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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내가 말했지. 2018년 최고의 웹툰은 심우도의 [우두커니]이고, 2019년 최고의 출판만화는 심우도의 [우두커니]라고. 듀오 작가 심우도의 작품 [카페 보문을 부탁해요]를 좋은 기회가 되어 출판본으로 볼 수 있었다. 흐린 기억 속에 레진 코믹스를 통해 연재가 시작된 작품이었는데, 이렇게 결말까지 읽을 수 있었다. 심우도 작가 특유의 문체인 차분한 분위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고, 그림체 역시 반갑다. [우두커니]가 실제 있었던 가족사를 기반으로 한 극화라면, [카페 보문...]는 몇가지 설정을 제외하고는 온전한 창작물일 것이다. 극 자체가 간혹 가볍게 꿈을 이용한 환상적 장치들이 있고, 연애라는 주제를 가지고 온 편안함이 있다. 그럼 [우두커니]가 가진 필연적 비극의 구조가 없느냐? 그건 아니고, 생..

만화 그리는 부부 팀 심우도의 작품 [우두커니]는 다음 웹툰에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연재했다. 즉 2018 가장 좋은 웹툰이 시작되었고, 2019 가장 좋은 웹툰이 마무리된 셈이다. 이 연재물은 올해 텀블벅을 통해 한 권의 단행본으로 발간되었다. 가장 믿음직한 부분은 세로 읽기로 내려가는 차분한 편집(원작이 그러하듯 칸의 기교가 최대한 배제되었다)과 굳이 권 나누기가 아닌 한 권으로 알차게 담은 구성이다. '아버지가 어느날 치매가 걸렸다'는 한 줄 명제로 시작하는 실제 내용을 시작부터 매듭까지의 여정의 연출을 통해 차분히 다루고 있다. 하지만 차분히라는 말의 어폐는 어찌할 수 없다. 신체와 정신이 하루가 다르게 쇠퇴하는 부친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하나둘 붕괴를 시작하고, 그것은 결코 차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