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19. 6. 25. 13:31

[리틀 포레스트]는 일본 원작 단행본으로 접했고, 이에 대해서도 몇년 전 블로깅을 했을데다. 좋은 그림체의 좋은 작품으로 기억했는데, 일본 실사 극장판은 보질 못했고, 이렇게 임순례 감독의 연출작으로 한국 극장판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었다. 사계절을 담으려는 노력과 네 계절의 하얀 개를 다루려는 노력(ㅎㅎ)이 보기 좋았고, 현실적 농경의 삶에 대한 묘사가 목숨에 대한 위협이 즐비한 환경이 아닌 ‘아유 시험은 합격했어? 집 나간 느그 어머닌 언제 오신다니’와 농협 부장의 노래방 성추행 등의 순화된 묘사로 대체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그거야 일본 원작과 극장판의 사정도 다르지 않겠지만, 일본 대중매체 일부 특유의 농경 생활 예찬론의 톤은 특유의 서정성이 있으니까. 그런데 그걸 한국에 대입하기엔 타협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분명히 있다. 아무튼 임순례 감독의 색채도 있지만 한국판과 일본판의 차이는 필연적이다. 김태리 배우의 탄생과 각광을 등에 업은 작품이니, 이 생기엔 근원적인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온전한 김태리의 작품이자 ‘돌아오고 삶을 정비하는 곳’에 대한 이 노동 예찬의 작품엔 엄마 역할을 맡은 문소리의 비중도 간과할 수 없다. [아가씨]에 이어 문소리에게 주어진 모성은 ‘자신의 항로를 선택하며 이탈하고자 하는’ 의지를 지닌 자이다. 물론 [아가씨]에서 이 모성이 택한 길은 극한의 불가결한 파행이었지만, [리틀 포레스트]에서 택한 길은 경험과 지혜의 이전이다. 그런 방식을 택함에도 자신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고민의 선택, 이것이 얼마나 힘든 판단인 것을 아는 나이지만 낭만화의 이름을 빌어서라도 대리만족하고픈 광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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