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ism : 렉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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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음악 결산 : 웹진 결산을 빌어서...

trex 2022. 1. 1. 08:16

개인 결산을 웹진의 연말 결산 원고로 덧붙이고 합니다. 좋은 음악과 삶의 자극, 언제나 감사함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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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취향Y 2021 결산 올해의 음반 - 2위 : 버둥 『지지않는 곳으로 가자』
http://musicy.kr/?c=choice&s=1&cidx=4&gp=1&ob=idx&gbn=viewok&ix=7802 2년 전 「칼」(2019)을 처음 들었을 때, 포크 싱어송라이터 버둥이라는 사람이 다양한 감정의 겹을 표현하고자 하는 야망을 품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올해 발표한 「씬이 버린 아이들」에서는 「칼」의 뮤직비디오 속 수영장이 거대하고 다채로운 감정의 파도로 변모하여 가슴에 확 밀어닥치는 귀환의 느낌을 강렬하게 받았다.

그의 보컬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자주 접하던 평판 좋은 여러 보컬들을 연상케 하는 면이 있었다. 그저 맑고 청아하게만 다가오지 않는, 자신만의 독특한 음색과 중량감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거니와, 때론 국악을 가창하는 이들의 목소리 같은 흐드러짐과 꺾임도 느껴진다. 무엇보다 노래 잘 부르는 싱어의 자리에만 멈추지 않고, 그 자신이 좋은 창작자임을 『지지않는 곳으로 가자』에서 확실히 입증한다. 밴드 사운드로 감싼 곡 속의 코러스와 여러 색채로 표현한 목소리들에서 얼마나 다각도의 표현을 하고 싶은 것인지 나로선 그 의욕을 감히 짐작하기 힘들었다.

음반 제목을 보고 ‘지지않는’ 이라는 표현의 의미를 잠시나마 생각했다. ‘그늘진’ 영역이 아닌 양지바른 영역으로 가자는 뜻일까, 아니면 시장이나 외부의 조건에 지지 않는다는 자존의 문제일까 이런 생각들. 어쨌거나 신시사이저, 오르간, 스트링 등의 다채로운 면면을 빌어 의욕적인 음반을 완성한 이 성과는 결코 녹록지 않게 들렸다. 한 해의 음반 중 하나로 우린 본작을 뚜렷하게 기억하고자 한다.

음악취향Y 2021 결산 올해의 싱글  - 2위 : 방탄소년단 (BTS) 『Butter』
http://musicy.kr/?c=zine&s=1&cidx=16&gp=1&ob=idx&gbn=viewok&ix=7785 독주하는 행보에 자연스레 돌뿌리에 걸리거나, 제동장치가 작동할 법도 한데, 비교적 순항이었다는 점은 달리 강조할 필요없겠지으나 구경꾼으로서는 놀랍다. 지난 「Dynamite」(2020)에 이어 훵키한 스타일의 기조 또한 지속하면서도, 이런 유연함을 반영한 듯한 음악의 유려함이 인상적이다.

- 6위 : 전유동 『이소』  
http://musicy.kr/?c=choice&s=1&cidx=6&gp=1&ob=idx&gbn=viewok&ix=7763 『관찰자로서의 숲』(2020)으로 남긴 인상이 그저 단순한 여운 정도가 아님을 실로 입증한다. 부드러우면서도 세심하게 전달하는 전유동의 목소리와 더불어 음반 전체를 수놓는 현악 스트링과 중요한 피아노의 배치, 어쿠스틱한 정서를 강조하는 가운데 “숲으로 가자”라는 반복의 대목은 어찌나 주술처럼 들리던지. 허밍과 편곡 곳곳에 심혈을 기울인 디렉팅에서 만든 이들의 정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 8위 : 아톰뮤직하트 (Atom Music Heart) 『망명자』
http://musicy.kr/?c=choice&s=1&cidx=6&gp=1&ob=idx&gbn=viewok&ix=7761 현해탄 인근 어느 곳에서 투신을 택한 분단 세대의 인물 이경준을 당장시킨 소설사 최인훈의 《광장》(1960)은 수능 세대들도 어렴풋이나마 알 법한 ‘망명’의 절망적인 감각을 실감케 한다. 직장인의 삶에서 음악인의 행보를 택한 멤버 훈조를 위시한 밴드의 목소리는 이렇게 한층 사무치게 쓸쓸한 고립감을 살려낸다. 결성 이후 라이브무대는 물론 《스페이스 공감》(2019)에서의 최성호와특이점 같은 밴드와의 협연처럼 록과 일렉트릭 사운드만 있다면 영역을 가리지 않았던 그들이다. 이들의 음악을 처음 들었던 시기에 오가던 'Pink Floyd 등이 연상되더라, 어떻다더라' 하는 식의 상찬은 다소 옅어졌고, 앞길을 알 수 없는 어두운 여정을 그린 듯한 음반 커버 그리고 그를 닮은 쓸쓸한 보컬과 휘청이는 기타의 여운은 한결 짙어졌다. 여전히 응원하고픈 밴드의 음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