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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xism : 렉시즘

1시간짜리 6편 구성의 시리즈물의 편성이라는 점에서 윤종빈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채롭다고 생각했는데, 윤종빈의 익숙한 페르소나 하정우와 [공작]의 황정민, 그 외에 조우진, 유연석의 가세(심지어 장첸까지) 덕에 본작은 나름 언더커버 등의 요소가 있는 국제 첩보물의 형태를 가지게 되었다. 마약 유통은 물론 개신교의 교리로 적지 않은 희생자를 현혹시킨 악당의 존재, 서로가 상대방의 진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의 망을 형성해 나름 흥미로운 6부작을 만들었다. [곡성]의 범 아시아적 무속 빌런이었던 황정민이 여기선 부동산 범죄를 시작으로 남미 칼리 카르텔의 영역까지 넘보는 빌런으로 등장하는 것도 나름 흥미 있었고, 하정우가 [범죄와의 전쟁]에 이어 이번에도 한국 부계를 빌런으로 성장시키는 시스템 구성..

윤종빈 감독이 주진웅과의 연을 이어가고, 거기에 황정민, 주지훈 등을 기용해 찍은 [공작]은 사나이픽쳐스 제작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골조를 대변하는 영화 속 표현은 '호연지기'라 하겠다. 남과 북 사이의 선명한 대치 속에서도 자신의 목적을 관철할 줄 아는 소위 곤조를 뜻하는 듯하다. 실제 작품 자체가 북 쪽은 화해와 개방을 아슬아슬하게 고민하고 있고, 남 쪽은 당시 김대중의 대통령 당선을 앞두며 이데올로기의 첨예한 갈등이 심화된 시기로 표현된다. 두 진영의 사정이 합쳐져 조성된 북풍 조작의 무드는 본작 탄생의 토양이 된 게 아닌가 싶다. 윤 종빈은 물론 류승완 감독 등은 남북 대립이야말로 한국이 자신만의 첩보물을 창작할 수 있는 천혜 환경이라 판단한 게 아닌가 싶다. 언어의 뿌리는 같으나 상대방의 진심..
그러니까 제일 이상한 것은 윤종빈이 [군도]를 진지하게 대한 것은 아닌거 같다는 점이다. 민중의 힘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방패'로 현재의 정국을 묘사하는 듯도 하지만, 그게 목표는 당연히 아니었던거 같고 수없이 날아다니는 기러기 CG들을 보면 저예산 프로젝트도 아니었다. 저예산 프로젝트는커녕 장면마다 인상적인 칼군무를 보여주려 애쓴 제법 대형 활극인 셈이다. 혹자들이 말하는 타란티노 풍 분위기도 아니다. 고작 상투를 자르는 장면을 두고 그런 이야길 한다면 차용이라기 보다는 그냥 우직한 캐릭터를 묘사하는 방식의 유사점 정도 밖에 없고, 무엇보다 [군도]에는 타란티노 영화 같은 집요함이나 침 삼킴을 낳는 오금저리는 연출도 없다. 너무 넘쳐서 탈인 재치부족의 나래이션과 몇몇 부분의 지루함이 전작과 비교해 좀 ..