전통면에서 [스트레인지 월드]는 [보물성]이나 [아틀란티스 : 잃어버린 제국] 같은 실패작의 목록을 떠올리게 한다. 비단 21세기가 아니라 20세기 말엽부터 이미 [라이언킹] 같은 야심작에서부터 슬슬 셀 애니메이션과 CG의 접합을 시도했었다. 이런 그들이 21세기 들어와서 셀 애니메이션의 정리와 픽사와의 협업을 통해 [볼트], [라푼젤], [주먹왕 랄프] 등으로 새로운 활력을 찾은 것은 물론, 그 정점은 바로 [겨울왕국]이었음은 설명이 필요 없는 대목일 것이다.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융성기 신작 [스트레인지 월드]의 연출자 돈 홀, 퀴 응우옌 듀오의 전작은 바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인데 이들은 내게 애니메이션으로도 동남아시아의 ..
지난 [1987] 글( 티스토리 / 브런치 )에 이은 너에게 남기는 두 번째 감상기네-. 최근 네이버 포인트로 구매해서 본 [이터널스]에 이어 좋은 소비를 통해 무사히 관람할 수 있었어. 좋더라. 네가 뮤지컬을 많이 좋아하지 않는 나라고 언급한 게 아직도 잠시 웃음을 나오게 해. 내가 그래도 네게 [틱... 틱, 붐!]을 추천한 위대한 귀와 눈의 소유자란 말이지!... 하긴 소싯적 한 음악인 팬질했을 떼 주변 지인들 뮤지컬 소비의 범위는 그저 장난 수준이 아니더라고. [엔드게임] 최다 중복 관람 해외 뉴스 같은 일들이 상시 벌어지는 중복의 소비 시장이더라. 무엇보다 직접적인 면대면 팬질이 가능하니 밀착의 유대감이나 유대감이 여느 음악인 팬질과는 한결 달랐어. 관람 티켓 비용, 사운드트랙 구매, 출연진 응..
빌 머레이 곰이 헤엄치고, 벤 킹슬리 흑표범이 정글을 누비고, 스칼렛 요한슨 뱀이 스르륵 접근하고, 이드리스 엘바 호랑이가 호령하는 영화라면 뭔가 기대하는게 있잖아. 그런데 특별히 그 기대감이 채워지지 않아. 그래도 디즈니산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뮤지컬 넘버가 나오더라. 내 감상은 2D 애니 경쟁 구도에서 디즈니가 한참 잘 나갈 때 드림웍스가 이집트 왕자 내놓고, 폭스가 아나스타샤 낼 때 그 때 보는 기분. 기술이 다이긴 한데 기술이 또 다가 아닌 밍숭맹숭한 이야기 보는 기분이더라.
- 최근 디즈니와 언제나 그래왔던 픽사 작품과 달리 앞에 단편 작품이 배치되어 있지 않다. [주토피아]의 세계관은 사실상 스테레오 타입의 전시장인데 - 남을 속이는 여우, 느려터진 나무늘보 등 - 이걸 비트는 캐릭터와 설정으로 - 진취적인 토끼, 살이 쪘으며 성정체성에 대해 물음표를 띄우게 하는 표범 등 - 탄력을 준다. 오히려 스테레오 타입을 전시함으로써 우리 사회 안의 공정성과 고착된 관념에 대한 의문을 주는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이야기가 담고 있는 미스테리 구성에도 불구하고 최종 보스가 누군지 맞추기는 굉장히 쉬운 편이고, 액션이 좀 약하다는 개인적인 불만은 있지만 너무 많은 길거리의 공주님을 양산한 [겨울왕국]에 비한다면 내겐 이 쪽이 확실히 노선이로다.
- 역시나 단편이 먼저 상영되는데, 이번에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낀 것이 같은 지붕 아래라고 하더라도 디즈니와 디즈니 픽사는 애초에 접근방식 자체가 단편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 샌프란소쿄. 하아. 일본 사랑 어떡하노. 하긴 이미 픽사에서 [카2]에서 숨기지 않았지. 다만 카2에선 일본 짝사랑이 귀여웠는데 이번엔 조금 징그러웠다. 판권 문제로 정작 실버 사무라이는 데려오지도 못했으면서 ㅎㅎ - 엔딩 크레딧 후에 당연히 쿠키가 있습니다. 게다가 이 쿠키가 제법 샘 레이미판 [스파이더맨2]의 그린 고블린 주니어 탄생기 쿠키의 구성을 보다 온화하게 뒤집은 버전 같아 보여서. 마음이 따스해집니다... - 내 취향은 [주먹왕 랄프] 쪽. 역시 천재 소년 보단 루저 중년이죠. - 주말을 기점으로 그림 존잘들이 베이..
"이 아이의 힘은 먼 훗날 불행을 줄겁니다"라고 말하는 트롤 노인네의 말 한마디 정도만 안데르센 동화의 차가운 서정을 상기시킨다. 영화의 앞과 뒤 모두 원전 [눈의 여왕]과는 확연히 거리감이 있다. 대신 디즈니는 '사랑하는 이의 키스'라는 명제에 대한 뒤집기를 위해 물량공세에 공을 들인 듯 하다. 그런 가운데 서브 플롯이라고 생각했던, 올라프 캐릭터는 다소 두서 없이 등장하고 물량공세 사이에서도 의외로 액션은 [라푼젤] 보다는 차분한 편이다. 만들어놓은 결과물이 보여준 균열감이 혀를 차기보다는 뭔가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 탁월하고 울컥하게까지 만드는 유년기의 묘사나 Let it Go의 방점 등 인상적인 면모에서부터, 헐렁한 후반부까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엘사의 이야기는 히어로물 같은 모티브를..
단편 [페이퍼맨] 이걸 보니 디즈니가 2D 시절 쌓아온 내공과 업적이 그래도 어디 가진 않아서, 이렇게 시대와 기술이 바뀌어도 다른 방식으로 재현되는구나 싶었다. [500일의 썸머]풍 초반 보송보송한 분위기로 시작해서, [판타지아]풍 율동으로 마무리라니. 하!! 본편 [주먹왕 랄프] 예고편에서 팍팍 찔러대는만큼, '오락실의 추억'을 짜릿하게 환기시키지는 않는다. 왜 '악역 모임'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소비에트 국민 영웅 장기예프도 그렇지만, 소닉은 오락실 영웅은 아니잖아^^);;(감독이 2편에 대해 콘솔 게임 세계관일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그때 다시 수퍼마리오와 대립각[or 협력]을 유지할지?) 아, [스트리트 파이터2]에 대한 대접은 굉장히 좋은 편이다. 태퍼의 bar에서 술을 마시고 나가는 류나 대놓..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 제공 : 디즈니] 그들의 애니메이션이니만큼, 고독한 성에서 왕자의 구애를 받는 슬픈 운명의 공주 이야기는 아니리라 예상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찬 커다란 눈망울의 소녀가 어른이 되기 위해 미용실을 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의식적으로 삐딱선을 타려고 노력하는 드림웍스나, 장르나 연출에 통달했다고 드문드문 자랑을 하는 얄미운 모범생의 냄새가 나는 픽사(가령 픽사는 작정하면 호러나 스릴러를 정말 잘할거 같지 않나?)와 달리 디즈니는 가슴 따스한 정서, 눅눅한 그 냄새를 잊지 않았다. 이야기는 일직선이고 교훈 보다 찰나에서 영겁으로 이어지는 행복을 위하여 발걸음한다. 기술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압도하는 몇몇 특징적인 장면과 무난한 - 특히나 몇몇 노래 장면은 좀 심심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