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라이언 레이놀즈 (5)
Rexism : 렉시즘
네가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길 했던 게 아마도 내가 병동에 있던 때였던가. 휘트니 휴스턴의 I will always love you가 화면 안에 흐르며 지켜야 할 대상에 대해 투혼 하는 보디가드의 헌신이 홍보 영성에 나오던 게 엊그제 일 같았는데, 어느새 시리즈는 2편이 되어 지금은 그 1년이 지났구나. 보디가드의 헌신과 순애보를 보여준 두 짝은 라이언 레이놀즈와 사무엘 잭슨. 연출은 두 편 공히 패트릭 휴즈. 이렇게 기복 없이 순항했고 좋든 나쁘든 품질을 유지했던 모양이네. 당시에 네가 보고 왔다고 했고, 아주 무난하게 봤다고 하던 게 기억이 나. 나름 긍금했던 참에 마침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이 되어 나도 볼 수 있었어. 다행이지. 자 - 작품은 준수했을까. [데드풀] 이후 이제 라이언 레이놀즈는 일종의..
이 글을 쓰는 하루 전, [프리 가이]는 물론 이 작품을 맏는 감독 숀 레비가 배우 라이언 라이놀즈의 다음 [데드풀] 신작의 연출을 맡는다는 낭보를 들었다. 숀 레비는 아시다시피 [기묘한 이야기] 같은 넷플릭스의 스테디셀러나 극장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같은 오락물에 좋은 성적을 얻었던 사람이다. [프리 가이] 때 많은 관객에게 피력했듯 그 역시 미국 서브 컬처의 보물상자인 [스타워즈]에서의 영향력을 숨기지 않았기도 했고, [애덤 프로젝트]만 하더라도 이미 그동안의 경력에서 유추가 가능할 수준의 [백 투 더 퓨처], [고스트 버스터즈], [네버 엔딩 스토리] 등의 향수 취향을 이번에도 여지없이 보여준다. 공교롭게 데드풀, 가모라 역할을 맡았던 배우에 헐크역의 배우, 하다못해 [일렉트라] 역할까지 맡았..
가볍게 생각하자면 요즘 라이언 레이놀즈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되어간다는 인상이 강하지 않나? [저스트 프렌드]를 필두로 편하게 나사 하나 풀린 캐릭터로 다가오던 그는 [그린 랜턴]의 참패를 기묘하게 디스코그래피 이력에서 되살리며, [베놈]을 통해 역전을 이루더니 이젠 넷플릭스의 기린아가 되어 [6 언더그라운드]와 더불어 앞으로 공개할 [레드 노티스]를 통해 드웨인 존슨, 갤 가돗 등과의 공연을 앞둔 액션 아이콘이라고 해야 할지... 나름의 전성기와 관성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프리 가이]는 이런 요즘의 라이언 레이놀즈의 순항을 대변하는 작품이기도 하거니와 이런 점은 [킬러의 보디다드], [명탐정 피카추]로 예견된 상황인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프리 가이] 속 데드풀 마크 인용이나 동료 배우인 크..
1편 보다 더 많은 피, 개그를 빼곡 집어넣으려는 데드풀 2편은 이제 절체절명의 적이나 위기를 설정하지도 않는다. 히어로물 세계관의 더 강하고 더 강력한 위기를 설정하기 보다는 이제 그 세계관과 산업에 대해 더 많은 언급과 놀이를 설정한다. 잠시 등장했다 즉각 퇴장하는 화려한 카메오,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에 대한 직접적인 경력 농담, 무엇보다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보다 더 과감하게 세계관을 정리하는 - 물론 이것도 농담이다 - 쿠키에 이르면 그 자체로 희귀한 가치를 증명하는 이상한 히어로물을 목도하게 된다. 앞으로 더 진지해도 되고, 더욱 무책임져도 되는 갈림길 위에서 휘청휘청.
오프닝 크레딧에서부터 영화가 보여줄 태도를 예고한다. 우리는 히어로 시리즈에 탐닉하는 영화 산업에 대한 자체 패러디를 할 것이고, 라이언 레이놀즈의 험난한 히어로물 이력을 거론할 것이고 인생과 죽음에 대해 한치도 진지한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것이다라고. 라이언 레이놀즈의 이력(첫번째 형태의 데드풀 - 그린 랜턴의 악몽...)을 스스로 비웃고, 관련 연계 시리즈(엑스맨, 엔딩 크레딧의 스파이더맨 관련 비쥬얼)에 대한 농담을 자주 뱉고, 인종-장애 비하를 의도적으로 자주 한다. 여기에 자위행위를 비롯한 음담패설, 사지절단을 기본으로 하는 액션들이 과잉 분출된다. 명료하다. [데드풀]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자장과 계약 관계 바깥에 '당연히' 존재하고 있으며, [에이지 오브 울트론] 같은 대형 프로젝트의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