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렉스 trex 2020. 2. 5. 00:08

- 2019년 6월 1일 ~ 2019년 11월 30일 발매작

- EP 및 정규반 무관 / 순위 무관

- 문장 재활용이 상당수 있습니다

 

잠비나이 『온다 (ONDA)』 

비스킷사운드 / 웨스트브릿지 엔터테인먼트 | 2019년 6월 발매

더 넓은 필드에서 먹혔고, 그 파장은 의미가 깊고 기세는 저물지 않는다. 진행형으로서의 잠비나이는 확장중이고, 완성을 말하기엔 아직도 섣부르다. 새로운 포지션을 받아들인 밴드에 대해서 크로스오버니 한국적 장르를 외래 장르의 화법을 빌어 구현했다고 적기엔 설명도 부족하고 협소하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정확하지 않다. 거친 파열음의 일렉 연주와 이들만의 역동을 연출하는 민속악기, 그 위에 보태진 연주는 단순한 점층을 벗어나 더욱더 확장한 드라마틱한 광경을 만들었다. 그야말로 힘이 서린 작품.

천용성 『김일성이 죽던 해』 

비스킷사운드 / 웨스트브릿지 엔터테인먼트 | 2019년 7월 발매

천용성에게 있어 기억을 회고하는 행위 일부는 같이 먹은 간략한 음식을 호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공교롭게 음반 커버엔 밥상에서 식사를 하다 찍힌 그의 모친이 사진 속에 담겨있다) 「난 이해할 수 없었네 (feat. 곽푸른하늘)」 속 질리도록 먹은 라면과 어제 먹은 아마도 배달 피자는 「대설주의보」의 ‘맛이 없었던 팥빙수’와 더불어 화자와 당신 사이의 시절에 존재했던 애착과 빛바랜 흔적 일부를 대변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첫인상으로 쉽게 올해의 포크 중 하나라고 호명했고, 한번 들으면 잊기 힘든 음반 제명에 대해서 말하기도 했고 80년대보다는 90년대를 경유한 시절을 건드리는 음악이 몇몇 사람들을 곱씹게 했다. 단편선의 고민이 담긴 프로듀싱과 천용성의 송라이팅은 ‘뿌린 노력에 비해 작은 보상‘을 자주 답하는 이 시장 안에서 지속해서 여전히 자존이 스며든 결과물을 종사자들이 내놓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까데호 『FREESUMMER』 

자체제작 | 2019년 7월 발매

씨에치에스 『정글사우나』 

(물리음반 접수 못 했어요. 음원 청취) | 2019년 7월 발매

2019년의 여름은 까데호와 씨에이치에스였다. 까데호가 일상과 권태를 함유한 나른함의 영역이었다면, 씨에이치에스는 의도적인 이국의 맛과 향락과 휴양의 맛이었다. 씨에치에스의 경우엔 트로피컬 한 정서에 얼반의 맛이 있는 분위기는 1년에 한 번 허락하는 일탈의 맛이 함유된 농염함이 있었다. 여기에 보다 다양한 파트의 편성과 다층적인 세부 장르로의 파생 등이 앞날을 기대하게 하였다. 다만 이는 두 밴드 중 한쪽의 우월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인상 차이를 설명하는 것뿐이며 태생과 이력이 다른 두 기타리스트의 경력과 과정을 확인하는 개별적인 희열은 당연히 각각의 것이다.

아톰뮤직하트 『브라보 빅토르』 

자체제작 | 2019년 8월 발매

음반을 들으면 해럴드 사쿠이시(ハロルド作石)의 단행본 [BECK]을 다시 꺼내 읽는 기분이다. 주인공이 한참 일렉 기타에 대한 열의로 가득 차 있는 시기, 잠든 꿈 안에 이미 요절한 수많은 록 역사의 아이콘들을 천상에서 만나게 된다. 음반 자체가 마치 이 꿈같은 로망을 실현하는 과정의 사운드트랙 같은데 이는 수록곡들에 대한 레퍼런스를 굳이 숨기지 않고, 인용과 영향에 대해 솔직한 언급을 하는 밴드의 태도와도 연관이 있다. 록 역사의 만신전(萬神殿)은 물론, 동북아시아 안에서 수용과 자생을 통해 의미 있는 이름을 남겨온 한국 밴드의 목록을 직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다.

동양고주파 『곡면』 

뮤직앤뉴 | 2019년 9월 발매

블랙스트링 『Karma』 

ACT | 2019년 10월 발매

범 아시아적 민속악기를 수용해 외래의 장르, 특히 포스트록을 위시한 갈래와 닿아간 동양고주파의 음악. 이와 확연히 다르게 국악기의 뚜렷한 채색감을 바탕으로 외래 악기를 수용하지만, 무국적과 코스모폴리탄 중 어느 지표를 짚어야 할지 갈팡질팡할 시점에 한국이라는 지명의 심줄을 상기시키는 블랙스트링. 실상 같이 호명하는 것 자체가 결례인 것이 분명한데, 여전히 내게 크로스오버라는 흐릿한 명제는 괴롭고도 짚이지 않는 과제라는 절감을 했었다.

오칠 『Oh, Two Animals』 

미러볼뮤직 | 2019년 10월 발매

오칠의 음악은 때론 foo fighters가 ‘죽여주던 시절’을 상기하게도 하는데, 대한민국 서울 마포구 지하 클럽 바다비를 원산지로 둔 오칠의 개러지는 아메리칸 하드록의 온기가 아닌 보다 속수무책의 공격성을 발휘한다. 이 노도가 나의 하반기를 화들짝 깨웠다.

메써드 『Definition Of Method』 

유니온스틸 / 알레스 뮤직 | 2019년 10월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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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9. 12. 30. 20:56

올해도 웹진은 연말 결산을 마쳤고, 내일 최종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중 음반 공동 8위 음반인 아톰뮤직하트의 작품 『Bravo Victor』에 대해 짧게 적었습니다.

http://musicy.kr/?c=choice&s=1&cidx=4&gp=1&ob=idx&gbn=viewok&ix=6946

음반을 들으면 해럴드 사쿠이시(ハロルド作石)의 단행본 [BECK]을 다시 꺼내 읽는 기분이다. 주인공이 한참 일렉 기타에 대한 열의로 가득 차 있는 시기, 잠든 꿈 안에 이미 요절한 수많은 록 역사의 아이콘들을 천상에서 만나게 된다. 음반 자체가 마치 이 꿈같은 로망을 실현하는 과정의 사운드트랙 같은데 이는 수록곡들에 대한 레퍼런스를 굳이 숨기지 않고, 인용과 영향에 대해 솔직한 언급을 하는 밴드의 태도와도 연관이 있다. 록 역사의 만신전(萬神殿)은 물론, 동북아시아 안에서 수용과 자생을 통해 의미 있는 이름을 남겨온 한국 밴드의 목록을 직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다.

제목 자체가 David Bowie의 이름을 뒤집은 「Weebow」를 시작으로  ‘사운드의 벽‘ 시대를 계승하며 The Beach Boys에 의한 영향력을 내비치는 「The bench」로 매듭 하는 음반의 구성은 여섯 곡이지만 꽉 차 있다. 모노톤즈의 폐업 이후 훈조의 이력이 이렇게 이어져 안도하게 되며, 음울한 가운데 안식을 갈구하던 줄리아드림의 박준형의 기타가 활기를 안게 되니 새로운 해답을 만났다. 올해 잘한 일 중 하나는 이들의 라이브를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인데, 음반의 열기를 충실히 재현하며 멤버들의 유대와 성장으로 인한 에너지가 여실히 느껴졌다. 2번째 EP를 낸 지금과 앞으로의 활동까지도 밝게 보이는 전망.

Pink Floyd의 「The Great Gig In The Sky」(1973)를 주석같이 깔아놓는 「Lilac」, Smashing Pumpkins 식 곡 도입부 같은 분위기로 서두를 열고 피안(彼岸)을 바라는 매혹적인 회전으로 몰아치는 「Zucchini」 등은 음반의 핵심이다. 고전 록의 재현과 현재 시점의 자신들의 혈기를 오롯이 응집하는데 앞으로는 어떤 국면을 보일지 기대된다. 여전히 음원 사이트로의 유통을 거부하는 이들만의 채널이 가진 고집은 또 언제까지 유효할지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고민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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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렉스 trex 2019. 8. 26. 11:12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링크 : 웹진에서 글을 씁니다 / 별점은 이상한 제도죠 (262화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783 / 263회 링크 -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67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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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펀치 「빔밤붐」

인피니티에 이은 골든차일드의 시대를 맞이한 이후, 이젠 러블리즈에 이은 로켓펀치의 시대를 맞이한 울림의 현재다. ‘모두가 듣진 않지만 뭔가를 끓게 만드는 것을 던질 줄 알았던 울림의 시대는 아무튼 폐막했다고 봐야 할 듯하다. 그 ‘뭔가’를 대변했던 것이 스윗튠의 인피니티였고, 원피스의 러블리즈였다면 그것을 어쩌면 아이콘과 사운드의 시대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듣지 않’을 당시라 오히려 가능했었을 울림만의 인스트루먼틀 음반 라인업이 존재했고, 이들 아이콘이 보여주던 당시의 구도와 현재는 다를 수밖에 없는 결론이다. 왜 붕권과 하이퍼 체인 드라이브가 아닌 거대로봇의 ‘로켓펀치’로 덕심의 코드를 변경했는지 알 수 없고, 여자친구의 현재를 가능케 한 공신인 이기용배를 새삼 소환했을지 그 의중은 궁금하다. 그리고 그 궁금함을 바로 잠재우는 것은 블랙핑크, (여자)아이들, 있지 등이 제주도에 부동산 사들이는 해외 거주자들처럼 진작에 영역을 지배한 마당 위에 들려오는 트로피컬 하우스 넘버다. 로켓펀치만의 차별화는 우리가 흔히들 시장이라고 부르는 그곳에 대한 웅비와 도전보다는 바로 앞줄에 놓인 러블리즈와의 구분법 같이 보인다. 입안에서 츄잉하며 깨물었던 작은 ‘캔디 젤리’ 보다 투명한 바를 입안에 성큼 넣고, 눈앞에 지나가는 치타인지 표범인지 알 수 없는 야수를 무심하게 바라보는 그 시선. 교복풍 차림의 소녀 선배들과의 다른 시대의 개막이다. ★★

아톰뮤직하트 「Lilac」

새로운 밴드의 탄생을 통해 ‘사운드의 벽‘ 시대를 계승하던 앞선 노력들이 지금 헛되지 않게 되어 안도하게 된다. 곡이 2분 남짓 넘어갈 무렵 Pink Floyd의 「The Great Gig In The Sky」(1973)에서 Clare Torry가 한 역할을 김도연이 재현하듯 짙은 인상을 남길 때, 작품은 각자 다른 뚜렷한 타임라인이 교차하다 하나로 겹쳐지는 광경을 연출한다. LP 매체에 대한 고집 등 이런 계승의 태도는 장르와 더불어 굵고 뚜렷한 밴드 색채를 선언한다. ★★★★


변화무쌍 「행복이 낄 틈이 없네」

다분히 사적인 풍경을 작성하는 에세이처럼 보이지만, 가사와 단조로움 속에 청자에게 꼭꼭 씹어 넘겨주는 이인혜의 보컬은 무기력함과 갈팡질팡의 소위 시대정신과 세간의 모습을 여실히 대변한다. 멍하고 몽롱한 좌표 소멸의 삶 속에서 탄력과 리듬감을 부여하려는 손병윤의 베이스, 작은 극적인 양상을 도모하는 이단비의 건반은 일견 평범하게 들리는 팝 안에서 트리오의 예사롭지 않은 문제의식의 표를 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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