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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리틀 포레스트]는 일본 원작 단행본으로 접했고, 이에 대해서도 몇년 전 블로깅을 했을데다. 좋은 그림체의 좋은 작품으로 기억했는데, 일본 실사 극장판은 보질 못했고, 이렇게 임순례 감독의 연출작으로 한국 극장판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었다. 사계절을 담으려는 노력과 네 계절의 하얀 개를 다루려는 노력(ㅎㅎ)이 보기 좋았고, 현실적 농경의 삶에 대한 묘사가 목숨에 대한 위협이 즐비한 환경이 아닌 ‘아유 시험은 합격했어? 집 나간 느그 어머닌 언제 오신다니’와 농협 부장의 노래방 성추행 등의 순화된 묘사로 대체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그거야 일본 원작과 극장판의 사정도 다르지 않겠지만, 일본 대중매체 일부 특유의 농경 생활 예찬론의 톤은 특유의 서정성이 있으니까. 그런데 그걸 한국에 대입하기엔 타협할 수..
[군산 : 거위를 노래하다](이하 [군산])는 장률의 작품이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큰 3가지의 양상, ‘거의를 노래’하는 작품이다. 과문한 나는 이를 크게 3가지 단어로 쪼개 키보드를 통해 옮기고 기록한다. 경계(지우다) 장률의 작품이 드러내는 삭막하고 비의에 젖었던 정서들은 2010년 이전 작품에서 도드라진 것들이었다. 여기엔 여성을 유린하는 남자들이 있고, 이런 서슬 퍼렇고 흉한 일들이 변방의 풍경 바깥 이들에겐 은폐되고 있었다. 작품명이기도 한 [경계]는 신나고 휘황한 남한의 영역과는 다른 연변이나 탈북이라는 바삭하고도 건조한 단어와 어울리는, 장률이 그린 세상에 어울리는 영역을 대변하는 단어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의 우리와는 ‘상상과 구상 이외’의 곳에서 그들을 선 긋게 만드는 영토 또는 집단의..
난 여전히 1막이 제일 좋았다. 제일 과감한 시도(?) - 롱테이크... -를 감행한 3막의 이야기는 여배우라는 존재를 벗어나 예술 및 창작론을 건드린(직업윤리 재고론?) 풍부한 서사를 보여주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젊은 여배우 활용면에선 좀 아쉬웠다. 하지만 정말 흥미진진하고 좋은 작품. 좋아하는 1막은 영어 번역 달고 해외의 유수의 여배우들에게 보내고 싶을 정도였다. 그들 사이엔 어떤 공감대의 유니버스가 흐를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난 이 작품이 어쨌거나 여성주의 영화고, 좋은 텍스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 2막의 감독님은 왠지 외적인 면에선 이준익 감독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